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과학은 종교 활동…연구에 유사과학 개입했으면 우수한 성과 낼 수 없었을 것”

▲ 왼쪽부터 박성진 중기부 장관 후보자, 문미옥 과기보좌관.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성진 포항공대(POSTECH) 교수의 창조과학회 이사 활동에 대해 “연구 관련 주무부처가 아니라, 기술을 갖고 사업자를 도와주는 정책을 책임지는 장관”이라며 “개인의 종교활동은 검증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문 보좌관은 과학계가 박 후보자의 창조과학회 활동 전력을 문제 삼는 것을 두고 2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같이 밝혔다. 과학기술보좌관은 청와대 정책실 직속 차관급 보직으로 범부처 4차 산업혁명 대응과 과학기술발전 전략을 전담하는 직책이다.

문 보좌관은 자신이 후보자 인선 검증에 참여했던 것은 아니라면서도 “개인의 종교활동에 대해서는 검증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안다. (박 후보자가) 창조과학 신봉자라기 보다 과학계에 기독교 교인들이 많으니 활동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자가) 기초과학을 전공했던 사람도 아니고 기계공학자다. 학문적인 부분에서 유사과학이 개입이 됐다면 20년 넘게 우수한 연구성과를 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연관될 개연성이 거의 없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창조과학자 중) 억지주장을 하는 분들이 있다. 과학적 원리와 결과들을 조언을 해서 조작하고 그런 분들이 있다”며 “학문적 부분에서 유사과학적 이슈가 발견된다면 논란을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박 후보자를 초대 중기부 장관으로 지명한 데는 벤처기업 엘레포스, 세타백에서 근무하고 POSTECH 기술지주 대표이사를 맡았던 경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문 보좌관은 “검증을 하다 보니 연구 성과만 좋아서는 안 되고, 창업도 해 보고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창업을 적극적으로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한 배경을 높이 샀다. 기술 기반 벤처 창업을 활성화하는 (중기부) 목적에 (박 후보자가) 적임자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분(박성진 후보자)이 맡을 일이 과학을 연구하는 것을 지원하기보다 과학적, 기술적 성과를 바탕으로 해서 창업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우려가 나오는 것처럼 (창조과학이 후보자의) 학문적 성과에 영향을 끼쳤는지 봐야 하겠지만 그런 것은 없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성진 후보자는 논란이 일자 25일 한국창조과학회 이사직을 사임했다. 창조과학은 진화론과 현대 과학의 결과물인 지질론, 우주론 등을 부정하며, 대신 성경에 나오는 천지창조를 과학적 사실로 받아들여 ‘유사과학’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박 후보자가 이사로 활동한 한국창조과학회는 학회의 설립 목적으로 "인간, 생물체, 우주 등에 내재된 질서와 조화가 우연이 아닌 지적설계에 의한 창조물임을 과학적으로 증거하고 있으며, 이 시대가 만물의 기원에 대한 바른 시각을 갖고 창조주 하나님을 인정하며 경외하도록 하는 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는 단체다.

앞서 6월에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진화론과 창조론을 놓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미래부 장관으로서 답변하기가 적절치 않다"고 답해 창조과학에 호의적이라는 논란이 일자 당시 미래부(현 과기정통부)는 "장관 후보자는 창조과학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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