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식 취업컨설턴트

필자가 인사담당 재직 시 퇴사하는 직원들 중에는 입사 1년 미만의 신입사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퇴사사유로 가장 많은 답변이 직무에 대한 불만족이었다. 조직문화, 사람관계 등의 문제도 있었지만 가장 많은 이유는 직무에 대한 부적응이었다. 회사 입장에서는 많은 비용을 들여 채용하고 교육시켰는데 그만둔다고 하면 손실이 크다. 물론 퇴사자 입장에서도 다른 진로를 모색해야 하기 때문에 기회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러한 문제는 기본적으로 채용시장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보의 비대칭성이란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진 당사자간에 정보가 한쪽에만 존재하고 다른 한쪽에는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말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기업이 자사의 직무정보와 채용조건을 구직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구직자들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허수 지원자를 줄이고 조기 퇴사율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다. 기업의 적극적인 내부 정보 공개와 소통은 장기적으로 보면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길이다. 최근에는 채용시장에서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한 잡플래닛, 크레딧잡과 같은 사이트들이 다양한 기업관련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구직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첫째, 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이 자신의 적성, 흥미, 성격, 가치관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한다. 우리 교육시스템이 입시교육 중심이어서 학생들이 좋은 대학을 입학하기 위한 공부를 하다 보니 정작 자신의 적성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 신입 취업시장에 나오는 학생들은 입시교육에 익숙해진 학생이다. 자신의 적성, 흥미, 성격, 가치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전공과 직무의 연관성, 직무 특성과 비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자기이해를 잘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잘하는 게 뭔지(적성), 뭘 하면 즐거운지(흥미),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가치관), 어떤 상황이 편하지(성격)를 차분하게 생각해보고 스스로 정리를 해보자. 그런 다음 고용노동부 워크넷,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커리어넷에서 직업심리검사, 진로심리검사를 무료로 받아볼 수 있으니 참고하기 위해 받아보자. 결과에 의존하지 말고 참고만 하면 좋을 것 같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나의 스토리를 스스로 정리해 보는 것이다. 나의 삶을 중요 경험 중심으로 정리하고 그러한 경험을 통해서 내가 느끼고 배운 것이 무엇인지, 그 때의 감정 등을 정리해보자. 이런 과정을 통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 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둘째, 고려해야 할 사항은 경력의 활용도 이다. 첫 직장에서 내가 담당한 업무는 꼬리표처럼 이직할 때나 직장 이후의 삶을 준비할 때도 따라다닌다. 특히 경력직 이직은 전 회사의 업무 경력과 성과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관련이 없는 다른 직무로 이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내가 맡은 업무가 얼마나 노동시장 내에서 시장 가치가 높고 활용도가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또한 내가 경력을 쌓으면 어떤 전문성을 갖게 되고 그러한 전문성을 활용해서 직장 이후의 직업생활에선 어떤 도움이 될지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필자 같은 경우에도 인사직무로 업무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취업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100세 시대라고 한다. 직장 생활은 현실적으로 50대가 되면 자의든 타의든 퇴사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 남은 50년은 무엇을 하며 살지에 대한 고민을 첫 직장, 직무를 선택할 때에도 고려해야 한다. 구직자 입자에서는 이러한 개인적 요인과 직업적 요인을 조화롭게 고민해 직무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첫 직장보다 첫 직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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