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먼 다이슨 외 지음 드와이트 엮음 하연희 옮김 《어느 노과학자의 마지막 강의》

자신이 연구하는 학문의 선구자를 만날 수 있다면 또는 전설처럼 위대한 업적을 남긴 위인을 볼 수 있다면 어느 학문이라도 열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리학 교수인 드와이트는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세계적인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과의 만남을 시도했다. 답장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학생들에게 편지를 쓰게 했고 그 편지는 고스란히 다이슨에게 전달됐다.

그리고 프리먼 다이슨이 학생들의 질문에 친절히 응답하면서 후학들과 20년에 걸친 과학 강의가 시작됐고 드와이트는 이 강의를 《어느 노과학자의 마지막 강의》로 묶었다. 이들은 단순히 물리학만을 공부하는 게 아니라 과학자로서의 인류적 성찰까지도 이야기했다. 

프리먼 다이슨은 2000년도에 특정 신앙 전통이나 신에 대한 관념을 부각시키지 않고 신의 다양한 현현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여정을 기리는 상인 템플턴상을 수상하면서 “지속되는 과학 혁명을 통해 빈부 격차가 격심해지지 않고 모든 이들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이슨 교수는 과학과 종교를 넘어서 인류를 위한 더 나은 길이 무엇인지, 올바른 과학자의 길은 어떤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왔던 것이다. 그리고 이 고민은 후학들과의 20년에 걸친 강의로 해답을 찾아가고 있었다. 

한편 프리먼 다이슨은 과학과 종교 외에도 개인적인 인류적 성찰과 반성을 이야기했다. 다이슨 교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연구하고 동원했다.

하지만 후에 다이슨은 자신이 전쟁기기의 부품이 됐다고 회상하며 “윤리적 원칙을 하나둘씩 버리다 보니 결국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이슨은 치부가 되는 경험과 감정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앞으로의 과학자가 될 후학들에게 자기 반성과 성찰로 응대했다.

이처럼 프리먼 다이슨의 강의는 과학자이기에 앞서 사람으로서의 세계에 대한 철학과 견해를 이야기하면서 미래의 과학자들에게 올바른 윤리와 행동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생각의길/2만2000원)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