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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대학이미래를만든다
[심층대담] 장순흥 한동대 총장 “대학은 지역 문화를 만드는 곳, 정부가 대학을 살려야 한다”“대학을 이끌기보다는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주겠다는 생각을 해줬으면”
구무서 기자  |  kms@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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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30  11: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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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시대는 초연결 시대, 융합‧인공지능‧인성교육 중요
“배움을 즐기고 무엇을 만들지 항상 생각하길”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한동대 바로 옆이 장량동인데 이 동의 인구가 9만 명에 육박한다. 경북 13개 군 중에서 12개 군이 장량동 인구보다 적다. 젊은이들이 모이는 대학은 인재와 지식을 배출할 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를 만든다. 관공서 몇 개 내려오는 것보다 한 개 대학이 훨씬 중요하다. 정부가 대학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줬으면 좋겠다. 대학을 살려야 한다.”

너른 들판과 굽이진 도로, 파도가 울렁이는 영일만. 한동대를 찾아가는 길목 길목에서 기자는 ‘한적한 지방도시’라는 느낌을 안고 총장실을 향했다. 총장실에서 기자를 맞은 장순흥 총장은 기자가 느꼈던 ‘지방’에서 대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젊은이들이 모이는 장인 대학이 지역 경제는 물론 사회‧문화적으로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대학정책실보다 대학지원실이 절실하다는 장순흥 총장은 인터뷰 내내 대학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광역시가 아닌 중소 지방도시의 사립대학 총장으로서 늘상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장순흥 총장이 생각하는 대학의 역할과 가치는 확고해보였다. 지난 7월 10일 한동대 총장실에서 장순흥 총장을 직접 만나 지역대학의 역할과 한동대 발전 방향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 한국과학기술원(KIAST)에서 부총장을 지내다 한동대로 옮겨 총장을 맡은 지도 3년이 됐다. 처음 부임할 때 품었던 생각, 목표를 잘 실천하고 계신가.

“나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지방 대학과 사립대학이라는 것도 알게 됐고 포항이라는 지역도 알게 됐다. 한동대에 오기 전부터 인구절벽, 등록금 감소 등으로 지역의 사립대학이 어렵다는 것은 이미 알고 각오를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국제협력과 대학 평가 등 여러 가지를 볼 때 기대보다는 상당히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무엇보다 포항에 있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 삶에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이 감사하다.”

- 한동대가 처음 설립될 때 기독교 신앙에 바탕을 두고 인격적으로 훌륭하고 신앙이 좋은 인재를 키우자는 목표를 두고 ‘배워서 남주자’ ‘Why not change the world'라는 슬로건으로 출범했다. 이러한 부분에 한동대는 어떤 성과가 있었다고 보나.

“전반적으로 인성교육에 성공했다고 본다. 선배가 후배들로부터 신고를 받는 일반적인 오리엔테이션과 달리 우리 학교는 오히려 선배와 교수들이 신입생 입학 첫날부터 후배들을 섬긴다. 조별로 선배들이 리더가 돼 후배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학교생활, 수강신청 등을 상담하고 도와준다. 선배가 후배의 발을 닦아주는 세족식도 한다. 학부모님들을 만나면 학생들이 학교를 매우 좋아한다고 말해주신다. 사랑을 주면 받은 사람은 그 사랑을 또 나눠주게 돼 있다. 우리는 1학년 때 큰 사랑을 받았으니 2학년 올라가면 보답한다는 문화가 있다. 이 부분이 다른 대학과 다른 한동대의 성과다.”

- 교명에 Handong Global University라고 아예 박아놨다. 한동대는 설립 초기, 우리나라에 로스쿨이 도입되기 전부터 미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변호사 양성이 가능한 로스쿨을 운영했고 영어만 쓰는 캠퍼스와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많은 대학이 세계화, 국제화를 외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데 한동대의 국제화에 대해 더 설명해 달라.

“한동대는 굉장히 국제화가 된 학교다. 학생들의 외국어 능력, 학교의 국제 교류‧협력 관계 등은 타 대학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이스라엘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20여 개국 등 개발도상국에도 학생들을 보내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학생들을 보내는데 인턴십으로 가장 많이 보내는 한국 대학이 한동대다. 우리 학교는 국제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한국에서 위치는 포항이라는 동쪽 끝에 있지만 국제화가 되면 위치가 어디든 상관없다. 졸업생 중 글로벌과 관계된 일을 하는 인재가 30% 이상이다. 우리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 우리 학생들은 한국을 보는 게 아니라 졸업하고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이러한 국제화의 성과가 학생들의 낮은 중도탈락률로 이어진 것 같다.”

   

- 지난번 한국대학신문이 주최한 프레지던트 서밋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학이 해야 할 일들에 대해 동료 총장들에게 많은 것을 소개해주셨다. 한동대가 추진하거나 앞으로 하려는 4차 산업혁명 대비 방안이나 방향은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 시대다. 앞으로는 모든 것이 연결될 것이다. 모든 것의 경계가 끊어지는 현실에서 우리는 융합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만 융합이라는 게 비슷한 것끼리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 경제와 경영을 융합하기보다는 IT와 법학을 융합교육하면 특허법 관련 전문 변호사가 될 수 있다. 둘째는 인공지능이다. 앞으로 모든 분야 모든 기계에 지능이 들어가기 때문에 시대에 맞는 딥러닝과 같은 인공지능을 가르쳐야 한다. 셋째는 역시 인성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빈부격차도 더욱 커질 것이고 윤리적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융합과 인공지능, 인성교육 세 가지를 강화할 것이다.”

- 장순흥 총장께서는 우리나라 핵공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최고 전문가다. 특히 원자력 안전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분이다. 우리나라 원자력, 특히 발전 분야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수준은 어느 정도로 평가하고 있나.

“명확하다. 평화적 이용 문제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자유세계에서 1등이다.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제3세대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할 수 있는 나라다. 에너지는 화석에너지, 신재생에너지, 원자력에너지 3개밖에 없다. 화석에너지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등 환경문제가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태양광이나 풍력의 경우 실제 1% 수준밖에 안 된다. 원전을 줄인다는 독일도 아직 10개 정도의 발전소가 돌아가고 있다. 심지어 독일은 인접한 국가로부터 전기를 수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보다 전기 값이 3배 비싸다. 우리나라는 북한에 막혀 있어 에너지에 있어서는 섬과 다름없다. 우리 원자력 기술은 적어도 발전소 외부에 있는 사람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단계까지 와있다. 원자력은 하나의 주요한 에너지원인데 우리가 일부러 탈출할 필요는 없다. 에너지 기술자립 측면에서 아주 어렵게 얻어낸 원자력 기술은 지켜야 할 에너지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 새 정부는 수학능력시험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겠다고 하는데 총장의 생각은 어떤가.

“나는 수능에 대해 의미 있게 생각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능은 하나의 참고자료로 활용되는 게 맞지 국가가 나서서 할 건 아니다. 내가 KAIST에 있을 때 입학사정관 제도를 먼저 도입했다. 학생들의 종합적인 인성과 특성을 평가하는 제도가 훨씬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수능에서 1점 갖고 등급이 왔다갔다하고 그걸로 사람을 결정한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 학생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입학사정관제(학생부종합전형)가 정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한동대와 지역의 협력관계는 어떤가.

“한동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포항시청과 협력사업도 하고 있고 지역에 교육기부도 많이 한다. 교육기부센터가 있어서 초‧중‧고에 교육기부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새 정부에서 대학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점이다. 이 지역이 원래 허허벌판이었는데 한동대가 들어선 이후 인구가 9만 명에 육박했다. 군수가 이끄는 군의 인구보다 이 지역 동(洞)의 인구가 더 많다. 지방대학은 지역에 매우 중요하다. 지역에서 유일하게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이 대학이니 이 주변에 식당과 회사가 몰리며 경제가 살아난다. 관공서보다 대학이 영향력이 더 크다. 인재공급뿐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을 발전시키는 데 대학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 대학을 발전시키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 요즘 보면 지방대학이 살 길이 없다. 대학 하나 없애는 건 무지하게 쉽지만 대학 하나를 만드는 건 피와 눈물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어떻게 해서든 대학을 살리는 데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 새 정부에 추가적으로 고언을 한다면.

“지방대학을 포함해서 정말 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대학정책실 말고 대학지원실이 필요하다. 대학을 이끌어가겠다는 생각보다는 대학이 필요한 걸 지원해준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대학을 살린다는 것은 국가를 살리고 지역을 살린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아울러 대학은 인위적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각 대학이 개성을 발휘할 수 있게 자율성을 줬으면 좋겠다. 붕어빵처럼 똑같이 찍어내는 인재가 아닌 다양한 학교에서 다양한 인재가 배출돼야 한다.”

-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는 배움을 즐겨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그리고 늘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생각하라고 말하고 싶다. 스티브 잡스는 스마트폰을 만들었지만 기술은 하나도 없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생각한 결과가 세상을 바꾼 것이다.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답은 여러 사람이 도와줄 수 있다. 요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 무엇을 만들면 세상을 바꾸고 인류가 더 행복해질까를 고민하길 바란다. 문과도 마찬가지다. 어떤 헌법을 만들 것인가, 어떤 거버넌스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면 더 좋은 세상이 될 수 있다. 앞으로는 무엇을 만들 것인지를 생각하는 사람이 세상에 크게 기여하고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장순흥 총장은 …

1954년생. 경복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핵공학과를 나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를 했다. 1982년 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로 부임한 뒤 2014년부터 한동대 총장을 맡고 있다. 1992년부터 1999년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자문단 위원, 1994년 OECD‧NEA 원자력기구 안전위원, 1998년부터 1999년까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 2001년 원자력안전자문위원회 위원장, 2011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원자력학회 회장, 동 기간 일본 후쿠시마원전사고조사위원회 국제자문위원, 2013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교육과학분과 위원, 2016년 UN DPI‧NGO콘퍼런스 조직위원장 등을 맡았다. 제1회 원자력열수력학 및 운전에 관한 학술상, 미국 원자력학회 우수논문상,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 과학기술훈장 창조장 등의 수상경력이 있으며 2008년 세계 최대 학술논문 출판사인 엘스비어에서 최다 인용 논문 과학자로 선정된 바 있다. 저서로는 《임계열유속》, 《원자력안전》, 《Nuclear power Plant》, 《공학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대담= 김석준 부회장 겸 발행인 / 사진·영상= 한명섭 ‧이다희 기자 / 정리= 구무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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