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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생각] “인종차별 인식 개선에 앞장설 것”정진성 서울대 교수(사회학)
장진희 기자  |  april629@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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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3  10: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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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성 서울대 교수 (사진= 장진희 기자)

[한국대학신문 장진희 기자] “처음 위안부 문제가 국제사회에 나왔을 때만 해도 ‘UN에 나가서까지 떠드냐‘며 국내 반응이 좋지 않았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문제 해결을 응원하는 국민의 관심이 뜨겁다. 위안부 문제가 외교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 인권 문제로 다뤄질 수 있도록 UN 인권차별철폐위원 활동을 통해 노력할 것이다. 잊고 싶은 기억이라고 묻어두면 안 된다.”

일본군 위안부 연구 권위자인 정진성 서울대 교수(사회학)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UN 인권소위원회 정위원, UN 인권이사회 자문위원 등을 역임하며 꾸준히 국내외에서 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집중해 온 학자다.

정 교수는 이런 활동 경력을 바탕으로 지난 6월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국제 인권 논의의 핵심기관인 UN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됐다. 내년부터 4년간의 공식적인 임기가 시작되기 전, 세계에서 18명만이 들어갈 수 있는 위원회에 한국인 최초로 그것도 여성위원으로 참여하게 된 소회를 들어봤다.

정 교수는 한국인 여성 사회학자로서 UN 인종차별철폐위원으로 활동하게 돼 국제사회에서 다소 새로운 시각으로 인종차별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종차별철폐위원으로 선출된 것이 개인적으로 도전적인 경험이 될 것이다. 이제껏 인권 문제는 법학 분야로 연계된 측면이 있다. 차별금지법 등으로 인권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으로 차별하고 따돌리는 것은 막을 수 없다. 사회학자로서 뿌리 깊이 박힌 인종차별 인식개선이 중요하다는 것을 연구하고 알릴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 교수는 그동안 인종 차별이 서구권에나 있다고 여겨진 경향에 대해서도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에서는 아시아가 단일민족 국가라 인종 차별 문제가 덜 심각하다고 알고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국내만 해도 외국인 노동자, 결혼 이주민 여성, 조선족에 대한 차별 등이 있지 않나. 이런 문제를 알리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UN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는 일본 내 움직임에 대해 규탄하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정 교수 역시 “위안부 문제는 UN 인권 관련 기관에서 주요하게 바라보는 이슈 중 하나”라며 “내가 활동하게 될 인종차별철폐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일본 정부가 계속 보수화해서 위안부 문제 진실을 밝히려고 하지 않아 쉽지는 않겠지만, 위원회에 위안부 문제가 보고되면 앞으로 강하게 일본 정부에 경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래서 아마 일본 정부는 내가 위원이 된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UN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가입국을 상대로 해당 국가의 인종 차별 실태 등을 심사하고 인종차별철폐협약 이행 여부에 따른 권고를 맡는 기관이다. UN 안전보장이사회처럼 가입국에 강제성을 부여하지는 못한다.

정 교수는 “대신 ‘네이밍 앤 셰이밍(naming and shaming)’ 조치를 통해 해당국이 차별을 개선하도록 도덕적 압력을 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나라별 보고서를 심의할 때 정부의 보고서 외에 시민단체의 보고서가 아주 중요한 근거자료가 된다. 이를 ‘섀도 리포트(shadow report)’라고도 한다. 이들의 목소리를 잘 반영해 정부가 인종 문제를 개선하도록 강한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성 교수는 위안부 문제 외에도 여성인권 및 학생인권 등 소수자 인권 개선을 위해 평생을 걸어왔다. 이 같은 삶의 배경에 대해 정 교수는 초등학교 6학년 때의 경험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학생들이 성적으로 줄 세우기를 해서 꼴찌 한 친구를 마구 놀려댔다. 어린 나이에도 그게 너무 잘못됐다고 느꼈다. 당시 가정부들이 차별을 받는 데 대한 문제의식도 있었다. 그렇게 성인이 되고 보니 이게 사실 내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꼈다. 서울대 사회학과에 입학했을 당시 여학생이 나 한 명이었고 대학원에 들어가서도 남자들한테 밀려나는 걸 경험했다. 자연스럽게 여교수로서 내가 목소리를 내야만 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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