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구대 학위수여식서 박사학위 수여 예정

▲ 장애를 극복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우호씨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중증 시각장애(1급)를 딛고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해 영어교사로 일하고 있는 이우호씨가 오는 25일 대구대에서 박사 학위를 수여 받는다. 불굴의 의지로 장애를 극복한 이우호씨는 타의 모범이 돼 이날 총장 공로상도 함께 받을 예정이다.

2013년 대구지역 최초로 특수교과가 아닌 일반교과(영어)에 합격한 그는 경북여고와 대구예담학교에서 현직 영어교사로 일하면서도 틈틈이 졸업 논문을 준비해 왔다. 박사 논문 제목은 ‘시각장애학교 중등학생의 학습동기, 학습태도, 영어 학업성취도 간의 관계’. 전국 12개 시각장애학교 중등학생 236명의 기초자료를 수집해 학습동기와 학습태도, 영어 학업성취도 간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그는 “임용시험 합격 전 시각장애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던 경험이 이 논문을 준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의 삶은 굴곡의 연속이었다. 이우호씨는 20대 초반 군입대를 앞두고 신체검사를 받던 중 ‘망막 색소변성증’ 판정을 받았다. 이후 병세는 급속히 악화돼 24세 때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1급 시각장애인이 됐다. 20대가 넘어 그에게 닥쳐온 시각장애의 시련은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고, 이후 좌절과 시련은 계속됐다.

하지만 1999년 재활 훈련을 위해 다니기 시작한 시각장애학교에서 교사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2001년 영어교사의 꿈을 안고 대구대 사범대학 영어교육과에 입학했다. 넉넉지 않은 가정 형편으로 두 번의 휴학을 하며 2006년에야 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대구대 교육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2010년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대구광명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임용고시 수험생으로서 ‘주경야독’하는 생활을 병행했다. 그는 수차례 도전 끝에 2013년 대구 지역에서 처음으로 특수교과가 아닌 일반교과에 합격한 시각장애인 선생님이 됐다.

임용시험 합격 후 4년. 그는 오는 25일 영예의 박사 졸업장을 받기 위해 대구대 학위수여식 단상에 오른다. 그는 졸업식을 앞둔 시점에 “모교인 대구대에서 학부와 석·박사 과정을 공부하며 울고 웃었던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면서 “많은 고난과 시련을 겪고 있는 후배 시각장애인들에게 ‘저 같은 사람도 해내니 절대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마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대구대는 이우호씨 포함, 시각장애인 졸업생 3명에게 ‘점자 학위증’을 수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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