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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학 재정 문제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변기용 고려대 고등교육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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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28  23: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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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기용 고려대 고등교육정책연구소장

또 한번의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반값등록금, 공영형 사립대학 도입,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등 교육의 공공성을 앞세운 포퓰리즘적 정책이 득세하고 있다. 이에 소요되는 막대한 재정의 확보 가능성은 차치하고라도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이러한 정책들이 현재 우리 고등교육 체제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어내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것은 과연 필자만의 생각일까?

필자의 좁은 소견으로 현재 한국 고등교육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압축적 고등교육 팽창 과정의 유산으로 만들어진 사립 4년제 오프라인 일반대학 중심의‘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고착돼 있다는 점이다. 물론 과거 대학진학률이 낮은 상황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대학 진학률이 70%에 달하는 현 시점에 있어서도 ‘반드시’ 고비용의 4년제 대학교육을 당장 받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까지 이렇게 획일적 방식으로 받아야만 하는가 근본적 의문이 생긴다.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와는 달리 유연한 고등교육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가장 핵심적 역할을 하는 기관은 지역사회 대학(Community College)이다. 이 대학들은 대부분 주립으로서 지역사회(district)마다 하나씩 설립돼 있고, 4년제 대학 편입과정(통상적으로 2년 과정), 장·단기 직업교육과정, 여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통상적으로 주립 2년제 대학이기 때문에 당연히 등록금은 저렴하다. 학사제도도 야간·주말·계절 강좌, 학점당 등록금제 등 재직자들이 융통성있게 대학을 다닐 수 있도록 유연하게 설계돼 있다. 지역사회 대학과 4년제 대학 간에는 편입 시스템이 매우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사실 고교 시절 학업에 별로 흥미가 없어 취업한 사람들에게는 지역사회 대학에서 저렴한 학비로 야간, 주말 강좌나 계절 학기를 활용해 1~2년간 대학을 다니다가 공부에 본격적인 뜻을 두게 된 후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비용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이고, 교육적 측면에서도 보다 효과적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 서로 분절 운영되고 있는 경직된 고등교육 체제가 고착돼 있고 사립 중심이기 때문에 이런 미국 시스템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하지만 미국 지역사회 대학의 시사점을 활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사이버 대학 혹은 저비용 고등 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국공립 전문대학, 폴리테크닉의 잠재력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는 있다. 현재 사이버대학의 등록금은 연 200만~280만원 정도인데 이는 4년제 대학 등록금의 절반 수준이다. 사이버라는 특성상 학생들의 접근 가능성 차원에서도 매우 유연하다.

이와 함께 최근 일반대학을 졸업하고 전문대학으로 재입학하는 이른바 ‘유턴 입학자’의 숫자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대학으로 유턴한 이유는 각자 개인적으로 이유가 있겠지만, 사회적으로 볼 때 이들이 4년제 대학에 다니면서 지출한 재정적·시간적 비용은 제한된 고등교육 자원을 감안할 때 매우 비효율적으로 사용됐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차라리 일반대학의 진학 수요를 사전에 직업교육 분야로 유도하고, 폴리테크닉과 전문대학, 전문대학과 일반대학간의 전·편입학 시스템을 활성화함으로써 평생·직업 교육훈련체제의 연계를 제도적으로 촉진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 아닐까? 중장기적으로 공약에서 제시된 공영형 사립대학 혹은 국공립 전문대학의 도입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영역도 바로 이 지점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이런 제안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질 보장 문제, 정교한 연계 편입 제도의 구축 등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지만 구조 조정기에 들어선 우리 고등교육 체체가 현재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서 벗어나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개인이 부담하는 등록금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보다 실질적 정책 대안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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