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신일용 기자】상지대에 김찬국 총장이 들어선지 올해로 6년. 이제 상지대는 과거 분규대학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명실상부하게 민주사학의 귀감으로 자리를굳혔다.

이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대부분의 대학이 앞다퉈교직원의 팀제·연봉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으나 이 대학은 사정이 판이하게 다르다.

지난해말 대학당국이 팀제 도입을 골자로 한 직제개편을 시도하기는 했으나 직원노조가 반대하자 대학측은 이를 전면 보류했다. 단, 각종 대학평가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새롭게 구성한 '대학평가팀'을 팀제에 가깝게 운영하고 있으며 기획처 산하 기획예산과의 경우 내용상 팀제형식을 띄고 있다.

이는 이 대학이 향후 팀제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로 대학당국과 노 조의 합의 아래 시범 운영되고 있는 것.

이 대학은 또한 인위적인 인력감축을 전혀 하지 않았다. 대학 정서상 인력감축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대신에 각종 예산의 감축을 통해 구조조정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대학내 각종 회의에 식비 등으로 지출되던 회의비 항목을 완전 삭제했으며 직원출장비, 업무추진비 등 예산도 대폭적인 감 축을 단행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줄이기만 하지는 않았다. 대학시설투자 비용은 오히려예년에 비해 늘렸다. 올해 학생회관 증축 예산으로 30억원, 노천극장 건축 예산으로 2억원을 새롭게 책정하는 등 꼭 써야 할 돈을 아끼지는 않았다.

이렇듯 비교적 합리적이며 대학 구성원들의 합의에 기초한 구조조정의 수행이 가능한 비결은 무엇일까. 이 대학만의 독특한 의사결정 기구인 '대학발전기획위원회'의 면면을 보게되면 그러한 의 문은 자연스레 풀린다.

대학의 중요사항에 대한 의결권을 갖는 이 기구에는 보직교수 대표, 평교수 대표, 교직원대표, 학생대표 등이 동동한 자격을 가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부총장·기획처장 등 보직 교수 5명, 각 단대별 평교수 대표 6명, 교수협의회 대표 1명, 직원노조 대표 1명, 총학생회 대표 1 명, 총동문회 대표 1명, 기타 부설기관 대표 5명 등 총 20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학내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효과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이다. 특히 부총장이위원장을 맡고 있어 자칫 유명무실해지기 쉬운 기구의 위상을 높였다.

이 대학 기획처의 한 관계자는 "학내에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업무가 늦어지더라도 최대한 합의를 도출해 올바르고 합리적인 구조조정 방향을 모색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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