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A 학문수요 무궁무진하지만 학문 체계화 없이는 발전 어려워”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한국은 원조 수혜국이었지만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국제사회에 도움을 주는 원조 공여국이 됐다.”

교육부 최영한 국제협력관은 지난달 16일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생 졸업 행사에서 외국인장학생 446명 귀국 환송회를 열고 이렇게 말했다.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이 지원하는 국제장학프로그램은 해외 인재를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 교육을 경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은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24번째 국가로 가입된 나라다. 2019년은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 10주년이 된다. 공적개발원조(ODA)는 개발도상국의 경제적·사회적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정부개발원조 사업이다. 한국의 ODA의 역사는 짧지만 정부는 적극적으로 ODA에 앞장서고 있으며,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해외 인력을 많이 파견한다.

대학가에서도 국제개발협력 인재를 양성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부산대는 16개 개도국 공무원을 초청해 한국의 ICT 기술을 전달하는 석사학위 과정을 개설했다. 지난달 23일 인천대는 인천 최초로 ODA 도서관을 개관하고 국제원조와 관련한 자료 700여 종을 전시했다.

그 수는 많지 않지만 이미 관련 학과를 갖추고 국제개발원조 인재들을 육성하고 있는 대학들도 있다. 대학 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국제개발학과’ 혹은 ‘국제개발협력학과’를 개설하고 있는 대학은 4곳(부경대ㆍ성결대ㆍ수원대ㆍ영남대), 대학원은 5곳(극동대ㆍ서울여대ㆍ영남대ㆍ한경대ㆍ한동대)이다.

성결대는 국제개발협력학부에서 이 과정을 가르친다. △계획학 △경제학 △행정학 △사회학 등 다양한 관련학문을 연계한다. 특히 성결대는 △지역연구 분야 △경제 분야 △계획 분야 △국제개발협력 분야 4대 영역의 커리큘럼을 으로 보다 촘촘한 연구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부경대도 국제화와 세계화 추세에 발맞춰 국제·지역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국제개발협력이슈 △국제개발협력사업관리 △국제개발협력실천전략 등의 커리큘럼을 통해 이론과 실무를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국제개발학과의 규모나 교과목 구성, 전임교원 확보 등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임형백 성결대 국제개발원협력학부장은 “ODA 분야는 매년 2조 7000억원의 예산, 30개 이상의 정부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만큼 전망있는 학문임에는 분명하다”면서도 “응용학문이기 때문에 지역 연구 분석에 대한 탄탄한 기초 과목을 갖춰야 하지만 관련 전임교수가 부족해 비전공자를 영입하는 학교도 많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국제개발협력학 관련학과의 안정과 성장 가능성 측면에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이태주 한성대 교수(개발인류학)는 “대부분 학부에서 국제개발학과가 만들어지는 목적 중 하나가 프로젝트나 정부 용역 수주”라며 “비전문가 교수로 구성될 가능성도 있고 이 때문에 학과의 존립이 불안정한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장대업 서강대 교수(한국학)도 “영미권에서는 발전학 등의 (ODA)관련 학문이 이미 활성화 됐지만 한국에서는 국제개발협력에 관해서는 몇몇 대학에서 국제학이나 국제관계학의 ‘곁다리 학문’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관련 학과의 필요성과 시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태주 교수는 “ODA 분야의 시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ODA를 국가 차원에서 이끌어왔다면 이제는 국제 금융분야나 글로벌 기업들이 사회적경제 강화 차원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국제원조·개발과 관련한 NGO와 시민사회에서의 활동 영역도 확대되고 있어, 긴 안목에서 볼 때 엄청난 성장 속도를 가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학부 차원에서부터 학생들을 이론적·실무적으로 교육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양성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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