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료 낮은 지역사립대 동결부터 30% 인하까지 천차만별…"적자 각오" 한 목소리
[한국대학신문 대학팀] 교육부가 4일까지 대입전형료 인하 계획을 제출하도록 한 가운데, 대학들은 막바지 논의에 한창이다. 대체로 대입 전형료 수준이 높은 서울 주요대학은 15% 안팎으로 인하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송원대는 30% 이상, 단국대, 인천대, 청주대, 중원대, 건국대 글로컬캠퍼스는 20% 이상 큰폭으로 대입전형료를 인하했다. 그러나 이들 대학은 대의에 따라 자구노력을 기울인 것이지 그만큼 인하 여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서울주요대학 15%선 인하= 4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서울대는 15.5%, 연세대는 15~16% 인하 계획을 내세웠다. 연세대 특기자전형은 15% 인하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올해 15만원에서 내년도 전형료는 12만7500원이 된다. 고려대는 아직 논의 중이다.
중앙대와 이화여대, 동국대, 광운대, 숙명여대, 한국외대, 국민대, 가톨릭대 광운대, 삼육대, 서경대, 한성대는 모두 15%대 인하 계획을 세웠다. 앞서 경희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입학처장이 속한 서울 9개 대학 입학처장협의회에서는 최근 15% 정도 내리기로 결정한 바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전체 일반대학에 올해 2018학년도 수시모집부터 대입전형료 인하계획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전형별 인하 계획을 취합한 뒤 25일쯤 대학들의 올해 전형료 인하율 수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대입전형료 인하 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된 대학을 대상으로 서류 및 현장조사 등을 통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연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대입 지원자 3만명 이상’ 대학 25개교는 2017학년도 대입 전형료 수익에 대한 집행 내역을 제출한 상태다.
주요대학 중 교육부가 제시했던 25% 인하안에 가까운 대학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교인 단국대가 유일하다. 단국대는 25.6%를 인하할 계획이다. 각 대학마다 여건이 다르고, 단국대의 경우 입학처 직원의 수당을 깎는 등 자구 노력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단국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 수도권 지역 사립대들을 살펴보면 가천대는 17%, 세종대는 16.1%를 인하하기로 했고, 성균관대와 한국항공대, 아주대, 경희대는 10~15% 인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수도권 사립대는 이번 인하 정책에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지원자 3만명 이상 규모의 한 서울소재 사립대 입학처 관계자는 “저소득층 학생들은 이미 전형료가 낮고, 특기자 전형의 전형료가 비싸다. 예체능계 입시 공정성을 위해 실기위주 전형은 평가위원 수와 수당이 비싸기 때문”이라면서 “상대적으로 집안이 부유한 학생들이 전형료 인하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수도권 사립대 입학처 관계자는 “수도권 대학들은 비율이 적어보여도 원래 수익 규모가 있기 때문에 더 큰 액수가 손실된다. 우리 대학 역시 10% 이상 대입전형료 수입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거점국립대 10%, 지역중심국립대 5% 이상= 국립대는 대체로 5~11% 인하 계획을 내놨다. 2017학년도 입시에서 평균 전형료는 4만9437원으로, 국공립대 전형료는 3만3092원 수준으로, 사립대 5만3022원보다 약 2만원 낮다. 그러나 일찍이 국립대 총장들은 김상곤 부총리와의 상견례 자리에서 대입전형료와 입학금 인하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본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지역거점국립대 중 강원대와 전북대, 충북대, 경북대, 충남대 부산대 등은 10% 수준에서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역중심국공립대의 경우 강릉원주대 11%, 금오공대와 안동대는 10%대, 한밭대와 창원대, 부경대, 한국해양대는 5% 수준에서 낮추기로 했다.
지난 2013년 시립대에서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된 인천대는 24%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허진 인천대 입학처장은 “원래 20% 수준의 인하를 검토했으나 조동성 총장의 지시로 24% 인하안을 제출했다”면서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되지만 국립대로서의 책무를 해야 한다는 뜻이 강해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미 전형료 낮지만 국고사업 연계 때문에…”=지역 사립대의 경우 서울 주요 사립대보다 대입전형료가 낮은 편이지만 인하율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파악한 바 가장 큰 비율로 전형료를 낮추는 대학은 송원대(37.9% 인하)다.
20% 이상 인하하는 대학은 청주대(22.4%)와 중원대(23%), 경일대(20.3%) 건국대 글로컬캠퍼스(20.6%) 등이다. 청주대는 일찍이 22.4% 수준을 인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하율이 15~20% 구간에 해당되는 대학은 13~18.2%를 인하하는 목원대, 광주대(15%), 광주여대(16.2), 코리아텍(16.2%), 세명대(16.5%), 대신대(15.7%), 영남대(17.7%), 동신대(17.7%) 대구대(17.9%), 한남대(15.2%), 한림대(15%), 계명대 등이 있다.
건양대(11~15.3%), 동양대(14%), 경남대(13.4%), 우송대(12%대), 배재대(11~12%), 대전대(10~12%), 우석대(11.7%), 대구한의대(11.1%) 동국대 경주캠퍼스(10%) 경운대(10%), 부산외대(10~15%), 호남대(10~15%), 호원대(10.9%) 등은 10~15% 인하 구간에 해당한다.
한라대와 경동대, 김천대는 10% 미만으로 줄인다고 밝혔다. 상지대는 동결하기로 했다. 이들 대학은 대입전형료를 더 낮출 여지 없이 실비로 운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 지역 사립대 입학처장은 “전체 대학 평균 입학전형료가 4만9500원 수준인데 우리는 3만원 정도다. 인하할 여지가 남아서가 아니라, 교육부가 겁을 줘서 내리는 것이다. 안 그래도 힘든데 더 힘들어진 대학 상황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