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영남이공대학 교수(카지노&Surveillance과)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대학 강단에 선지 일 년이 갓 넘은 햇병아리 교수가 일을 냈다. 올해 해당 과가 신설되면서 지난해 9월 임용된 김현주 영남이공대학 교수(카지노&Surveillance과)가 ‘ACoL(Audition Cooperative Learning) 기법’이라는 교수법을 개발한 것. 김 교수가 개발한 ACoL 기법은 교내에서 자체적으로 열린 교수법 대회에서 입상하면서 그 효과성을 인정받았으며 현재 전국 대회에도 출품된 상태다.

김 교수가 새로운 교수법을 개발하게 된 배경은 간단했다. 어떻게 하면 더 학생들이 실습 위주의 수업에서 집중하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다.

기존 카지노 전공 실습수업은 교수자가 학습 주제에 맞게 카지노 딜링 스킬 시연을 보이면 학습자들은 이를 보고 같은 동작을 반복적으로 연습해 익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 방식은 같은 동작의 반복으로 학생들의 흥미를 점차 잃게 하고 개별적인 연습으로 인해 본인이 설사 잘못된 동작을 하고 있더라도 이를 인지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게다가 여러 사람 앞에서 딜링을 해야 하는 카지노 딜러에게 적당한 긴장감과 자신감, 담력은 필수적인데 실습수업의 특성상 산만한 분위기가 조성되기 쉬워 현장감은 물론 긴장감이 떨어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김 교수는 무심코 TV를 보다 무릎을 탁 쳤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스쳐 지나간 순간이었다.

“MBC 예능프로그램인 ‘복면가왕’을 보다가 불현 듯이 이를 교수법에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생들이 왕좌에 도전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더욱 집중하고 열심히 하지 않을까 싶었죠.”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오디션 방식 협동학습’이라는 새로운 교수·학습 모형인 ACoL 기법이다. 한 팀으로 구성된 4명의 팀원들 간 협동학습을 하는 형태로 ‘오디션(Audition)’이라는 방식을 수업에 접목시켰다. 이를 통해 한 명씩 돌아가며 딜링 시연을 하면 팀원들에게 심사를 받는 동료 평가 방법을 적용한 것이다.

김 교수는 지난 학기 실무 교과목인 ‘블랙잭 기초’에 ACoL 기법을 적용했다. 김 교수가 먼저 시범을 보이면 제비뽑기를 통해 팀 및 예선 오디션 순서를 배정받고 개별연습에 들어간다. 강의 종료 45분 전 4명으로 구성된 각 테이블별로 한 명씩 딜러가 돼 시연을 보이며 예선 오디션을 치른다. 이 때 나머지 3명은 심사위원이 돼 동료 평가 시트지에 점수를 매기고 잘못된 점을 기입하게 된다.

“학생들이 본인은 못해도 다른 사람의 시연을 보면서 잘못된 점을 발견하는 건 기가 막히게 잘 해요. 교수 못지않죠. 각 항목당 최고점이 5점인데 1~3점을 부여했을 땐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자세히 코멘트를 적게 했어요. 그랬더니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어내더라고요.”

이후 모든 동료 평가 시트지를 팀별로 걷어 점수를 합산한 뒤 각 팀별 1명씩 총 5명이 예선 오디션에 합격, 본선 오디션에 오른다. 본선은 김 교수가 직접 심사를 한다. 최종 캐스팅자 1명을 뽑으면 전 차수 우승자와의 결승전을 통해 해당 주의 우승자를 결정하게 된다. 전 주차의 우승자가 점수가 높을 경우 계속 왕좌는 지속된다. 다음 주의 최종 캐스팅자와 다시 우승자를 가르며 마지막 최종 차수에 최종 우승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카지노 딜러들에게 제일 필요한 건 담대함, 다시 말해 간을 키우는 거예요. 손님이 자신의 재산을 걸고 게임을 하는데 실수하면 안 되잖아요. 오디션 방식을 차용해 학생들끼리 경쟁을 하면 긴장감도 유발되죠. 게다가 오디션 과정을 계속 겪다보면 처음에는 쭈뼛쭈뼛해도 나중에는 뻔뻔스럽게 잘 하더라고요.”

복면가왕에서의 ‘음악대장’처럼 오랜 기간 ‘왕좌’에서 내려오지 않던 뛰어난 실력자들은 없었을까. 

“한 명 있긴 했어요. 어디서 배워왔나 싶을 정도였다니까요. 그럴 경우에는 하는 수 없이 2주 정도 왕좌에 앉았다가 바뀌는 식으로 조정을 했어요. 그래야 또 다시 도전하고 싶어지기 때문이죠.”

▲ 김현주 교수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ACoL 기법을 적용한 수업의 효과는 예상대로였다. 학생들의 자신감은 물론 자기효능감, 학습 몰입, 학습 만족도, 학업 성취도 등이 모두 상승했다. 실제 수업의 사전-사후검사평균을 비교해본 결과 △자기효능감 1.04 △학습 몰입 1.15 △학습 만족도 1.04 등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던 타 학생들이 0.02~0.08 정도 미미한 변화를 보인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학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기존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던 학생들이 자신들도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다.

“A, B반으로 나눠 A반에만 적용했더니 B반 학생들이 다음에는 자기들도 하자고 하더라고요. A반 학생들도 처음에는 자신감이 없었는데 이런 수업방식으로 실습을 하다보니까 자연스레 자신감이 생겼다고도 하네요.”

김 교수는 ‘블랙잭 기초’ 교과목과 연계되는 ‘블랙잭 게임 실무’, ‘블랙잭 게임 실무 심화’ 등의 교과목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효과적인 수업 운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2학기 때는 이를 좀 더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사실 이번에는 왕좌에 오르는 것 외에는 확실한 보상제도가 없었어요.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예선을 통과하면 1점씩 부여하거나 점수가 제일 높은 학생에게는 소정의 장학금을 내건 교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줄 생각이에요. 그러기 위해 교내 대회도 만들려고 하는 과정 중에 있죠. 이런 식으로 계속 동기부여를 주면 학생들이 더욱 열심히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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