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의 계절'을 실감케 하듯 올들어 졸업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한 대학별 채용박람회가 경쟁적으로 열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붐을 이루기 시작한 대학별 채용박람회의 두드러진 특징은 취업전문기관이 주최하는 행사 외에도 대학 스스로 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개최하는 사례가늘었다는 점. 이밖에 국민대에서는 학생단체인 졸업준비위원회가 주관하는 채용박람회가 처음으로 열리기도 했다.

'사상 초유의 취업난'이라는 엄포 때문인지 많은 취업준비생들도 이같은 행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채용박람회장에는 경기불황의 여파가 그대로 반영된 갖가지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먼저 예년에 비해 참가 기업이 격감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 경기 불황에 따라 각 기업의 채용규모가 축소되는 추세에서 박람회 같은 대규모 채용행사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일반직 사원을 현업으로 전환시키는 구조조정까지 진행하고 있어 학생들이 선호하는 +사무관리직 사원을 선발하는 업체는 극히 일부분에 그치고 있다.

또한 참가 기업이나 학생들의 불성실도 채용박람회의 취지를 흐리게 하고 있다. 부스를 설치한 기업들이 참가자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원서를 들고 와 원서 배부만 끝내고 철수하거나 기업부스에 찾아든 학생 대부분이 진지한 취업상담보다는 원서 '수집'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띠고 있다.

물론 최근의 경기 불황을 기업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취업전문업체나 대학, 또는 취업준비생들의 책임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피해대상자는 결국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대학 +사회가 받는 타격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보다 적극적 자세로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학생들 역시 보다 진지한 태도로 상담에 임할 때 채용박람회의 본래 취지가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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