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 50여 명 모여 사회공헌교수협의회 출범

유영제 초대 회장 “美 미네소타 프로젝트처럼 서울대도 개발도상국 체계적으로 지원”

▲ 지난달 30일 열린 사회공헌교수협의회 창단식에서 유영제 협의회장이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미국이 미네소타 프로젝트로 서울대 발전에 큰 도움을 준 것처럼 서울대도 개발도상국을 체계적으로 도와 글로벌 인재를 배출하고 사회 공헌을 실행하겠다.”

각 전문 분야에서 개별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온 서울대 교수들이 힘을 모아 사회공헌교수협의회를 출범하고 지난달 30일 관악캠퍼스 내 엔지니어링하우스에서 출범식을 개최했다. 교육을 포함한 질적·양적 국제협력프로그램을 만들어 개도국을 지원하겠다는 게 협의회 설립 취지다. 협의회에는 과학기술·교육·농업·의료·인문사회·예술 등 각 전공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교수 50여 명이 동참해 협력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 지난달 30일 열린 사회공헌교수협의회 창단식에서 성낙인 총장(앞줄 왼쪽에서 일곱 번째)과 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회공헌교수협의회 창립을 이끈 건 지난달 정년퇴임한 유영제 전 서울대 화학생물학과 교수다. 1986년 2학기부터 서울대 공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로 재직해온 유 교수는 그간 국내·외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전문 분야를 살려 봉사를 해 왔다.

그는 2009년 초 필리핀을 방문했다가 하수 처리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피부병에 시달리는 현지인들을 보고 ‘국경 없는 과학기술자회’를 만들어 휴대용 정수기, 태양광 패널 결합 정수기 등 적정기술을 개발해 보급하는 일에 앞장서기도 했다.

그런 과정에서 자신의 전공을 벗어난 분야 전문가와 힘을 합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란 아쉬움이 늘 그를 따라다녔다.

유영제 교수는 “성낙인 총장이 지난 2014년 ‘선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대학 목표 중 하나로 설정했을 때 이제는 ‘선한 미래 사회 형성’이라는 목표를 지향하고 각자 활동해 온 교수들이 모여서 정보교환과 협력, 상호 보완을 하는 시기가 됐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회공헌교수협의회 설립은 미국의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참고했다. ‘미네소타 프로젝트’는 지난 1955부터 1961년까지 미국 국제협력본부가 미네소타대에 의뢰해 한국의 교육을 지원한 사업이다. 당시 총 226명의 서울대 교수들이 미네소타대학에서 연수를 받았으며 59명의 미네소타대 자문관들은 한국을 방문해 교육체계의 기틀을 닦는 등 지원했다.

협의회 초대 회장은 약 20년 동안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무료 진료소 ‘라파엘 클리닉’을 운영 중인 안규리 의대 교수가 유영제 교수와 공동으로 맡았다.

앞으로 협의회는 소속 교수들이 현재 어떤 사회봉사 활동이나 사업을 하고 있는지, 현장에서는 어떤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지 파악하는 등의 네트워크를 구축한 뒤 실질적인 봉사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유교수는 “나눔은 전문가에게 사회적 공헌(Social contribution)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이라며 “이 중요한 책임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같이 힘을 합해서 할 수 있는 기반이 늦게나마 만들어질 수 있어 다행이다. 최고의 인재를 키우는 동시에 대국민 봉사로 보답해야 하며 더 따뜻한 서울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유교수는 서울대 교무부처장과 입학처장,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을 지냈으며 《교육이 바로 서야 우리가 산다》 등의 저서를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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