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의식주 산업에서 정신적 욕구 충족할 신산업 변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도구의 혁명이 생각의 혁명을 가져 온다”

[한국대학신문 윤솔지 기자] ‘4차 산업혁명과 대학교육’을 주제로 한 지정토론 3번째 주자로 김도종 원광대 총장이 나섰다.

김 총장은 지정토론을 시작하기에 앞서 “1980년대 초 미래사회에 유망한 산업 중 배달 산업이 보편화될 것이라고 전망한 적이 있다. 실제로 택배라는 산업이 큰 인기를 끌며 지금은 보편화된 산업이 됐다. 이런 변화의 자신감을 가지고 감히 말씀드린다”며 미래 직업 예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도종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을 도구의 혁명이라고 명명했다.

그는 “도구의 변화는 사회 구조를 바꾸고 철학 자체도 바꿔간다. 단순히 도구의 혁명이란 의미로 가장 획기적이었던 것은 기원전 이집트에서 도구로 인해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1100배 늘어났던 역사다. 이러한 도구가 사회 구조를 어떻게 바꿔갈 것인가에 따른 문제 중심으로 설명 드리겠다.앞으로 새로운 변혁에 따른 유망 산업이라고 하는 것은 주로 IoT, AI, VR 가상 시뮬레이션 등과 관련이 있다. 농업 분야도 단순 농업이 아닌 인터넷과 관련된 새로운 형태의 농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은 정신적 욕구의 충족과 생각의 혁명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제조업 중심의 혁명은 의식주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었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정신적 욕구와 관련된 진선미(眞善美) 욕구를 반영하는 문화산업이 사회를 주도한다. 산업의 지식정보, 도덕적, 감성적 욕구가 이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신산업에서 도덕적 욕구 충족이 중요해졌다는 일례를 들기도 했다. 김 총장은 “최근 치킨 체인점 사장이 성추행을 저질러 논란이 됐다. 그 후로 체인점의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다. 산업과 도덕성의 상호 연관성은 굉장히 중요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 사회가 개인화, 개별화, 다원주의, 다중 지도부 사회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에는 자원봉사의 영역인 간병사의 경우 보편적 직업군으로 변화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사회는 성직자라는 직업이 평생 직업처럼 여겨지지만 미래사회에서는 성직자도 다중직업을 가져야 한다. 또 개인의 생로병사와 관련된 많은 산업과 직업이 생겨난다. 산업자본주의, 금융자본주의를 거쳐 마침내 문화자본주의가 도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의 문화 콘텐츠 산업에서는 소기업과 1인 기업이 주도하는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거 형태도 대도시 중심이 아니라 자연친화적이고 흩어진 도시 형태를 갖추지 않을까 싶다"며 개인 맞춤형, 스마트 사회가 본격화됨에 따라 생활환경의 변화 또한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김도종 총장은 “우리 대학은 앞으로의 1인 기업 형태 산업에 대비해 전교생 창업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창업 펀드도 만들었다. 지역 기반의 모든 기업과 산학협력을 해야 한다는 차원을 넘어서 학교 내 모든 학과가 1학과 1기업 창업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금년도에는 전 학과가 창업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창직(創職)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그는 “교과 영역과 비교과 영역을 융합한 영역의 학문을 전교생이 이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직제(職際) 교육도 중요하다. 1인이 여러 직업 능력을 소화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역량을 기르는 교육이다. 직제 역량은 융합교육에서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은 4차를 넘어 앞선 5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그에 맞는 경영, 교육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신약을 개발하려면 1조원의 예산이 든다. 약학대 교수들이 이런 부분에 있어 불만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경영 향상의 시도로 '셰르파 오르기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에베레스트는 1000만원 이상의 고가 장비를 가져가야 산을 오를 수 있지만 셰르파는 슬리퍼를 신고 산을 오른다. 이처럼 슬리퍼 신고 산을 오르는 정신으로 '오르기'를 만들자는 뜻이다. 저비용 고부가가치 생산이 셰르파 오르기 경영이다. 안 될 줄 알았지만 막상 하니까 된다. 우리대학은 경영도 교육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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