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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획연재
[대학혁신의 현장을 가다① 이스라엘] 창업국가 이스라엘 일궈낸 창업엔진 히브리대장순흥 한동대 총장
한국대학신문  |  news@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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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07  11: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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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혁신의 현장을 소개하는 시리즈 기획을 연재한다. 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적 구조 취약, 대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 등 급변하는 환경속에서 미래 좌표 설정과 교육 혁신 방향성에 고심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학은 인재 양성의 산실이며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다. 국내외 대학의 바람직한 혁신과 변화의 모습을 조명해 대학이 나아갈 길을 생각해 본다. <편집자 주> 

 

   
▲ 장순흥 총장

창업국가 이스라엘을 움직이게 하는 엔진은 대학이다. 유대인들은 지난 2000여 년의 디아스포라 기간 영구적 터전 없이 끊임없이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는 무형의 자산 즉,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민족이다. 또한,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민족의 유산으로서 대대로 기록하고 전수해 온 성경을 통해 언어적인 발달과 다양한 해석을 존중해 온 정신은 그대로 교육으로 이어져 창의성의 기반이 됐다.

이러한 유대인들의 역사적 경험은 대학이 설립되는 과정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디아스포라로 떠돌던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나라를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대학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국가 건설을 위한 건축, 토목공학, 그리고 농업 등 기술 교육 중심의 공과대학인 테크니온은 1912년에 설립됐고 이후 1918년에는 알버트 아인슈타인, 지그문트 프로이드, 마틴 부버 등과 같은 유대인 석학들이 중심이 돼 1918년 히브리대가 설립됐다. 히브리대는 이스라엘 총리 및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세계적인 명문 대학 중 하나다 .

이러한 고등교육 기관들의 설립은 1948년 이스라엘 독립하기 35년 전부터 시작됐으며 결국 테크니온과 히브리대에서 교육을 받은 세대가 이스라엘 독립의 핵심 요인들이 됐다. 또한, 이후 이어진 많은 전쟁과 어려움 속에서도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이끌어 현재 창업국가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대학들에서 배출한 우수 인력들 때문이었다.

1948년 건국한 이스라엘은 그 과정에서 주변 이슬람국들과 갈등 관계를 맺는 맺는 동시에 여러 나라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1967년 발발한 6일 전쟁 이후 주요 무기 생산국들은 이스라엘에 무기 수출을 거부하였고 이스라엘은 자체적으로 무기를 개발해야 했다. 하지만 이 위기가 기회가 되었고 자체 개발을 통해 현재의 기술 강국을 이룰 수 있었다. 이스라엘 군대는 무기 개발의 바탕이 되는 과학 기술을 개발하고 교육했으며 복무 의무를 마친 젊은이들은 군대에서 배운 최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업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불러일으켰다. 이스라엘은 충청도 크기 면적에 불과한 데다 국토 대부분이 사막인 열악한 환경을 가졌지만, 담수화 기술 및 자동으로 작물에 필요한 만큼의 물과 비료를 공급하는 기술, 자동착유기술 등을 개발해 열악한 조건을 극복하고 농작물 50% 이상을 수출하는 농업 강국이 됐다.

   
▲ 히브리대 홈페이지 캡처

이스라엘의 대학교육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 학제 간 연구를 활발하게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이 복수전공을 택하게 되는데 유사한 전공보다는 서로 전혀 다른 전공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전자공학과 생명공학, 수학과 철학, 지질학과 문학 등을 택하기도 하고 때로는 경제학, 철학, 그리고 정치학으로 이루어진 3가지 전공을 통합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것은 학생들에게 과학적인 사고와 인문학적인 사고를 동시에 발달시키게 하며 또한 다양한 학제 간 교류가 일어나 새로운 이해와 연구로 이어지게 된다.

두 번째로는 학생들 사이의 친밀한 관계다. 히브리대학의 경우 메인 도서관의 한 층을 마주 보며 않을 수 있는 책상들이나 원형 책상 또는 편안하게 앉아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파를 두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서로 대화하고 토론하며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는 이스라엘에 있는 다른 대학들도 오래전부터 운영하는 것으로 최근 한국에서도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유대교육 방법인 하브루타식 교육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하브루타의 의미는 친구가 되어 서로 부족한 부분들을 가르쳐 주면서 배우는 방법으로 서로를 경쟁상대로 보기보다 같이 성장해야 하는 친구가 되어 함께 연구하며 혁신을 이루어가는 동료로 여기게 됩니다.

세 번째는 학생과 교수 사이의 관계다. 창조경제를 이야기할 때 많이 등장하는 이스라엘 창업의 핵심 요소는 후츠파다. 이것은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것으로 의사소통의 장벽을 허물고 자유로운 토론의 장을 만드는 중요한 태도다. 이스라엘 대학 강의실에도 이러한 후츠파 정신이 나타나는데 학생들은 강의 중에도 끊임없이 질문하며 교수는 이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로 수업을 이어갑니다. 때로 질문들이 너무 많아 준비해 온 강의내용이 다 전달되지 않을지라도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들도 이러한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장하여 일방적인 지식 전달을 위한 수업이 아닌 양방향 교류를 통해 나올 수 있는 새로운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더욱 가치 있다고 여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특징은 국제화이다. 디아스포라로 많은 나라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모여서 시작된 대학이자 현재도 이스라엘 내에 사는 유대인보다 다른 나라들에 사는 유대인들이 더 많은 민족적인 특징은 이스라엘의 대학들을 자연스럽게 가장 국제화된 곳으로 만들었다. 대학 생활을 하던 유대인들이 교환학생이나 특별 프로그램들에 참석하기 위해서 이스라엘 내 대학들을 찾고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이스라엘 내 대학들을 다니는 학생들이 해외에 나가고 교류하는 기회가 더 많아지게 된다. 물론 이것은 학생들만이 아니라 교수진들에도 해당하며 이스라엘의 대학들이야말로 가장 국제화된 대학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징들은 창업으로 대표되는 대학 주도 경제 혁신을 이끌어 가는 데에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히브리대에서는 학제 간 혁신 프로그램(Transdisciplinary Innovation Program)을 진행하는데 다양한 전공 분야 학생들이 모여 8주간 자신들의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창업을 도전해 보는 기회들을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 사이의 협력의 힘을 증명하는 사례로는 테크니온공과대학 학생들로 구성된 팀이 1998년에 인공위성을 만들어 궤도에 성공적으로 올리기도 했다. 교수와 학생 사이의 친밀한 관계는 테크니온 대학에서 대학원생과 지도교수로 만났던 아론 치찬노버와 아브람 헤르쉬코가 공동으로 연구를 계속해 2004년 노벨상을 함께 받았던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러한 특징들이 지속해서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우선 이스라엘 정부의 높은 수준의 교육비 지출을 통해서이지만 대학 내 혁신을 주도하는 연구와 사업들은 각 대학이 운영하는 기술이전센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최근 인텔이 17조원에 인수하며 화제가 됐던 창업 성공 사례인 자율주행 기술 기업인 ‘모빌아이’는 히브리대 암논 샤아슈아 교수의 연구 성과인 알고리즘을 히브리대 기술 이전센터인 ‘이숨(Yissum)의 기술 상업화하면서 가능해졌다. 현재 이숨에 의해서 상업화된 제품들은 연간 약 2조 3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일으키는 기업들로 성장했으며 이를 통해 히브리대에도 재정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 히브리대 내 한동글로벌센터

한동대는 이스라엘의 대학들과 비슷한 점이 많다. 무전공 입학을 통해 1년간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기회를 부여하고 다양한 조합으로 학생 스스로가 선택하는 어떤 전공이라도 복수로 선택할 수 있게 한다. 또한, 70% 이상의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학생들 간 친밀도가 매우 높으며 학생들을 협업할 수 있게 하는 각종 프로젝트와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팀 제도를 통해 교수와 여러 전공의 학생들이 1년간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다양한 활동을 같이하며 교수와 학생 사이의 거리도 매우 가깝다.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등지의 다양한 국가에서 찾아와 수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과 교류할 기회도 많다.

올해 7월, 한동대는 히브리대 내에 한동 글로벌 센터를 설립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그동안 한동대가 추구해 왔던 가치들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대학 내 혁신과 창업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노하우를 습득하고 적용하고자 한다. 또한, 한국과 이스라엘의 협력을 증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창업국가 이스라엘의 정신을 배움으로써 대한민국이 더욱 도약하고, 이스라엘의 교육 정신 및 교육방법을 통해 대한민국의 교육에 다시 한번 큰 도전이 되기를 바란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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