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이현욱 교수, 배터리 내부 실시간 관찰 논문 미국화학회지 게재

▲ UNIST 이현욱 교수가 26일 리튬황배터리의 내부 구조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연구성과를 내놓아 학계 주목을 끌고 있다. 사진은 리튬이온배터리를 들고 설명하는 이현욱 교수.(사진=UNIST)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배터리가 충전되다 녹거나 폭발하는 원인과 이유는 뭘까. 국내 연구진이 충·방전 중인 배터리 안을 실시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연구 논문을 내놓아 학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27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 정무영)은 이현욱 교수(에너지·화학공학부) 연구진이 리튬황전지의 충·방전 실시간 과정을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관찰한 논문을 미국화학회지(JACS)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TEM은 물질에 전자빔을 통과시켜 내부를 관찰하는 전자 현미경이다. 원자 수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어 소재 연구에 필수 장비로 꼽히나, 대당 10억원을 넘어 미국에서도 국가연구소와 스탠퍼드대 등 일부 대학에만 설치돼 있다.

현재 UNIST는 TEM을 7대 보유하고 있다.

장비가 있어도 원하는 장면과 각도를 맞출 수 있는 전문적인 연구역량을 갖춘 연구자가 있어야 한다. 현재 배터리의 실시간 구조를 TEM으로 관찰할 수 있는 연구진은 이 교수를 포함해 전세계에서 10명 남짓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문도 관련 전문가가 자국에 없는 싱가포르 연구진의 공동 연구 의뢰로 수행됐다. 싱가포르 연구진은 리튬황전지의 양극에 위치한 황(S)이 갖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개발한 몰리브덴황(MoS₂)을 시험해보고자 이 교수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 이현욱 교수가 UNIST 이차전지연구센터에서 투과전자현미경(TEM)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실시간 TEM을 활용해 배터리 구조를 관찰할 수 있는 연구진은 세계적으로 손에 꼽는다.(사진=UNIST)

시중에 나온 리튬이온전지에 황을 합친 리튬황전지는 기존 전지에 비해 전력 용량이 10배 높다는 장점 때문에 주목을 받아 왔다. 충·방전 과정에서 심하게 부풀어 오르거나, 배터리 전해액에 녹아버리는 문제가 있다.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기 때문에 상용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 교수는 “새로운 물질을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해 충·방전 시 부피팽창 정도와 리튬이온의 확산 속도에 따라 달라진 부피팽창을 파악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엑스선(X-ray)으로 환자의 몸을 진단하면 처방이 명확해지는 것처럼, 실시간 TEM으로 배터리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보면 수명이나 출력, 용량 등의 연구를 더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배터리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TEM을 이용한 배터리 내부 관찰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재료연구학회(MRS) 등 국제 학회에서도 실시간 TEM(in situ TEM)을 다루는 자리를 따로 마련하는 등 관심이 높다.

이 교수는 향후 배터리 신소재 개발과 더불어 실시간 TEM을 개선할 배터리 영상화(Imaging) 시스템에 대한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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