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기 (본지 논설위원, 숭실사이버대 부총장)

우리나라 대학교육은 현재의 국가 발전 및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혁신의 원천이었고 미래 세대 교육으로 현재의 기술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교육의 환경이 변하고 소위 4차 산업혁명이 확산되는 이 시점에 대학이 여전히 환경변화에 적절한 기술과 지식으로 미래 세대를 양성하고 있는지 또 사이버대학이 그러한 변화에 대처하고 있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 서비스업 등 모든 부문에서 창의성을 요구하고 있고, 대학에 미래의 인력을 키워내도록 묵시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미래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종래의 학과에서 존재하던 학문 사이의 벽을 허물고 사회와 기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용적인 융합 학문을 요청하고 있다. 다시 말해 4차 산업혁명은 시대요구에 부응하는 유연한 교육제도를 갖출 것과 전략적으로 교육에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할 것을 대학에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 환경에서는 사이버대학이 교육에서 염두에 둬야 할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종전의 오프라인 교육이 온라인 대학교육, 또 대학 밖으로 연결되는 무크(MOOC)로 이어지면서 대학교육이 국가의 경계를 넘나들고 대학의 개별 정체성이 글로벌화 되면서 교육의 국제화보다 교육시장에서 경쟁이 먼저 세계화되고 있다. 어쨌거나 학생 개인이 한 대학에만 얽매이지 않고 여러 대학에서 교육을 받는 일도 생길 것이고, 다양하게 글로벌 조직에서 일하게 되는 일도 생길 것이다. 하나의 대학에서 배운 것을 갖고는 다양한 기업이나 조직에서 일하는 것이 맞지 않게 될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사이버대학 졸업생은 그 졸업장에 대한 인정 및 신뢰를 받아야 하는 인증 문제에도 부닥치게 된다. 설립된 지 17년이 된 사이버대학들이 학생들에게 지고 있는 부담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은 거의 장벽없이 전 세계적으로 필요한 데이터를 이용 가능하게 한다. 이는 대학 특히 사이버대학에 위협 요소로 작용한다. 데이터 선택과 분석의 자동화는 학생이 생존하고 미래에 대응하도록 도움을 주면서 사이버대학의 도움 없이도 학업을 할 수 있게 한다. 이 점에서 사이버대학은 학생의 요구를 고려하면서 취업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도록 학생에게 맞춤 교육을 제공하고, 학생 스스로 데이터 발굴을 하는 데 인공지능에 앞서는 도우미가 되지 않으면 존속이 어렵게 될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 환경에서는 다수에 대한 교육이 아니라 개인을 위한 교육이 중시될 수밖에 없다. 사이버대학은 온라인 교육의 장점을 이용해 학생의 학습 활동, 학업 성과, 능력 개발 및 상호 작용에 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빅데이터와 통합 할 수 있게 해 맞춤식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사이버대학 자체의 글로벌화 보다는 외국 대학을 포함한 대학들과 협업, 통합을 통해 글로벌 연합체를 구성하고 글로벌 학습 리소스에 학생들이 ID를 갖고 액세스 하도록 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혁신 및 변화의 수용은 앞으로 사이버대학의 생존을 위한 요건이다. 기술에 기초해 설립된 사이버대학이 새로운 기술에 의해 쓰러지지 않고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외국의 교육기관들과 협력해 연합체를 구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글로벌 학습 데이터에 쉽게 접근하도록 해 국제적 식견을 갖게 하는 보호자·관리자로서의 노력이 사이버대학에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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