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당장 전환 불가” 학교 측 “잠정 보류”…협의체 거쳐 갈등 소강

▲ 경희대 기숙사 중 하나인 세화원. 입사하는 내국인, 외국인 학부생 비율이 4:6이다. 2학기에는 외국인 TO를 10% 확대하기로 했다. (사진=경희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윤솔지 기자] 경희대 운동장 부지에 900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행복기숙사가 들어섰다. 기존 이문동, 회기동 행복기숙사에 이어 3번째다. 주변정리가 되는대로 빠르면 오는 2학기부터 학생들이 입사할 수 있다.

학내 기숙사 수용률이 증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기존 기숙사 입사 정원을 둘러싼 학내 갈등이 벌어졌다. 직영 기숙사인 삼의원과 세화원 기숙사를 외국인 전용 기숙사로 전환하겠다는 학교 측 안에 학생들이 “당장 2학기부터 전환은 불가”라고 반발한 것.

지난달 29일, 31일 두 차례에 걸친 기숙사 협의체 회의에서 학교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기존 기숙사를 외국인 전용 기숙사로 전환하겠다는 안은 잠정 보류한 상태다.

협의체 회의 결과에 따르면 국내 학부생의 신청만 받았던 삼의원(392명 수용)의 2학기 입사 신청 대상자는 1학기 삼의원 입사자로 한정됐다.

2학기 입사 신청을 받은 후 공실이 발생할 경우 외국인 학부생에게 입사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사학진흥재단이 공공기금으로 건립해 내국인 학생 입사가 우선시되는 행복기숙사로 인해 상대적으로 줄어든 외국인 학부생 TO를 보장하기 위한 결정이다.

국내외 학부생 모두 입사가 가능했던 세화원(434명 수용)도 당장 외국인 전용 기숙사로 전환되지 않는다.

학교 측은 국내외 학생들이 섞여 생활하면 긍정적인 문화교류가 일어날 수 있다는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 받아 방학 중 2018년 이후 전환을 검토하기로 했다. 2학기에는 내국인, 외국인 비율이 40:60이었던 기존 방침에서 외국인 비율을 10% 늘리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번 기숙사 협의체에서는 행복기숙사의 입사 기준 관련한 합의도 이뤄졌다. 소득기준으로 정원의 70%를 선발하고 성적과 거리를 기준으로 30%를 선발한다. 성적기준 입사 인원은 각 단과대학별로 TO를 배정한다. 경인지역 학부생도 신청이 가능하지만 거리에 따른 점수배당이 타지역 학부생에 비해 낮도록 구분했다.

▲ 경희대 삼의원 기숙사. (사진=경희대 제공)

경희대 관계자는 “원래 외국인 기숙사를 외부에서 운영하다가 관리 문제 때문에 내부 운영을 검토했다. 이번 학내 갈등 사항은 학교 측이 안을 제시하는 과정을 학생들이 합의 없는 통보처럼 느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16년 경희대 기숙사 수용률은 18.9%였다. 이번 행복기숙사 건립으로 수용률이 높아질 전망이지만 국내 학부생과 외국인 학부생 간의 TO 문제는 계속 논의될 예정이다.

권예하 경희대 총학생회장은 “회의를 통해 문제가 일단 1차적으로 합의되고 정리된 상황이다. 내년도 외국인 학부생 TO는 어떻게 할지 향후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희대는 협의체에서 합의된 내용을 기준으로 2학기 기숙사 입사생을 선발 중이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