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지난 1일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이해찬 장관 등 각계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교육발전 5 개년 계획시안(시안)'에 대한 공청회를 가졌다.

이날 공청회는 지난달 19일 부산지역 공청회, 23일 광주지역 공청회, 25일 대구지역 공청회, 30일 대전 지역 공청회에 이어 5번째 개최된 것으로 교육부는 이들 공청회에서 제기된 각계의 의견을 수렴, 최종 안 확정에 참고할 예정이다.

교육부 김성동 기획관리실장의 시안과 관련된 주제발표에 이어 이돈희 서울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토론자로 나선 장일순 경희대 교수는 국내 대학교육이 갖는 근본적 문제점은 질적인 낙 후에 있다고 전제, 질의 확충을 통해 지식기반사회에 걸맞은 대학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시안의 취지는 바람직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안이 '지식 또는 정보의 경제화' 패러다임에만 맞춰져 있어 대학교육이 근본적으로 수행해야 할 비판적·계몽적·창조적 측면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처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응용학문에 대한 지나친 집중에 대해 장 교수는 "응용학문의 '응용할 수 있는' 테크놀로지적 원리 와 아이디어가 기초학문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전혀 생각하지 못한 근시안적 안목"이라며

"기초학문에 대한 장기적 투자가 없는 빈약한 응용지식의 축적만으로는 국제경제력 확보가 요원하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서구 선진국의 대학의 경우도 우리나라처럼 급속하게 +응용학문에 집착하는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며 교육부는 시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이에 대한 보완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부권 동국대 교수(교육학)는 우리나라 고등교육 취학률이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높은 가장 큰 원 인은 낮은 등록금과 대학의 '노는 풍토'에 있다고 지적, 이같은 우리나라 대학들의 국제경쟁력을 높이 는 것이 대학개혁의 궁극적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대학사회를 미국처럼 하나의 거대한 학문시장으로 +구축해서 대학간, 전공분야간, 교수간, 학생간 경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교수는 국립대 문제와 관련, 국립대를 교육부의 통제하에 두고는 대학간 본격적인 경쟁을 유발 하기 어렵다며 국립대를 독립적·자율적 운영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시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이번 시안이 국립대 문제의 핵심을 잘 짚고는 있으나 그 실현가능성을 확신하기는 어렵다며 교육부는 각 국립대의 입장표명에 대비, 교육부 나름의 방향과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 다.

특히 국립대가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학이라는 점을 감안, 국민적 여론수렴 과 공론화 과정을 거쳐 반드시 그 타당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시안 전반에는 국립대 구조조정에 대한 세세한 내용이 담겨 있지 않다"며 "대학원 중심대 학 육성, 대학의 실업교육 및 산학협동 교육, 국·공립대 교수 1인당 학생수 감축 등의 문제도 국립대 구조조정이라는 하나의 틀 속에서 유기적으로 다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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