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하우스 등의 해결 방안 국회 논의…정부가 나서야 할 것

“청년 주거문제 핵심은 고비용 구조” 비판적 시각도

▲ 서울 동대문구의 대학가에 원룸 등 주거 전단지가 부착 돼 있는 모습. (사진=이지희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대학생·청년 주거 문제는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해결될 수 있을까. 정치권 일각에서는 셰어하우스 활성화 등 부동산 스타트업을 대안으로 띄우는 분위기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공공부문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면서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부동산 스타트업은 IT와 부동산을 결합한 모델로 셰어하우스나 공간 공유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국내에도 ‘우주(WOOZOO)’ 등 일부 셰어하우스 스타트업 업체가 등장했다. 국회에서는 지난 5월 ‘부동산 산업, 혁신으로 청년을 구하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포화된 현재의 부동산 산업에서 해외 에어비앤비(Airbnb) 같은 부동산 스타트업을 통해 청년의 신규 일자리 창출 뿐 아니라 대학생 등 청년 주거문제도 해결 할 수 있다는 게 토론회의 골자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상영 상명대 교수(부동산)는 민간 영역의 참여를 강조했다. 이 교수는 “부동산 중에서도 대기업이나 국가가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이 청년 주거”라면서 “스타트업을 통해 등장한 셰어하우스 형태는 주거 제공뿐 아니라 도시 생활에 있어 커뮤니티 역할을 해주는 등 주거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방법이다. 공공은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민간 영역, 그 중에서도 소액 자본을 가진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토론회를 주최한 김현아 의원(자유한국당) 측도 “공공주택이나 건설 임대의 경우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 주거가 필요한 청년들이 기다리기 힘든 구조”라면서 “셰어하우스 공급은 간단한 인테리어 변경과 개보수를 통해 바로 공급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반론도 상당하다. 높은 비용의 주거 부담을 해결하지 못하면 민간 서비스 중심의 부동산 스타트업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시민단체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특히 정부 정책의 기반이 없으면 청년 주거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문재인정부는 ‘기숙사 수용인원 5만명 확대’를 천명한 바 있다. 하지만 공공기숙사 건립은 대학가 원룸 임대 업자와 지역주민의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도 절대적인 주거공간의 부족과 까다로운 공공주택 입주 조건 등의 이유로 주거대책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대학생·청년 스스로 주거 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 민달팽이유니온의 임경지 위원장은 “스타트업 창업은 산업 정책으로, 청년 주거는 사회 정책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며 “지금의 논의들은 진단과 수단이 불일치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한국의 주거 정책은 영리성이 너무 강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주거의 질을 높이고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측면에서는 가능한 접근이지만 부동산 산업을 정부가 어떻게 비영리적으로 활성화 시킬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임경지 위원장은 제도 개선을 우선순위로 꼽으며 △계약갱신 청구권·전월세상한제 도입 △주거비 보조 △공정한 임대차 제도 등 세 가지 정책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책의 틀을 만들어 놓고 민간을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셰어하우스 시장 자체가 수익성이 없는 데다 소규모 임대시장은 더 어렵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부동산 스타트업에 특별한 지원 이뤄지지 않으면 임대료 상승과 같은 부작용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의 진남영 원장은 “부동산 스타트업이 현재 수익이 나지 않고 알고 있다. 펀딩을 받아서 시작했지만 정착도 되지 않은 상태”라며 “집 주인이 주거공간을 빌려주는 에어비앤비 모델이 언급되고 있다지만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청년 주거문제는 그런 서비스가 아니라 안정적인 주거마련과 높은 생계비 해결에 있다”고 지적했다.

진남영 소장은 “국가에서 이 부분에 대해 사회적 합의로 자원을 투자하고 민간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가야하는데 우리나라는 비영리 민간이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그런 쪽의 기반을 준비하고 키워서 민관 협력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