한국체대, ‘체육특기자 선발 및 학사관리 개선방안 심포지엄’ 개최

미국 NCAA 자격센터처럼 자격검증기관 설치 필요성 제기
“튜터제, 온라인 학습 등 맞춤형 교육 제공해야” 목소리도

[한국대학신문 이한빛 기자] 정유라, 장시호 사태로 인해 논란이 되고 있는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을 위해 학생 운동선수의 학습 환경을 보장하고, 경기 기록과 학사관리를 통해 특기자 자격을 검증하는 기관의 구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 한국체대가 지난 18일 국회에서 ‘체육특기자 선발 및 학사관리 개선방안 심포지엄’을 열고 자격기관 개설, 교육지원 강화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 = 이한빛 기자)

한국체대는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체육특기자 선발 및 학사관리 개선방안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체육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학생을 실기점수만으로 선발하는 현 체육특기자 제도는 선발과정에서 발생하는 비리를 비롯해 출결, 성적 부여 등 학사관리의 부실 운영 문제가 제기되면서 제도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달 10일 전형요소에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고 수업대체 기준 상한선을 수업시수의 2분의 1로 하는 내용을 담은 체육특기자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현장에서 선수들을 가르치는 체육교육자들은 정부의 개선 의지에 환영하면서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운영방안을 주문했다.

박재현 한국체대 기획처장은 ‘체육특기자 대학입학 선발제도 개선 방향’ 주제발표에서 그동안 체육특기자 문제가 발생해온 이유에는 특기자 자격을 부여받는 과정이 쉽다는 문제점과 특기자를 담당하는 지도자의 지위가 불안정한 것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처장은 “체육특기자 자격부여 기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별 대학에 평가를 맡기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평가기준을 만드는 전문자격기관이 갖춰져야 한다”며 “미국의 NCAA 자격센터처럼 우리나라 역시 경기력을 평가하고 기록을 관리하는 자격검증기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체육지도자들의 직업 안정성 확보를 위해 코치 자격을 강화하고, 교사 자격을 갖춘 코치에게는 실기교사 지위를 부여해 지도자를 전문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0년부터 실시된 체육특기자의 동일계열 진학 제도에 대한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 기획처장은 은퇴선수의 43%가 무직상태, 국가대표 출신 선수의 40%가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통계자료를 소개하며 “동일계열 진학이 학생의 진로를 제한해 은퇴이후 생활의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선수들의 학업동기 부여와 진로 선택을 위해 동일계열 진학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체고 이병호 교무부장은 체육특기자에 대한 자격 강화는 대학 입시 과정으로 국한하고, 초·중·고의 경우 운동과 학업을 병행 할 수 있도록 운동부와 스포츠클럽을 경기력에 따라 분산 운영해 자격기준 장벽을 쉽게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웅용 한국체대 교수는 체육특기자 자격검증센터가 만들어진다면 단순히 체육특기자의 자격을 부여하고 학사관리를 하는 역할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하 교수는 “학생 선수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취업률에 대한 대안 마련 등을 통해 학생 선수의 졸업 후 진로 선택에 대한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 교수는 학습과 운동 병행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대한 맞춤형 학습지원 방안 마련 역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원 방안으로는 수업 참여가 어렵거나 학업 수준이 떨어지는 선수들의 역량 향상을 위한 튜터제 도입과 프로 입단 또는 국가대표로 차출된 학생선수를 위한 온라인 강의 콘텐츠 제공 및 선수촌 내 강좌 개설 확대 등을 제시했다.

또한 최저학력제 적용으로 인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구제 방안으로 60시간의 학력증진프로그램 이수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겸 서울 삼성고 교감은 기존의 훈련 방식을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탈바꿈해 학생선수들이 학업 역량과 개인 소질을 강화할 시간을 만들어 주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감은 “훌륭한 기량을 갖추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지나치게 훈련을 많이 하는게 좋다는 생각을 해선 안 된다”며 “선수 개개인에 맞는 훈련법으로 최소한의 시간에 최적의 훈련을 적용하는 방식이 확산된다면 학생선수들이 스포츠 외의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례도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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