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설립신고 ‘참여노동조합’…배경에 노조간 갈등 있나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세 번째 노동조합이 생겼다. 

UNIST 참여노동조합은 24일 대학이 위치한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노조설립 신고를 하고 세 번째 노조로 출범했다. 국내 과학기술원 대학 중 사무직 직원의 노조가 세 곳이나 설립된 곳은 UNIST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UNIST 내에는 대표격인 민주노총 공공연구노조 UNIST 지부와 (대학 내 노조인) UNIST 노동조합이 있다.

공공연구노조 UNIST 지부는 지난 2013년 6월 세워졌으며, 현재 133명이 참여해 가장 많은 조합원을 보유하고 있다. UNIST 대학본부도 매년 이들과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다.

UNIST 노동조합은 작년 9월 설립됐으며, 노조 측에 따르면 현재 조합원은 51명이다. 참여노동조합은 조합원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UNIST 직원은 작년 기준으로 285명이다.

대학의 사무직 직원들의 노동조합 연대체는 네 곳이 있다. 한동안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대학노조), 한국노총 전국사립대노조연맹(사립대연맹)의 양강 체제였다. 

이런 구도는 각 상급단체를 탈퇴한 새 연대체인 전국국공립대노동조합(국공립대노조), 사립대 대학노동조합 정책연대(정책연대)가 생기면서 다각화된 상태다.

다만 공공연구노조 UNIST 지부는 개교 후 노조 설립 당시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과학기술원이라는 대학 특성상 대학노조 대신 정부출연연구원 등에 재직 중인 연구자들의 노조인 공공연구노조를 상급단체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로 생긴 UNIST 노동조합과 신생 참여노동조합은 연대체에 가입해 있지 않은 상태다. 

신생 참여노동조합은 노사창구 다양화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며, 향후 운영 방향이나 기존 노조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박상민 참여노동조합 위원장은 “기존 노조가 잘하는 지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 “노조를 새롭게 만든 건 다양한 의견을 가진 조합이 필요하다 생각했고,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좋은 대학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내막은 노조 집행부 사이의 갈등이라는 분위기도 전해졌다. 작년 첫 복수노조를 만든 이충일 UNIST 노동조합 위원장은 “기존 노조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게 우리와 새 노조의 공통된 인식이라 본다. 임‧단협도 예년 수준에서 개선되는 게 없으면서, 우리는 사무실도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호일 공공연구노조 UNIST 지부 위원장은 “우리 노조는 직원들의 복지와 상급단체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다른 활동을 하고 싶으면 다른 노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UNIST 측은 “노조 안에서 직원 사회에 이루고자 하는 지향점이 달라서 (새 노조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알려왔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최호일 민주노총 공공연구노조 UNIST 지부 위원장은 "우리 노조 집행부는 출범부터 이탈 없이 일하고 있어 집행부 내 갈등설은 사실이 아니다"며 다음과 같이 알려왔습니다.

"노조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 최호일 위원장은 "임금협상을 우선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3차 교섭까지 진행해, 다음 4차 교섭에서 임금 협상을 마칠 것으로 전망한다. 임금협상이 끝나면 단체협약을 진행할 것"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이어 "단체협약은 이번달 27일이 기존 협약 만료일이라 갱신절차에 들어갔으며, 이미 UNIST 노조와도 창구단일화를 진행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임·단협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이충일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최호일 위원장은 "공공연구노조 가입 후 2015년 11월 단체 임금교섭을 진행할 당시 노동자에게 불리한 임금피크제 도입 내용을 담은 협약이었다. UNIST는 작년 1월에야 기타공공기관에 지정돼 임금피크제 도입 의무가 없어 사인하지 않았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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