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동국대서 ‘제12회 ACE 포럼’ 기조강연

▲ 김도연 포스텍 총장이 '행복한 미래를 위한 대학교육'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각자도생에서 협력과 배려의 문화로 바꾸는 데 대학교육이 앞장서야 한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이 26일 동국대에서 열린 ‘제12회 ACE 포럼’에서 기조강연을 맡아 이같이 말했다.

김 총장은 우리나라는 젊은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자신의 삶을 불행하다고 느끼는 불행한 나라라며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대학교육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OECD 48개국 15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이 47위를 했다. 노인들은 어떤가.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은 전 세계에서 제일 높다”며 “이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소다. 이 문제를 어떻게든 해소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UN에서 지원해 조사한 ‘각 나라 행복도 지도(World Happiness map)’에서도 이러한 문제는 여실히 드러난다. 전 세계 155개국을 대상으로 △GDP(국민소득) △사회지원 △기대수명 △사회적인 포용성 △사회 신뢰도 등 각 항목별로 비중을 달리해 측정한 뒤 점수를 합산, 순위를 매겼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전 세계 155개국 가운데 56위를 차지했다.

김 총장은 문제는 부족한 사회 신뢰도라고 분석했다. 1, 2위를 기록한 노르웨이, 덴마크 등과 각 항목을 비교해봤을 때 오히려 기대수명은 노르웨이가 0.797점, 우리나라가 0.9점으로 더 높았으며 GDP 등 다른 항목도 견줄 할 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 신뢰도 부분에서는 0.063점으로, 가장 행복하지 못하다는 최하위 3개국보다도 더 못한 점수를 기록했다.

OECD가 회원국 40여 개 국가를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 결과에서도 우리나라는 28위를 차지했다. 여기서도 △주택 △소득 △직업 등의 지수는 양호했지만 커뮤니티, 즉 공동체 의식 항목 지수는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김 총장은 “우리 사회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서로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공동체 의식, 상호 신뢰도 등이 조금만 개선돼도 우리나라는 더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급속한 경제 성장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난 50년간 전 세계적으로 GDP가 7배 성장했는데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36배로 성장하는 등 기적적인 성장을 했다. 이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라면서도 “이런 기적을 이루는 과정을 살펴보면 각자도생이었고 각개약진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시 말해 남은 돌보지 않고 전부 각자의 길을 찾아서 최대한 노력한 결과 이런 기적을 이룰 수 있었으며 이 때문에 우리 사회의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신뢰도는 뚝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러한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곧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 인(人)자는 두 사람의 모습이다. 서로 기대기도 하고 받쳐주기도 하는 게 사람”이라며 “우리의 문화, 전통이 그런 사람을 만드는 교육을 시키는 것 아닌가. 금방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각자도생의 문화에서 협력과 배려의 문화로 바꾸는 문제가 시급하고 절실하다”면서 “앞으로 대학에서는 받쳐주는 사람, 협력과 배려하는 사람을 키워내는 교육을 해야 한다. 특히 ACE 대학에서 이런 교육에 더욱 힘써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희수 ACE협의회장(건양대 총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간 소홀히 했던 대학의 기본에 충실하고 국가발전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핵심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대학교육 변화와 성장을 목표로 대학 기초교양 과목을 강화해 교수 학습의 질을 높이고 교육지원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학의 자율역량 강화와 고등교육의 혁신은 교수들의 획기적 변화가 전제되지 않고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과제”라며 “교수들이 4차 산업혁명이 학생들에게 기회, 도전의 무대가 되도록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고 대학교육을 업그레이드에 방해되는 모든 요소를 없애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태식(보광) 동국대 총장도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대두되는 외부 환경의 급변과 학령인구 감소, 정부의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취업절벽 등 대학은 전례없는 큰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대학 본연의 역할인 교육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창수 중앙대 총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김 총장은 남다른 열정과 헌신으로 ACE 발전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오후에는 각 세션별로 대학부문 사례발표와 학생부문 사례발표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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