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검사 중 SKY‧인서울 로스쿨 출신 쏠림현상

사회적으로 학벌‧인맥으로 취업하는 분위기
상위권 대학 출신 수도권 로스쿨로 몰려
로스쿨 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에도 차이 있어 
“지역인재 유출되지 않도록 적절한 규제 필요” 

▲ 변호사 시험에 응시하고 있는 로스쿨 학생들 (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윤솔지 기자] 다양한 법조인을 양성하는 ‘열린 관문’ 로스쿨. 이곳에도 암묵적인 대학 서열화가 존재한다.

한 사립대 법전원 교수는 로스쿨 서열화에 대해 “대학이 서열화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언급했다. 서울 내 몇몇 대학이 법조인 80~90%를 배출해냈던 사법시험 체제보다는 출신 학교의 다양성이 확보됐지만, 여전히 서열화의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났다.

현재 전국에 인가된 로스쿨은 25개다. 이들 대학은 법과대학을 폐지하고 ‘교육을 통한 양성’을 모토로 다양한 학부‧학교 출신을 입학생으로 받고 있다.

2015년 법무부‧대법원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임용된 판‧검사의 출신 로스쿨이 SKY와 인서울 로스쿨에 포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판사의 출신 로스쿨 분석에서는 서울대 로스쿨이 13.5%로 로스쿨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SKY 로스쿨 출신 판사는 전체 대비 24.3%로 나타났다. 또 판사 개개인의 출신 로스쿨 17개 중 10개 대학이 소위 인서울에 위치하는 대학이었다.

검사의 출신 로스쿨 비중도 SKY에 집중됐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검사 164명의 출신 로스쿨로는 상위권에 △서울대 42명(25.6%) △연세대 21명(12.8%) △성균관대 16명(9.8%) △고려대 15명(9.1%) △한양대 12명(7.3%) 로스쿨이 차지했다. 로스쿨 출신 검사의 23개 출신 로스쿨 중 12개 로스쿨이 ‘인서울’으로 드러났다.

로스쿨에 입학하는 출신대학 비율자체도 압도적으로 상위권 대학에 포진돼 있었다. 법학전문대학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1만410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등 10대 대학 출신자는 74.5%였다. 사법시험 합격자 중 10대 대학 출신자 비율인 84.66%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과반을 넘는 수치로 나타났다.

상위권 대학의 학부 출신 학생들이 수도권에 위치한 로스쿨로 몰리면서 로스쿨마다 자연스럽게 합격률 차이도 발생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합격률의 차이는 곧 로스쿨의 명성이나 경쟁력과도 연결될 수 있다.

법학전문대학원 협의회 관계자는 “로스쿨이 서열화가 된 것은 대학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선 때문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의 상위권 대학(학부) 출신이 지방 로스쿨로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국공립 로스쿨과 사립 로스쿨의 학비 차이, 입학 커트라인 등 여러 요소로 인한 선택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최근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이하 사시준비생)은 “로스쿨 서열화 완화를 위해 전국 로스쿨 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공개하라”며 법무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하기도 했다. 이에 법무부는 합격률 공개가 오히려 로스쿨 서열화 심화와 대학 간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며 정보공개를 거부했다. 따라서 현재 각 로스쿨 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세부적인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태훈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로스쿨의 서열화는 과거 법과대 서열화와 비슷한 것이 사실이다. 로스쿨의 도입으로 출신 학교가 다양해졌지만 아직까지는 법조시장에서 어디 학부 출신이냐 하는 학연과 인맥이 취업에도 중요한 요소”라며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학벌 인식을 지적했다.

이어 하 교수는 "지방대학에도 로스쿨 47% 정원을 인가한 이유가 있다. 지역별로 고루 법조인을 양성해 지역 법률 서비스 제고에 힘쓰겠다는 것“이라며 ”서열화에 따라 수도권에만 입학 경쟁률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현재 시행하고 있는 ‘지역 할당제’와 같은 적절한 규제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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