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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대학이미래를만든다
[심층대담] 조동성 인천대 총장 “서울대를 자극하는 세계적인 대학으로”"유일한 바이오특화 대학으로 혁신…구성원들 모두 주인의식으로 뭉쳐있다"
이연희 기자  |  bluepress@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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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4  21: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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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20세기 말에 IT가 우리를 지배했다면 21세기는 바이오가 우리의 삶을 10배, 100배 바꿀 것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인천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보니, 서울대였다면 시도하지 못했을 ‘바이오 특화대학’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적인 경영학자, 지속가능한 경영전략을 강조하며 끊임없이 화두를 던졌던 조동성 인천대 총장을 만났다. 송도캠퍼스에 자리한 인천대 총장실은 여느 대학 총장실의 절반도 안 될 정도로 작았다. 지난해 7월 취임 후 총장실을 줄였다. 대신 조 총장의 책상은 ‘디귿’자 모양으로 배치해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돋보였다.

6개 주요 처장의 방도 하나로 합쳤다. 파티션도 없어 부처장들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총장실이 위치한 대학본부 건물 5층 복도에는 작은 카페 공간이 조성돼 교직원들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솔선하는 모습을 보인 조동성 총장은 서울대 총장선거에 세 번 출마했을 정도로 국가와 세계를 선도하는 대학을 만들어보겠다는 열의가 높았다. 실제로 인천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바이오 특화대학’ 비전을 내세웠고, 내년부터는 국립대학법인으로서 처음으로 국비로 운영비를 지원받는 상황에서 인천대는 혁신 의지가 넘실거리는 분위기다. 조 총장은 인터뷰 시작과 함께 이례적으로 직접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인천대 발전전략을 조목조목 설명하는 열의를 보였다.

   

- 취임한 지 9개월여가 지났다. 소회가 어떤가.

“임기 4년 동안 첫해는 계획을 세우고 2, 3년차에는 적극 실행, 4년차에는 바통 터치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계획을 열심히 세웠다. 인천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가까운 대학이다. 송도는 세계적인 대학의 분교가 생성되는 곳이기 때문에 나 역시 취임하면서 해외 대학 유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처음에는 구성원에게 ‘바이오 특화대학’으로 만들자는 전략을 전달했다. 그러자 바이오경영학과를 만들겠다는 경영대학부터 시작해 여러 대학이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전체 단과대학이 합의하기보다는 이렇게 일부라도 동의하고 따라와 교육과 연구를 해간다면 성공할 것이라고 본다.”

- 바이오 특화대학 전략을 달성하려면 산학연이 적극 협력해야 할 텐데 구상은.

“1992년 서울대 교수 시절 기업과 연계해 연구공원 기금 1000억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산학협력을 가능케 한 경험이 있다. 프랑스 최초 산업 R&D 클러스터인 ‘소피아 앙티폴리스(Sophia Antipolis)’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인천대는 근방에 의약-바이오기업 셀트리온, 바이오벤처 이원다이애그노믹스가 있다. 이들이 주력하는 유전자 관련 ‘DNA캠퍼스’를 만들어 주요 연구자를 교수로 모시려고 한다. 1~2개 과목을 강의하고 길을 건너가 연구한다고 치면 해당 기업의 연구소는 우리 연구소나 마찬가지다. 우리 대학도 기업 연구소에 유의미한 공간이 되는 셈이다.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계속해나갈 수 있도록 확장하고 있다.”

-‘매트릭스 칼리지’라는 개념을 내세웠는데 자세히 설명해 달라.

“교육과정을 짜는 권한을 기업이나 기관, 정부에 부여하는 것이다. 그들이 설계하는 교육과정에 따라 과목이나 제2전공을 선택하고 실제 해당 교육과정을 마치면 취업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설계한 것이다. 대학이 일종의 플랫폼이 되는 셈이다. 3분의 1은 기초과목, 다른 3분의 1은 사회가 요구하는 교과, 나머지 3분의 1은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한다면 학사구조개편으로 한쪽만 줄이는 게 아니라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 비전을 대학 구성원들에게 잘 전파하고 뜻을 모으는 과정이 중요한데.

“핵심적인 지적이다. 인천대는 모든 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가진, 국내에서 특이한 대학이다. 마치 1960년대 반전문화의 거점이 됐던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를 연상시킨다. 예를 들면 우리 학생들은 2015년 말 인천시에서 제대로 교부금을 주지 않자, 총장실이 아닌 인천시청 앞으로 찾아가 시위를 했다고 한다. 인천대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학생들과 교수들이 문제가 된 설립자를 내보내고 독립을 쟁취한 대학 아닌가. 그렇게 사립에서 시립이, 다시 국립이 됐다. 교수들 역시 대학의 주권을 쟁취했다는 영혼(spirit)을 갖고 있다. 나 역시 구성원들에게 ‘여러분이 주인이고, 나는 4년간 월급쟁이’라고 표현하면서, ‘총장을 100% 활용해 학교 성장을 이끌도록 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져 합의의 끈을 당겼다.”

-경인지역 대학들과 학점교류도 추진 중이다.

“얼마 전 5개 대학과 협약을 맺고 학생은 물론 교수들도 공유하는 방식으로 추진 중이다. 최대한 학생들 입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목표다. 사실 미국 보스턴주(州) 하버드와 매사추세츠공대(MIT)도 학점교류를 한다지만 한 학기 동안 두 대학을 오가며 공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한 학기는 다른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을 정도로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 국립대는 지역 시민들에 대한 교육 책임이 있는 만큼 최대한 나눌 생각이다. 인천재능대학과도 협약을 맺고 공동학위를 개발하고 있다. 인천재능대학에서 2~3년간 공부하고 우리 대학에서 4학년과 석·박사 학위과정까지 밟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 총장실 축소, 처장실 통합과 같은 파격이 교수들의 의식 변화까지 이어진 것 아닌가.

“희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방 편하지 않나(웃음). 현재 수행비서가 기사 업무와 경인지역대학총장협의회 업무, 원고 수정, 회계 일을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겸직하고 있는 교직원이 22명인데, 그럴 경우 평가점수를 높여주니 모두 만족스러워한다.”

-정부의 대학구조개혁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결국 상대평가로 귀결되는 기존 방식 대신 실질적 절대평가를 제안하고 싶다. 각 대학이 발전방향과 목표를 세워 정부와 협약하고, 1~2년 뒤 얼마나 달성했느냐에 따라 평가받는 식으로 말이다. 대학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또 내가 주창한 트라이버시티(Tri-versity), 즉 ‘모든 사람이 평생 3번 오는 대학’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감안했으면 한다. 20대 학령인구는 줄고 있지만 장년층과 노년층은 수명 연장으로 교육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를 감안해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이들은 암기나 분석 위주의 교육보다는 균형감각이나 판단력이 요구되는데 정규 학위과정이 성공할 수 있는 요건이라고 본다.”

-문재인 정부는 지역거점국립대 지원을 늘리겠다는 방침인데 어떻게 보는지.

“원칙은 좋은데 방법상 제안하자면, 국립대가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인정해주는 플랫폼을 만들어주면 좋겠다. 마음껏 솟아날 수 있도록 하고, 바닥에서 보호해 마음껏 뛸 수 있게 하는 트램펄린 역할 말이다. 국가의 안정적 기반 위에서 대학이 과감한 시도도 실패도 하면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면 신명나는 대학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최근 의·치대 설립계획을 내놨는데 이해관계가 복잡한 문제다.

“바이오 특화 전략과 맞물린다. 의대와 치대 설립이 정치적 이슈가 되는 이유는 결국 의대 졸업생으로 면허를 따는 의사정원 때문인데, 나는 의사 정원이 필요 없는 의대, 바이오 임상이나 의사 재교육 위주의 의대를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얼굴만 보더라도 안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치의학과 등이 모두 해당되기 때문에 결국 한꺼번에 가르쳐야 제대로 다룰 수 있다. 그러니 의대 과목을 개설해서 가르치고 연구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본다.”

-내년에 국립대학법인으로서 처음 국고를 지원받게 된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기존 대학 예산 배정이 아니라 없던 대학에 대한 예산을 지원해야 하니 말이다. 사실 교육부 입장에서는 없던 대학이 생겨난 것이다. 인천대는 바람직한 교육을 하는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구성원 의지가 꽉 차 있다. 사립에서 시립으로, 전문대학 통합을 거쳐 또 국립대학법인으로 변모하면서 구성원들 역시 변화에 대한 수용이 높다. 따라서 만약 교육부가 기대하는 모델로 인천대를 만들어가고 싶다면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고 그에 필요한 재정을 지원해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인천대가 아직 대한민국을 바꿀 힘은 없을지라도, 같은 국립대학법인으로서 서울대를 자극해 국가를 바꿀 힘은 있다. 정부가 믿고 투자하길 바란다.”

   
▲ 조동성 총장이 김석준 본지 부회장 겸 발행인(왼쪽)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 조동성 총장은 …
1949년 생.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8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로 부임한 뒤 교무부처장 겸 기획부실장, 평의원회 재정위원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인천대 총장 공모에 지원, 선임되면서 7월 인천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한국경영학회장, 대통령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경인지역대학총장협의회장과 서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장, 안중근의사기념관장 등을 겸하고 있다.

<대담=김석준 부회장 겸 발행인 / 정리=이연희 기자 / 사진·영상 =한명섭 사진부장, 이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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