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화두 1순위 ‘ICT 융합 실현할 수 있는 인재 양성’

기업들 “경쟁력 높이는 최적의 수단 해커톤…채용에도 적극 활용”
전문가 “해커톤, 4차 산업혁명 인재 양성 마중물 역할 제대로 할 것”

[한국대학신문 황성원 기자]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화두는 단연 ‘소프트웨어(SW) 인재’다. 이를 두고 대학가와 기업 일선에서는 해커톤 대회가 한창이다. 해커톤(Hackathon)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다. 참가자들은 SW를 기반으로 제한된 시간 내에 아이디어 기획부터 시제품까지 만들어 내야 한다. 대학들은 해커톤 대회가 창의성과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능력, 실전 감각까지 동시에 키울 수 있다는 데 이견이 없고, 기업들은 이를 사업 발전 용도나 인재 채용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 산업혁명 시대의 트렌드(Trend)로 주목받고 있다.

▲ 선문대가 개최한 다국적 해커톤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한국대학신문DB)

■ 특화된 주제…인종·나이 불문 ‘아이디어 축제’ = 지난 학기, 다수 대학이 해커톤 대회를 개최했다. 주로 각 대학이 갖고 있는 특성화 산업을 주제로 진행됐다. 참가 인원의 범위도 다양하다. 한국 학생과 유학생이 함께하는 글로벌 해커톤부터 지역중심대학 연합 해커톤, 고등학생-대학생이 함께한 해커톤 등 경계가 없다.

지난 2월 16~17일 양일간 부산대는 부경대·한국해양대·동의대·신라대 등 부산권 5개 대학 21개 학과 60여 명으로 연합팀을 꾸려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해양과학기술의 만남’을 주제로 해커톤 대회를 열었다. 부산의 전략산업인 ‘해양’과 ICT 융합을 주제로 삼았다. 1등은 ‘인명구조를 위한 IoT 스마트 팔찌’를 연구한 부산대와 한국해양대 소속 학생팀에게 돌아갔다.

지난 5월 국민대는 한양대와 홍익대·인하대·인천대와 선린인터넷고등학교 학생 등 70여 명이 참가한 해커톤 대회 ‘두리톤’을 열었다. 하나로 뭉치게 되는 중심의 둘레라는 뜻의 순우리말 ‘두리’와 이 대학 상징인 ‘용두리’를 합성해 대회명으로 활용했다. 1등은 ‘화장품 바코드를 활용한 지능형 추천 서비스’를 개발한 팀에게 돌아갔다.

신선한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대학들은 참가 대상 범위도 넓혔다. 선문대는 지난 26~27일 ‘다국적 해커톤 대회’를 개최했다. 미국과 일본·중국·브라질·인도·대만 등 18개국 100여 명의 학생이 한국 학생과 팀을 이뤄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17개 팀 중 6개 팀이 수상했으며 ‘독거노인을 위한 자동화 알림 서비스’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수상자인 이대웅(컴퓨터공학)씨는 “해커톤 대회로 아이디어 실현에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라며 “팀원들과 밤을 새우며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가 만들어졌고 서로서로 아이디어에 놀라기도 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양대도 지난달 16개국 150여 명의 대학생을 모아 ‘글로벌 창업아이디어 해커톤 대회’를 개최했다. 국가별 특성에 맞는 사업아이템 찾기를 주제로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최종 발표 평가까지 이뤄졌다. 유튜브(Youtube)를 활용한 언어학습 플랫폼 아이디어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유현오 창업지원단장은 “해커톤은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데 제격”이라며 “실전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꾸준히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한양대가 개최한 글로벌 창업아이디어 해커톤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시상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DB)

■ ‘융합형 인재’ 선호하는 기업들…해커톤 마중물 역할= 기업들도 산업의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며 ‘참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해지자 해커톤을 활용하고 나섰다. 지난해 12월 한 카드사는 금융업계 최초로 해커톤 대회를 개최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디어의 디지털화는 더 이상 IT 부서만의 고민이 아니다”라며 “산업 전반에 디지털을 거치지 않은 경우가 없기 때문에 모든 부서의 사람들이 머리를 맞댈 기회가 필요하다”라며 개최 이유를 밝혔다.

이 같은 기업 문화의 변화는 채용 시장에도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은행과 금융그룹들이 주최한 해커톤 대회도 성황이다. 해당 기업에 관심 있는 학생, 스타트업 등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수상팀에게는 사업화 추진 지원이나 채용 특전도 주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해커톤에서 우승하면 경력에 도움이 되고, 기업에서 여러 혜택도 받을 수 있어 대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라며 “잘 활용한다면 취·창업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SW 전문가는 해커톤이 교육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주훈 부산대 교수(소프트웨어)는 “해커톤은 문제 해결절차를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딱 맞는 대회”라며 “산업현장에서 인재를 선발할 때도 지식의 양보다 지식을 어떻게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중요하게 평가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금융계뿐 아니라 제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도 해커톤을 통한 인재 선발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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