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한국(BK) 21 사업' 선정결과가 발표되자 '혹시나' 했던 기대는 결국 '역시나'였음이 드 러났다. 이미 예견됐던 바와 같이 BK 21 사업의 핵심으로 일컬어지는 과학기술 분야를 서 울대가 독식한 것.

서울대는 정보기술, 생물, 기계, 재료, 화공, 의생명, 농생명, 물리, 화학 등 과학기술 전 분야 에 빠짐 없이 응모해서 1백% 선정됐다. 이밖에 자투리로 응모한 지구과학, 수학, 건설기술 등 기타분야도 모두 선정, BK 21 사업을 '싹쓸이' 판으로 만들었다.

선정된 12개 분야 중 11개 분야가 고려대 등 타대학이 참여한 가운데 선정된 것이지만 교육 부 지원 예산의 대부분은 주관대학인 서울대에 돌아간다.

이번 선정결과에 따라 각 대학의 명암과 희비가 엇갈리면서 벌써부터 연세대, 고려대 등 일부 대학은 선정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사를 요구하고 나서는 실정이지만 정작 서울대 내에서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대는 왜 묵묵부답일까.

사실 서울대 입장에서 보면 이번 선정결과가 예상했던 일이 현실로 드러난 것 이상의 의미 는 없다. 따라서 타 대학이 조바심을 내고 일희일비하는 것과는 다르게 짐짓 여유를 부릴 만도 하다.

혹시라도 서울대는 전국 1백80여개 대학 중 하나에 불과한 자신의 독점이 지나쳤음을 인식, 면구스러움에 입장표명을 보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허나 불행히도 그렇지가 못하다. 서울대는 장차 BK 21 사업의 년간 예산 2천억원 중 절반 에 가까운 9백50억원 가량을 지원 받게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분위기 이다.

이 대학의 한 관계자는 "지원 받을 예산이 서울대를 세계수준의 종합적 연구중심대학으로 발전시키는 데 기폭제로 작용할 것은 사실이나 절대액수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자신의 독식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대학에 돌아간 나머지 반 쪽 예산을 아쉬워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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