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사회·통합과학 신설…EBS 연계율 유지 여부도 쟁점

▲ 2021학년도 수능개편 시안 주요 내용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베일에 쌓여있던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이 나왔다.

절대평가는 7개 과목 중 4개 또는 전 과목 확대안으로 좁혀졌다. EBS 연계율을 70%에서 단계별로 낮출 것인지 연계율은 유지하고 연계방식을 변경할 것인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문·이과 학생 모두 고1 수준으로 신설·출제되는 ‘통합사회·통합과학’에 응시하게 된다.

교육부는 10일 오전 10시 30분 정부세종청사 제4공용브리핑룸에서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2020년 말에 응시하게 될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2021학년도 수능부터 시험과목으로 ‘통합사회·통합과학’을 신설한다. 이는 모든 학생이 인문사회와 과학기술 분야의 기초 소양을 함양할 수 있도록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신설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를 반영한 것이다.

대신, 사회탐구/과학탐구와 같은 선택과목은 기존에 최대 2개 과목 선택에서 1개 과목 선택으로 줄일 계획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현재와 동일하게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선택 1과목(사회탐구/과학탐구/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 등 최대 7과목까지 수능 시험을 응시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수능 출제범위는 2015 개정 교육과정상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으로 한다. △국어 △수학 △영어 △선택 △제2외국어/한문은 현재와 유사한 수준(고1~3)에서 출제하며, 한국사 과목과 통합사회·통합과학 과목은 모든 학생들이 이수하는 공통과목이라는 교육과정의 특성상 고 1 수준으로 출제한다.

한국사는 현행 수능과 마찬가지로 응시 필수과목으로 미응시할 경우 성적표가 제공되지 않으며, 다른 과목들은 자유롭게 응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교육부는 과목별 구체적인 출제범위와 문항 수, 배점, 시험시간 등은 개편안이 확정된 이후, 후속연구를 통해 2018년 2월 말까지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7개 전과목 또는 4개로 절대평가 확대=2021학년도 수능부터는 절대평가 적용 과목을 일부 과목 또는 전 과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한국사에,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에 절대평가 체제를 적용해 왔다.

1안은 통합사회·통합과학과 제2외국어/한문 과목까지 4개 과목을 절대평가하는 방안이며, 2안은 7개 과목 모두를 절대평가 하는 방안이다.

4개 과목만 절대평가 할 경우 수능체제 변화를 최소화해 대입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높고, 수능 변별력을 유지할 수 있어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거나 재수생 및 검정고시 응시생들에게 재도전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암기식 문제풀이에 몰두한다는 현행 교육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상대평가 과목에 몰두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반면 전과목 절대평가안이 채택될 경우 수능에 대한 수험생들의 부담이 줄고 학교 중심 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수능 변별력이 낮아져 학생부전형이 확대되면 내신 경쟁이 과열되고, 논술이나 면접 등 다른 전형요소에 대한 사교육 부담이 늘어날 우려도 제기됐다.

교육부는 시안 마련을 위한 교사, 학부모, 입시전문가, 대학관계자 등의 의견수렴 결과, 대체로 수능 절대평가로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했으나, 적용 범위에 대해서는 대입 안정성 차원에서 신중한 입장이 다수였다고 설명했다.

수능 절대평가 적용 범위에 대해서는 향후 권역별 공청회에서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 말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 대학입학수시박람회에서 수험생들이 각 대학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DB

■EBS 연계율 낮아지거나 간접연계로= 의견수렴이 필요한 사항은 또 있다. 수능과 EBS 연계율을 2019학년도 수능부터 단계적으로 낮추거나 폐지하는 1안, 연계율은 유지하되 지문을 직접 제시하는 현 직접연계에서 간접연계로 변경하는 2안이다.

수능-EBS 70% 연계를 유지해왔으나, 교과서 대신 EBS 교재 문제풀이 수업, 영어지문 해석본 암기 등 학교 현장의 교육이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BS 연계율을 축소 또는 폐지할 경우 국어 과목에서 한글 지문 해석본을 암기하는 등 문제풀이에 쏠려 학교교육이 왜곡되는 현상를 해소할 수 있지만, 취약지역의 경우 수능에 충분히 대비하기 어렵고 사교육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연계율을 70%로 유지하되 연계방식을 간접연계로 변경하거나 EBS 교재를 개선할 경우 현 제도에 대한 안정성과 사교육 억제효과는 있지만, 학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정도와 EBS 연계 체감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는 수능 EBS 연계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이번 의견수렴 결과 등을 바탕으로 후속 연구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수학영역 분리·제2외국어 절대평가= 수학 영역은 그대로 ‘가/나형’으로 분리 출제한다. 소질과 적성, 희망 진학계열 등을 고려하여 학생이 선택 응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교육부는 문·이과 구분 없는 융·복합 인재 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수학을 통합 출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진학하고자 하는 분야의 학습 요구도에 따라 응시가 가능하도록 수학을 분리 출제하는 것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과학탐구 영역에서 △물리Ⅱ △화학Ⅱ △생물Ⅱ △지구과학Ⅱ 등 과학Ⅱ 과목은 수능 출제 범위에서 제외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학생의 진로를 위해 교과 융합, 심화 수업 등을 하도록 설계된 진로선택과목으로 분류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직업탐구 영역은 일반고와 특성화고 간 교육과정 차이를 고려해 유지하되, 기존 10과목에서 1과목으로 통합 출제하기로 했다. 그동안 특성화고를 졸업한 학생의 진학률이 감소하면서 매년 직업탐구 영역 응시규모가 줄어들고 있으나, 일반고와 특성화고 간 교육과정 차이를 고려하여 직업탐구 영역은 유지할 계획이다. 대신, 출제과목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를 반영해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신설된 ‘성공적인 직업생활’이라는 전문공통과목 1과목으로 통합 출제하기로 했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세계화·다문화 시대에 제2외국어 교육의 필요성을 고려해 유지하되, 절대평가를 적용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로써 그동안 제2외국어 학습을 충분히 하지 않은 학생들이 상대평가에서 높은 상대등급을 받기 위해 아랍어 등으로 몰리는 왜곡된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수능시험 개편은 ‘문·이과 구분 없이 인문사회·과학기술 기초 소양을 지닌 융·복합 인재 양성’을 목표로 2015년 9월에 확정 고시된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2016년 3월부터 교육과정 전문가, 평가 전문가, 현장 교원 등으로 수능개선위원회(위원장 김성열 경남대 교수)를 구성했으며, 이규민 연세대 교수(교육학부)를 책임연구자로 수능 과목 및 평가체제 등을 연구하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시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공청회 등을 통해 수렴된 의견들을 종합해 이달 말인 31일 2021학년도 수능 개편 확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공청회는 11일 오후 4시 서울교대 종합문화관을 시작으로 △16일 오후 4시 전남대 용봉홀 △18일 오후 4시 부경대 대학본부 2층 대회의실 △21일 오후 4시 충남대 정심화국제문화회관 백마홀 순으로 4차례에 걸쳐 권역별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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