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채용 계획 발표 필기는 10월 21일…기보는 한은과 동일 ‘A매치’ 퍼즐 맞춰지나

나머지 금융 공기업도 한은 따를 가능성 커…반면 지난해 달랐던 금감원, 올해에는?

▲ 한국은행 홈페이지에 게시된 전경. (사진=한국은행)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한국은행이 2018년도 신입직원(종합기획직원 G5) 채용 안내를 잠정적으로 확정하고 이를 공고했다. 지원서 접수는 오는 9월 중 시작된다. 무엇보다 금융 공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 필기시험은 10월 21일로 예정됐다. 채용예정인원은 미정이지만, 지난해 한국은행 채용인원인 64명 수준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발표를 시작으로 금융 공기업들의 하반기 채용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이에 나머지 금융 공기업들의 공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제까지 금융 공기업들은 관행적으로 필기시험을 같은 날 시행해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금융감독원이 취업 준비생들의 선택폭을 확대한다는 방침으로 필기시험을 나머지 금융 공기업들과 다른 날을 시험일로 잡았다. 올해 금감원 공고에 더욱 큰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필기시험 5대 응시과목은 예년과 동일하며, 채용 규모는 조만간 공지를 할 예정”이라며 “작년에는 64명을 채용했으며, 올해 확정안은 8월 중순 경에 공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인재채용 목표제 등 세부적인 계획들도 그때 발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금융 공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준비생들은 필기시험이 있는 날을 이른바 ‘금융 A매치 데이’라고 부르곤 한다. 한국은행 등 주요 금융 공기업들이 2000년대 이후부터 관행적으로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러 왔기 때문이다. 스포츠에서 국가대표팀 간의 경기가 몰려 있는 날을 가리켜 ‘A매치 데이’라고 부르는 것에 빗댄 표현이다. 결국 취업 준비생들은 어려운 서류전형의 벽을 통과했다 하더라도 1곳의 필기시험을 보러 가는 순간 나머지 금융 공기업을 포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 자동차부품 관련 대기업에서 대리로 근무하고 있는 최모(29)씨는 한때 금융 공기업을 목표로 했던 취업 준비생이었다. 최씨는 “같은 날이더라도 시간차가 있으면 필기시험을 칠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취업 준비생은 거의 하나만 골라야 할 현실적인 벽이 존재한다”며 “금융 공기업에 지원하는 수험생의 공부 강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준비 중인 사람들로서는 부담감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금융 A매치 데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당분간 ‘금융 A매치 데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필기시험 일자가 같은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매번 한국은행이 먼저 공지를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금융 공기업들은 나중에 한국은행과 같은 날로 맞추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로 필기시험 일자를 맞추자고 사전에 협의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의 채용 잠정안이 이미 나왔고, 확정안도 곧 나올 예정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수출입은행·산업은행·기업은행·기술보증기금·금융감독원 등 나머지 금융 공기업의 채용 일정도 속속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필기시험 일자를 언제로 잡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금융감독원은 그동안 ‘금융 A매치 데이’로 필기시험을 맞춰 오다가 지난해 시험일을 다르게 잡았기 때문이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취업 선택폭을 확대해주기 위한 배려 차원이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관행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였다며 “취업 준비생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채용 인원과 일정 등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술보증기금은 필기시험을 한국은행과 같은 10월 21일에 치르는 것으로 확정했다. 부산이 본사인 기술보증기금은 8월 28일부터 9월 14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하며, 1차 실무자 면접에 이어 2차 임원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방침이다.

나머지 금융 공기업들은 아직 확정된 채용 안내를 공고하지 않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9월 초에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라며 “필기시험은 10월 가운데 하루로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행과 필기시험일이 같을지 여부는 현 시점에서 말씀드릴 사항이 아닌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라 채용 규모를 20여 명으로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31명을 채용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채용계획이 나오지 않았다”며 “하지만 채용일정은 예년과 유사하게 치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50명을 채용했고, 올해에도 비슷한 47명 정도로 뽑을 것이라 전망된다.

2016년 직원 1인당 평균연봉 7043만원, 대졸 신입사원 초봉 3360만원인 예금보험공사는 꿈의 금융 공기업이다.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도 가장 가고 싶은 직장으로 분류돼 경쟁률이 높기로 유명하다. 지난해 30명 채용모집에 지원자만 4957명이 몰려 경쟁률이 165대 1을 기록했을 정도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수준과 동일한 30명 정도를 뽑을 생각”이라며 “채용일정 등 구체적인 내용들을 정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기업은행도 아직 채용 인원과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다. 기업은행은 8월 말에서 9월 초에 채용 공고를 게시할 계획이다. 채용 목표치는 467명으로 두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88명을 선발한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창출 등 증원 가능성도 있어 상황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9월 말에서 10월 초에 채용공고를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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