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를 이끌 새 총장에 김혜숙 교수가 선임됐다. 김혜숙 총장 취임이 이대의 지나간 상처를 씻어내고 구성원의 흩어졌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여성 최고 대학으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김 총장은 특히 개교 131년 만에 첫 직선제 총장으로서 의미가 크다. 교수· 직원· 학생· 동창 간 표의 등가성을 놓고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자기 손으로 직접 총장을 뽑는다는 것에 대해 전 구성원의 자부심과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이제 김 신임 총장은 이대의 수장으로서 무거운 중책을 맡았다. 무엇보다 땅에 떨어진 이대의 명예를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다. 김 총장도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화의 명예를 회복하고 구성원 간 신뢰를 쌓는 것을 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학내에서는 재단과 대척점에 서있는 교수평의회의 회장을 맡아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지난해 7월, 학생들이 평생교육단과대학 설립을 반대하며 농성에 들어가자 학생들을 지지하며 이화여대 역사상 최초로 교수 시위를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과 학교의 중재자 역할을 하고 총장 공석 상태에서 교수‧직원‧학생이 참여하는 총장 직선제를 재단에 권고하는 등 학교 안정화를 위해 힘을 보탰다.

지난해 12월 15일 정유라씨의 특혜입학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에서 학생들이 농성 도중 경찰에게 끌려 나가는 영상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장면은 당시 김혜숙 교수 앞줄에서 표정 변화 없이 영상을 지켜봤던 최경희 전 총장과 비교되며 대중적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만큼 구성원들이 김 총장에 거는 기대는 적지 않다.

학내의 풍파를 온몸으로 겪은 김 총장이 소통을 통해 학내를 안정시키고 이대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는 다짐은 당연하다.

김 총장은 선거 운동기간 공약에서 거버넌스의 선진화를 위해 투명성과 소통을 약속했다. 소통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기존 기구의 의사소통을 내실화 할 것을 약속했다. 교무회의가 실질적 논의기구 역할을 하도록 하고 유명무실하다고 지적됐던 대학평의회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중요한 의사결정에 투명성을 높이고 일정 수의 청원이 들어오면 반드시 답변하는 익명청원제도 시행하겠다고 했다.

학내 갈등문제에 대해 신뢰 문화를 구축해 함께 만드는 이화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학교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공약도 눈에 띈다. 김 총장의 이러한 약속이 대학 거버넌스가 진일보하는 시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급변하는 대학 환경을 극복해 나가기 위한 미래 위상 설정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 창의ㆍ융합을 앞세운 여성 교육 혁신에도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김 총장이 이끄는 이화여대가 구성원의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사를 쓰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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