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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기고
[독자기고] 연세대 텀블러 테러에 부쳐김선우 전국대학원총학생협의회장(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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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8  19:5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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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우

최근 대학원생이 교수에게 사제 폭탄테러를 한 사건이 발생했다. 관련 기사들에 달린 네티즌 댓글을 살펴보니 사제폭발물 테러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고 처벌 받아 마땅하지만 테러 대학원생을 이해한다는 댓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갑질이 의심된다며 교수 조사를 요구하는 의견도 있다. 물론 교수와 대학원생의 관계를 잘 모르는 분들은 어떻게 저런 댓글이 나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범행동기에 관심이 많다. 국내 대학원의 현실을 이해한다면 왜 저런 사건이 발생했는지 원인을 추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른 학교에 비해 여건이 조금 낫다는 필자가 다니고 있는 대학원에서 지난 1년 간 문제를 일으킨 교수를 열거해보자. 지도교수가 제자를 연구실로 끌고 가 성폭행한 교수를 시작으로, 성추행 사과를 받아주지 않자 피해자를 조교에서 자르고 제적까지 내몬 교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인건비 횡령·폭행·성추행을 동시에 저지른 종합비리 교수도 있다. 이들 사건 피해자들은 우리 총학생회와 함께 교내, 법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 사건들만 있다고 해도 충분히 차고 넘칠텐데 문제는 이렇게 표면화된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고발하고 싶어도 고발하지 못한 이유는 크게 지도교수의 권력과 교수를 과도하게 보호하는 법적·제도적 장치에 있다. 

대학원생에 대한 각종 인권침해는 학생 진로에 절대적인 영향력 행사하는 지도교수에 발생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도교수의 눈 밖에 난 학생의 예를 들어 간단히 살펴보자. 우선 해당 학생은 장학금 받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진다. 조교 채용과 장학금 배분이 전적으로 교수의 주관적 판단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교내뿐만 아니라 교외장학금도 못 받는다. 교외장학금을 신청하려면 지도교수의 사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도교수에게 성범죄를 당해 고소를 하더라도 지도교수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가해 교수에게 찾아가 사인을 받아서 제출해야 한다.

또 각종 연구에서 배제되는 것은 물론 학위를 받는데도 빨간 등이 켜진다.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한 학위논문을 지도교수가 엉망이라며 주제를 바꿔오라거나 심사를 몇 년 동안 미루며 심술을 부려도 대책이 없다. 인생이 몇 년간 지연된다. 천신만고 끝에 학위를 받아도 적당한 자리에 취직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지도교수가 안 좋은 얘기를 하고 다니면 학계 풀이 좁아 그 바닥에 금세 소문이 퍼지기 때문이다. 국내 대학원을 떠나 유학을 가고자 해도 최소 교수 3인의 추천서를 받아야 한다. 더럽다고 대학원을 그만두고 취직을 하고 싶어도 이미 취업 적령기는 지나 있고 최악의 실업난으로 인해 오갈 데가 없다. 상황이 이러하니 밤새 연구 노동을 착취당하고 논문을 뺏기고 성범죄를 당해도 대학원생은 참고 버틸 수 밖에 없다. 현대판 노예라는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이러한 불이익을 감수하고서 범죄나 인권침해를 신고해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교수를 과도하게 보호하는 현행법 때문이다. 우선 교수의 징계시효는 3년밖에 되지 않는다. 대학원생들이 졸업 후 문제를 제기했을 때는 이미 징계시효가 지나게 된다. 입증책임은 전적으로 학생에게 있어 학교본부는 전혀 도와주지 않는다. 교내에서 징계위원회가 열리더라도 징계위원 대다수가 교내 교수로 채워져 있어 가해 교수의 선후배나 동료가 징계하는 셀프징계다. 징계 비밀누설 금지를 들어 학교본부는 피해 학생에게 해당 교수가 언제 어느 정도의 징계를 받았는지 전혀 알려주지 않는다. 맘 편하게 솜방망이 징계를 할 수 있는 이유다. 어쩌다 적절한 징계가 이루어지더라도 가해 교수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징계 재심의를 요구할 수 있는데, 소청 위원도 교수가 주로 맡고 있어 감형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소청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학교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걸어놓고 시간을 벌며 그사이 피해자를 찾아가 협박이나 회유를 통해 합의를 종용한다.

이처럼 교수는 학생에 대한 권력과 징계 과보호가 맞물리면서 견제받지 않는 교피아 집단이 됐고 대학원생은 그 희생양이 되고 있다. 외부로부터의 개혁이 필요한 이유다. 대학에 셀프 개혁을 주문하거나 기대해선 안 된다.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이 인권 개선과 적폐 청산에 관심이 많아 대학원생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학생들이 요구하는 건 교원에 대한 과보호를 풀고 강력한 처벌 규정을 두어 사고 예방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다. 우선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 중인 성범죄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관할청인 교육부를 통해 각 대학에 적용할 것을 제안한다. 정부는 철저히 을의 처지에 놓인 대학원생의 관점에서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개선될 기미가 없는 대학원생 인권에 극약처방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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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0 10: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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