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서울총장포럼 사무국장)

공유경제는 한계비용이 거의 제로인 것을 일컫는다. 이미 생산된 것을 이용하기에 추가적인 비용이 들지 않는다. 한계비용은 한 단위를 추가로 생산할 때 지출되는 비용을 말하는데 공유경제는 추가 생산을 통해 발생하는 비용이 없어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

3차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인터넷이 인류의 역사를 바꾼 것은 한계비용과 거래비용이 거의 없으며 무한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과거에 편지를 보내는 방식에서 이메일을 사용하게 되면서 무한한 숫자로 편지를 보낼 수 있게 됐다.

이제 전 세계는 공유경제 열풍이 불고 있다. 미국의 컨설팅 업체 PWC는 2014년 기준 전 세계 공유경제의 규모는 약 18조원이며, 향후 매년 80%씩 고성장을 거듭해 2025년에는 402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공유경제를 바탕으로 설립된 유니콘 기업도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차 한 대 없는 카셰어링 서비스 우버의 시가 총액은 약 100조원으로 추정된다. 호텔방 하나 없는 에어비엔비 역시 시가 총액이 약 30조원에 이른다.

중국도 지난해 차량과 숙박, 자전거 등의 각종 공유경제 거래 규모가 약 540조원으로 전년 대비 103% 성장했다. 한 해 만에 두 배로 커진 것이다. 공유경제 분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용한 사람 숫자도 약 6억 명에 달했다. 또한 공유경제 분야에서 만들어진 일자리만 585만 개에 이른다.

앞으로 중국의 공유경제 규모는 연평균 40%씩 성장해 2020년에는 중국 전체 GDP의 10%, 2025년에는 GDP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특별시 역시 공유경제가 앞선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2012년 9월 ‘공유도시 서울’을 선언한 서울시는 나눔카 65만여 대와 회의실ㆍ강당을 포함한 1000여 개의 공공시설, 주차장 2000여 면 등을 제공하며 세계적인 공유경제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실생활에서는 물론 교육에서도 공유경제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서울에 위치한 32개 대학 총장의 모임인 서울총장포럼은 각 대학의 인적‧물적 자원 교류와 공유를 통해 공동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아 공유대학을 추진했다.

공유대학은 국내의 모든 대학이 맞이하게 될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위기를 극복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학령인구의 급감으로 2030년까지 4년제 200여 개 대학 중 절반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위급한 상황에서 대학은 재정 압박과 이에 따른 구조개혁을 동시에 실행해야만 한다.

또한 각 대학들이 벽을 허물고 서로 협력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공유대학이 실현되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고, 학생들의 취업률도 크게 증가하게 된다. 과도한 입시경쟁이 완화되고 사교육비가 절감돼 국민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유대학은 학점 교류와 연합대학 프로그램, 온라인 강좌(MOOC, 무크) 개방 그리고 서울시민을 포함한 대한민국 모든 국민을 위한 강좌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점교류를 통해 학생들은 소속 대학에 개설되지 않은 과정을 타 대학에서 수강할 수 있고, 대학들은 강점을 가진 서로 다른 전공을 공유해 상승효과를 이룰 수 있다.

주제별 연합 프로그램은 사회적 수요가 높은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데 용이한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다양한 플랫폼 등장에 따라 급속히 성장한 온라인 공개형 강좌 무크를 우수대학의 정규수업과 연계하는 등 기존의 전통적 대학교육의 영역을 파괴하고 있다.

더불어 온라인으로 선행학습을 한 뒤 오프라인으로 심화 수업을 하는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 교육을 가능하게 해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오는 새로운 혁신이 될 전망이다.

서울총장포럼은 공유대학의 구축이 △청년취업률 증가 △복수·부전공 기회 확대 및 대학생의 과목 선택권 확대 △사교육비 절감과 대학입시 과열 예방 △대학의 교육과정 운영의 효율성 상승 △서울시민과 국내 대학의 시설 등 공유 △서울시민과 국민을 위한 강좌 개설 등의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학점 공유를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학 졸업 후 취업 역량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유대학은 이에 맞춰 재취업을 위한 강좌, 창업 관련 자격증과 인문학 강좌 등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공유대학은 서울시의 공유도시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에서 인구 1000만이 넘는 도시 중 50여 개가 넘는 대학이 모여 있는 유일무이한 도시이자 대학과 도시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최적의 도시다.

미국의 공유대학(Consortium of Universities)의 경우 지방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졌는데 서울시 역시 공유대학의 추진과 구축을 위해 10억원을 지원했다. 각 대학의 자원과 함께 서울시의 지원으로 추진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공유 시스템 구축사업에 10억원을 투자한 이후 공유대학의 확산을 위해 지속적 지원을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서울총장포럼은 위 예산을 학점 교류와 시민강좌를 위한 플랫폼 구성에 사용할 예정이다.

나아가 공유대학 플랫폼을 향후 전국 모든 대학과 시민들에게 개방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서울총장포럼은 공유대학을 2018년 1학기부터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현재 많은 대학들이 학점 교류를 팩스 등 오프라인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공유대학은 학점 교류와 시민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공유대학을 통해 서울시와 대한민국은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국가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앞으로 서울시를 넘어 다른 지역에서도 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공유경제를 활용하고 공유대학을 활성화해야 한다. 세계적인 공유경제 추세에 발맞춘다면 위기에 빠진 한국의 대학도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