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다빈씨(왼쪽)가 김성익(오른쪽) 총장과 함께 지난 18일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한국대학신문 장진희 기자] 삼육대(총장 김성익)가 지난 18일 오전 열린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발달장애인 김다빈 씨가 졸업장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자폐성 장애 3급 진단을 받은 김다빈씨는 6살 때 어린이집에서 피아노를 배우며 처음 음악을 접하게 됐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는 첼로를 배우기 시작했다. 취미였지만 콩쿠르에 나가 여러 차례 입상할 정도로 실력이 일취월장하자 자연스레 음대 진학에도 욕심을 냈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며 하루 7~8시간씩 첼로 연습에 몰두했다. 그 결과 지난 2012년 경쟁률이 4대 1이 넘었던 삼육대 음악학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장애인 특별전형이 아닌 일반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이룬 성과였다.

학업 과정은 쉽지 않았다. 발달장애 특성상 사회성이 부족하고 이해력이 떨어져 기본적으로 교수님의 강의 내용을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강의 자료를 무조건 읽고 또 읽고 외우는 방법으로 공부를 하며 시험을 치렀다. 답답하고 지난한 과정이었다. 몇몇 교양과목은 중도에 포기한 적도 있었지만, 노력 끝에 좋은 점수를 얻었고, 매 학기 장학금도 받을 수 있었다. 

삼육대 장애학생지원센터의 도움도 컸다. 삼육대는 장애인들의 학교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도우미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김 씨에게 배정된 수업도우미는 강의 내용이나 과제물 제출 등을 체크해줬고, 수업 내용 중 미처 파악하지 못한 부분도 보완해줘 진도를 따라가는 데 도움을 줬다. 또 학교생활을 하며 기타 필요한 것들은 장애학생지원센터 담당자에게 요청해 언제든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김씨의 어머니 유한숙씨(54)는 "제가 한 건 다빈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믿고 맡기며 교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애쓴 것"이라며 "저보다는 담당 교수님과 장애학습지원센터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김씨는 하트하트재단이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에서 첼로 수석을 맡고 있는 한편, '해피스쿨'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해피스쿨이란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초·중·고교를 찾아 비장애인 학생에게 강연과 연주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졸업 후에도 다빈 씨는 강사와 첼리스트 활동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장애예술인으로서 전공을 살려 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씨는 "내게 음악은 나의 삶을 행복하게 해 주는 내 마음을 전하는 이야기"라며 "음악을 하는 이유는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음악이고 가장 좋아하는 것도 음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졸업 후에는 아름다운 연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전하는 첼로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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