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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시론
[시론] 평창 발(發) 평양 착(着) 평화 메시지: PyeongChang to PyeongYang for Peace정용철(본지 논설위원/ 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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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8  19:5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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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한국인권재단 상임이사는 한국 인권계 대표적 국제통이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바쁘게 돌아다니면서도 국제적인 인권 이슈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늘 넘쳐난다. 지난 4월 한국에서 열린 기업가 인권 국제포럼(Human Rights and Asian Corporate Leadership Forum)에서 그가 주재하는 메가스포츠이벤트와 인권에 대한 세션에 토론자로 참가하면서 스치듯 만났을 때에도 예의 그 반짝거림으로 순간 기발한 제안을 던진다. 

이름하여 P2P4P.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 암호 같은 이니셜의 의미는 ‘평화를 위해 평창에서 평양으로(PyeongChang to PyeongYang for Peace)’란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그리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동북아 지역에 스포츠를 통한 매우 특별한 기회가 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부터라도 이를 스포츠를 통한 평화의 기폭제로 만들어 보자고 주장한다.

돌아보면 2014년 12월 토머스 바흐 IOC 위원장이 올림픽 어젠다 2020을 발표한 직후가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던 대한민국엔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어젠다 2020의 핵심은 IOC 스스로가 그동안 금지해오던 단일도시 개최 원칙을 풀고 여러 도시 심지어 여러 국가에서 올림픽 분산 개최가 가능하다는 제안을 한 것이다. 마치 이런 기회가 올 것을 미리 알고 기다리기도 했던것처럼 대부분의 올림픽 경기장이 저조한 건축 공정률(3~5% 내외)을 유지하고 있었다. 만약 정부와 평창올림픽조직위가 다양한 분산 개최 방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추진했다면 지금쯤 평창은 IOC가 제시한 새로운 올림픽 개혁안의 최초 수혜자가 돼 있었을 것이다(현재까지 최대 수혜자는 올림픽 개혁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이다). 체육시민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제안했던 북한의 마식령 스키장을 활용하는 남북한 분산 개최도 가능했다. 그러나 바흐 위원장의 발표 불과 1주일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분산 개최 불가를 천명해 모든 가능성과 기회를 한순간에 날려 버렸고, 정부와 평창조직위는 분산 개최를 찬성하는 70%의 국민여론과 시민단체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원안 고수로 일관했다. 

당시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이 결정을 두고 과연 누가 박 전 대통령에게 분산 개최와 관련된 보고를 했을까 무척 궁금해했던 기억이 난다. 이 년 반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게 누구였는지 그리고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분산 개최 제안이 무산되었는지 명명백백히 알게 됐다.

올림픽을 통한 평화의 실현.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비현실적인 상상이었다. 당초 평창조직위가 주장했던 평창올림픽의 네 가지 가치는 경제, 환경, 문화 그리고 평화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중 단 한 가지 가치도 실현하지 못할 것이라 단언했는데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경제 효과는커녕 엄청난 빚더미에 오른(그리고 앞으로 더 악화될) 강원도 재정, 500년 산림유전자 구역을 훼손하고 밀어붙인 가리왕산의 활강 경기장으로 인한 비가역적 환경 파괴, 그리고 구멍가게 자판기 수준의 문화를 마트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평창지역 모 국회의원의 문화 비전까지. 평창이 큰소리쳤던 경제, 환경, 문화 올림픽은 이미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평창이 세계를 향해 보여줄 마지막 그리고 유일한 가치는 평화 올림픽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냉전시대의 동서 화합을 이끌어 낸 평화 올림픽이었던 것처럼 30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열리는 2018년 평창올림픽은 남북의 긴장을 포함해 동북아 평화를 증진하는 평화 올림픽이 돼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P2P4P라는 상상력은 소중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조기 대선으로 남북관계의 물꼬를 틀 비전을 갖춘 새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치를 것이다. 평창이야말로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전향적으로 풀어갈 매우 좋은 이벤트다. 평화를 향한 올림픽에 어느 누가 반대할 수 있겠는가?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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