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오 본지 논설위원/ 선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百年之計(백년지계). 먼 앞날까지 내다보고 세우는 계획(計劃)을 백년지계라고 한다. 管子(관자)는 “하루의 계획은 새벽 寅시(3시에서 5시)에 세워야 하고(一日之計在於寅),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세워야 하고(一年之計在於春), 일생의 계획은 어릴 적에 세워야 한다(一生之計在於幼). 그리고 일 년의 계획은 곡식을 심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고(一年之計莫如樹穀), 십 년의 계획은 나무를 심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으며(十年之計莫如樹木), 백 년의 계획은 사람을 심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百年之計莫如樹人).”라고 했다.

2017년도에는 예고된 삼대 인구 재앙이 진행 중이다. 신생아 수가 2017년에는 사상 최초로 30만명대로 떨어질 것이며 생산 가능인구(15세~64세)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하기 시작한다. 올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한국이 인구절벽 시대에 접어들면서 출산 장려정책 등 여러 가지 정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뚜렷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영국의 옥스퍼드 인구문제연구소는 앞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대한민국을 꼽고 있다.

한국은 사회 지표 면에서 20년 정도 간격을 두고 일본의 뒤를 따라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일본은 이러한 측면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잘 분석할 필요가 있다. 2008년 당시 후쿠다 총리는 2020년까지 ‘유학생 30만명 유치 계획’을 수립하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예전의 유학생 유치정책이 유학을 마친 후에 귀국을 지원하는 것이 중심이었다면 새롭게 일본 사회로 수용하기 위해 취업을 비롯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정책에 의해서 유학생의 체류기한 연장이나 체류자격 취득에 관한 입국 관리정책도 대폭 완화됐다. 취직 지원책을 위해 문부과학성과 경제산업성이 연계해 ‘아시아인재자금구상’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우수한 유학생을 일본으로 불러 들여 일본 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산업계와 대학이 하나가 돼 유학생 모집·선발을 비롯해 전문교육, 일본어 교육, 취직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이다.

한국의 경우도 스터디 코리아(Study Korea)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2020년까지 유학생 2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했으나 2023년까지 연장한 상태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교육부, 법무부에서 나오는 정책이나 발언은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와는 상반된 내용이 포함이 돼 있다. 법무부 쪽에서는 유학생들의 시간제취업(아르바이트)을 제한하는 지침이 계속 대학으로 전달되고 있고 유학생이 졸업 후 한국 내에서 취업을 하고자 해도 일관성 없는 서류 보완 요청이나 까다로운 심사로 인해 국내 취업이 매우 힘들어지고 있다. 정확하게 수치를 분석할 수는 없으나 일본의 경우 정상적으로 대학교육을 받은 유학생들이 매우 높은 비율로 자국에 취직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그 비율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정치인의 입장에서 보면 청년 취업문제를 유학생들이 더 악화시킨다는 의식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생산 인력이 급속도록 줄어드는 인구 추이를 보면 표를 의식한 이런 정책은 일할 사람 없는 한국의 경쟁력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교육부에서도 일부 관계자는 숫자는 적더라도 우수한 인재를 선별해 유치해야 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대학에서도 우수한 학생 그리고 경제적으로 부유한 학생들만 유치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런 학생의 경우 대부분 영국이나 미국, 호주나 일본 등으로 유학을 가는 실정을 보면 이는 그림의 떡이 될 것이다.

矯角殺牛(교각살우).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라는 뜻으로, 결점이나 흠을 고치려다 수단이 지나쳐 일을 그르침을 말한다. 일부 시간제 취업에서의 문제를 확대해 유학생 전체가 아르바이트 하기 힘든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한다든지 졸업 후에 취업을 어렵게 만드는 제도와 정책을 유지한다면 인구절벽시대 한국의 생존을 방해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亡羊補牢(망양보뢰). ‘양을 잃고서 그 우리를 고친다’는 뜻으로, 실패한 후에 일을 대비하거나 뉘우쳐도 소용이 없다. 예고된 인구 재앙에 대한 대책으로 유학생 유치에 대한 정책을 좀 더 개방적이고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할 시점이다. 인구 재앙이 닥쳐오고 있는 지금 우리는 적극적으로 유학생 유치 정책을 수립하는 백년지계를 세워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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