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가방식 로스쿨의 딜레마…정원 확대에 유사직군 반발 예상

▲ 로스쿨 졸업식 모습(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 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윤솔지 기자] 로스쿨을 일원화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다양한 학부 출신과 경험을 가진 이들을 법조인으로 양성해 인적자원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아직 로스쿨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다. 학기당 1000만원이 넘는 고비용의 학비와 로스쿨 진입장벽, 서열화는 로스쿨의 약점이자 한계다.

이에 기존의 대학원 로스쿨 형태에서 새로운 형태로 전환하는 해결방안이 제시됐다. 바로 야간‧온라인 로스쿨이다. 지난 2015년 교육부는 야간‧온라인 로스쿨을 이르면 2017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25개 로스쿨에 야간수업을 허용하고 한국방송통신대에 로스쿨 과정을 개설하는 안이다. 당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도 2018년 야간‧온라인 로스쿨 450명 정원을 로스쿨을 유치하지 않은 6개 대학에 배정하는 계획을 내놨다.

야간‧온라인 로스쿨은 일을 하며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는 직장인이나 경력단절여성, 낮 시간에 수업을 들을 수 없는 수험생들을 타깃으로 한다. 커리큘럼을 야간에나 온라인 형태로 수강할 수 있기 때문에 온전히 대학원 수업에만 몰두하지 못하는 상황을 보완한다.

학비의 감면에서도 유리하다. 기존 로스쿨의 경우 학생 수는 법과대보다 줄었는데 전담교수의 수가 상대적으로 늘어 인건비 문제가 대두됐다. 이는 고스란히 비싼 학비로 반영되면서 전담 비율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온라인 로스쿨은 온라인상에서 강의를 제공하기 때문에 장소나 고비용의 인건비를 불필요하게 지출하지 않아도 된다. 1명의 교수가 현장 강의보다 많은 수의 학생을 데리고 강의를 할 수 있다. 야간 로스쿨은 겸임교수 활동도 용이해 교수 인력을 증원하는 것이 가능하다.

미국 로스쿨의 경우 2015년 기준 85개의 로스쿨에서 야간 로스쿨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었다.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로스쿨로 꼽히는 조지타운 로스쿨은 학기당 9~1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주간 대학원생이 1학기 동안 30학점을 이수하는 것과는 대비된다. 야간수업에서는 시간적 제약이 생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학점을 채우려면 1년 연장된다.

온라인 로스쿨은 실무교육 부분에서 제약이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온라인 강좌만 이수한 학생에게는 변호사 시험 응시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다. 온라인 학점은 한 학기 최대 4학점, 총 12학점까지만 인정한다. 무크 교육, 이러닝이 확산되는 추세에서 양질의 법학교육과 실무교육을 온라인이라는 플랫폼으로 어떻게 실현하느냐가 관건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확정된 야간‧온라인 로스쿨 방안은 없다.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해 야간․온라인 로스쿨 도입이 현실화된다면 그 가능성은 어떨까.

김명기 로스쿨협의회 사무총장은 “현재는 야간 로스쿨로 인가받은 곳은 없다. 오는 2학기부터 특정 과목을 개설해 야간에도 수업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며 “야간‧온라인 로스쿨이 도입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원자 선발 기준이다. 3년 법학 교육과정은 쉽지 않다. 그 과정을 통과하려면 로스쿨 입학 때부터 일정 수준 이상으로 선발해야 한다. 현재 주간 로스쿨에서도 합격률이 50%밖에 안 된다. 우리나라 변호사 시험은 미국과는 차이가 있어 난이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도 도입 이전에 정원 문제로 인한 갈등을 지적했다. 김 사무총장은 “온라인 로스쿨은 현재 2000명으로 고정된 정원 외에 50~100명을 방통대에 인가하겠다는 것이다. 40~50명 정원 인가된 학교는 정원 확대를 원하고 인가받지 못한 학교들도 로스쿨을 유치하고 싶어 한다. 그런 와중에 야간‧온라인 로스쿨 정원을 늘린다면 기존 정원도 줄이라고 반발하는 변호사 단체와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며 “입구와 출구가 한정된 우리나라 인가방식 로스쿨의 딜레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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