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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논단] 국립대 블랙홀을 우려한다이형민 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장/수성대학 기획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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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3  16: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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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민 기획부총장

최근 교육부가 거점국립대학을 육성하고 국립대학 통합 네트워크를 추진하겠다는 정책은 지방 분권이나 지역 인재를 지키겠다는 측면에서 대단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표방하기로는 공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성과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정책이 국공립대 학생 비율을 현재 24%에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 5년 내에 4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게 기본방향이라고 전해져서 전문대학의 입장에서는 그 여파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가장 우려하는 바는 거점국립대학으로 학생이 이동하면 결국에는 전문대학 자원까지 도미노식으로 이동하므로 국립대학이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지역 거점국립대학의 실체가 확실치는 않지만 그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임은 불보듯 뻔하다. 서울에는 유수한 사립대학이 즐비하지만 아직 지방은 국립대학 위상이 아주 높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데 국가가 보증하듯이 지역을 대표하도록 거점대학을 형성하고 예산을 집중 지원해 운영하게 한다면 여타 사립대학을 훨씬 능가하는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거기다가 지방자치단체들까지 가세해서 거점국립대학과 협력적 기조를 유지할게 뻔하니 모든 게 거점국립대학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그러잖아도 이미 지난 대학구조개혁 정책이 추진될 때 전문대학은 앞장서서 대학 정원을 줄였다. 학령인구 급감에 대비해 지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16만명의 대학입학 정원을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을 법적 근거도 없이 추진해오고 있다. 1주기 때는 4만명, 2주기 때는 5만명, 3주기 때는 7만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허지만 일반대학은 계획 인원 2만5300명 가운데 2만1867명만 감축해 86.4%에 그친 반면 전문대학은 계획 인원 1만4700명의 128.6%인 1만8906명을 감축시키면서 학생정원 감축에 적극 협조해 왔다.

정부는 지역 거점국립대학을 명문 대학으로 육성하고 지역 중심국립대학을 강소대학으로 키우기 위해 내년에만 약10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할 태세다. 핵심 공약인 교육의 국가 책임성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예산이 대폭 늘어난 것에서 보면 교육개혁의 의지가 엿보인다.

하지만 정부의 재정지원 방식을 보면 완전히 전문대학을 사각지대화시키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이미 50% 퇴출설이 암암리에 떠돌아 다녔고 이번 LINK+사업 선정 숫자에도 반영된 듯하다. 전문대학이 전체 대학 중 42%를 차지하고 재학생 수는 25%인데 비해 내년도 고등교육 예산 중 차지하는 액수는 6.5%에 불과해 일반대에 비해 차별적 대우는 너무 심각한 상황이다. 2016년도 예산에서도 재정지원사업으로 지출한 1조4000억여원 중 전문대학에는 3160억원으로 22%밖에 투입하지 않았다.

게다가 폴리텍대학에 국가 지원은 전문대학의 목을 조르는 또 다른 요인이 된다. 본래 설치 목적은 직업훈련기관의 성격을 띄었지만 그 차원을 넘어 이젠 직업교육기관이 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제는 취업 중심의 교육과정이라는데서 전문대학과 동일하고 국가가 거의 전액을 지원해 운영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전문대학은 폴리텍대학과 경쟁 자체가 안된다.

이에 고등직업교육을 하는 대학들이 경쟁력을 갖추면 얼마든지 대응할 수도 있다고 할는지 모른다. 일반대학에서 전문대학이 직업교육을 위해 개설하고 만들어놓은 학과를 카피해 버젓이 운영하는 것을 보고도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리고 학벌주의가 잔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그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왜곡된 정부 정책에 고등직업교육을 이끌고 있는 전문대학에 일정 부분 역할을 담보시키기 위해서는 직업교육과 학문중심을 병행시키는 투 트랙의 교육체제를 실현시키는 길밖에 없다. 새 정부는 우리 사회에서 학벌주의를 타파하고 직업교육의 다양성에 대해 역주행이 일어나고 있음을 심각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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