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티쳐] 김예진 삼육보건대학 교수

[한국대학신문 김진희 기자] “(수업을 진행하면서) 생각보다 적극적인 친구에게 놀라고 학생들의 창의적인 발상에 감동할 때도 있어요. 기존 수업처럼 강의를 했다면 몰랐을 거예요. 이 수업이 학생들의 숨겨진 장점을 발견할 수 있는 장이 된다고나 할까요.”

전 세계에서 혁신교수법으로 촉망받고 있는 교수법이 있다. 바로 PBL(Project-based Learning) 수업’이다. 김예진 삼육보건대학 교수(간호학과)는 벌써 5년째 PBL 수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 김예진 삼육보건대학 교수

‘PBL 수업’은 강의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습자들이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학습이 이뤄지는 모형을 뜻한다. 그가 처음 이를 수업에 접목시켰던 건 2013년. 현재는 15주차 강의 중 4주를 PBL로 진행할 정도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김 교수의 PBL 수업은 크게 두 가지 과정으로 나뉜다. 먼저 교수가 실제 사례를 변형해 학생들이 풀어야 할 하나의 상황을 제시한다. 이후 학생들은 조를 구성해 환자에게 알맞은 처방과 이 상황에 적합한 간호사의 행동은 무엇인지 등을 논의한다. 함께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셈이다. 말 그대로 ‘자기주도적’ 학습이다.

특이한 건 학습과정뿐만이 아니다. ‘마지막’도 특별하다. 마지막 수업에서 학생들은 박람회에서 부스를 운영하는 신규 간호사로 분한다. 그리고 동료들을 대상으로 토론의 결과물을 발표한다. 학생들은 스스로 발표 내용을 정리하면서 학습 내용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게 된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발표를 거듭하면서 내용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암기도 쉽게 하게 된다”고 말한다.

‘자기주도’를 내세우는 수업이다 보니 김 교수는 관여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교수는 가이드라인만 제시할 뿐, 나머지는 학생들의 몫으로 남겨둔다. 그는 “덕분에 학생들이 발표할 때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보여준다”며 “코미디 프로나 드라마, 영화들을 패러디해 역할극을 한다거나 게임을 접목해 친구들의 흥미를 끌기도 한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수업방식이 기존과 다르다보니 평가방식도 다르다. ‘학생 참여’가 평가의 주요 기준이 된다. 김 교수는 “결과만 평가하면 학생들이 의지가 꺾일 수도 있다. 학생들의 의지를 최대한 제고하기 위해 ‘학생 참여도’나 수업이 모두 끝난 후 느낀 점을 기록하는 ‘성찰일지’ 등을 평가에 많이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김 교수는 항상 바쁘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학생들이 토론을 나누고 있는 온라인 매체를 찾아 참여도를 확인한다. 만약 방향을 잘 못 잡고 있으면 가이드라인을 남겨주고 잘하고 있을 때는 칭찬 댓글도 남겨주기도 한다. 이런 걸 매일 하려니 몸이 하나라도 모자를 지경”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렇듯, PBL 수업은 수업 준비 및 학생 관리에 있어 여러모로 품이 많이 들기 마련이다. 처음부터 이를 예상 못했던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수업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임상 현장에 나가서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게 간호사에요. 그러면 이론적 지식만 배워서는 힘들어요. 배우지 않았던 새로운 문제 상황, 혹은 복잡한 문제에 직면해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해요. 그를 위해서는 협업능력, 의사결정능력, 신속한 판단력 등 다양한 역량이 필요한데 그게 일방적인 교수법으로는 길러지기 힘들어요. 그래서 고안하게 됐죠.”

처음 수업을 시작할 때는 고민도 많았는데, 이를 잘 해내는 학생들을 보면서 능력을 확인했고 덕분에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다. 다행히 학생들의 반응도 아주 긍정적이다. 강의평가가 이를 방증한다. 김 교수는 “처음에는 부담이 되긴 했지만 다들 ‘이번 수업을 통해 스스로 공부하는 법에 대해서도 터득했다. 감사하다’는 말을 남겨준다”고 답했다.

졸업생들의 평가도 마찬가지다. 그는 “가끔 현재 간호사로 일하는 졸업생들이 와서 ‘경험해본 적 없는 새로운 문제가 터지는 실제 현장에서 이 수업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는 말을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의 꿈은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는 선생이 되는 거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잘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부각시켜주고, 만약에 못하는 부분이 있어도 좌절하지 않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교수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유연성 있는 사고가 필요하고 학생들과도 끊임없이 소통해야겠다”며 눈을 반짝였다.

김 교수는 앞으로도 PBL 수업을 더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금은 수업에만 제한해 적용 중인데 이를 아예 연구 프로젝트로 확대하면 어떨까 싶다. 연구 프로젝트에서 PBL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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