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사용량 증가하는데도 그린캠퍼스 참여율은 4%

최근 BEMS․ESS 설치 및 개발에 관심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문재인정부가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했지만, 대학은 여전히 에너지 절약과 동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환경공단의 그린캠퍼스 사업 참여율이 저조할 뿐만 아니라 전력 사용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는 기후 변화 위험에 대비하고 저탄소․고효율 에너지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주요 내용은 공공기관에 △ESS 설치 의무화 및 지능형 계량 시스템 설치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 △이산화탄소 배출량 30% 감축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20% 달성 등이다.  

그러나 대학은 에너지 소비 감축에 아직은 관심을 크게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8일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가 발표한 ‘2016년도 고등교육기관 에너지사용량 분석 자료’에 따르면 대학의 총 전력 사용량은 383만9902MWh로 약 3770억원에 달했다. 

보고서는 대학의 특성상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사용을 효율화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 연도별 에너지 사용량 신고 대학 수(자료=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

실제 에너지 사용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에너지 사용량 분석 자료에서 연간 2000TOE 이상 에너지를 사용하는 대학의 수는 2001년 43곳에서 지난해 121곳으로 약 3배 늘었다. 2000TOE는 2000세대 아파트 단지에서 1년간 소비하는 에너지양이다. 

보고서는 에너지원 중 전기 사용이 62% 이상이며 전기 사용량을 1%를 줄이면 전기 요금 37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환경공단은 대학의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10억원 규모 예산의 그린캠퍼스 사업을 시행 중이다. 그러나 대학의 참여율은 4%에 그쳤다. 2011년부터 2017년간 신청 대상 대학 약 400여 곳 중 사업에 지원한 대학은 연평균 16곳밖에 되지 않았다. 

그린캠퍼스 사업이란 한국환경공단이 친환경 교정 조성을 위해 3년 간 연 400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참여 대학이 적고, 사업 사업 종료 후에는 사후 관리가 되지 않아 그린캠퍼스 지원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는 곳도 있다. 이에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환경공단 측은 “대학평가지표에 반영되지 않아 대학들이 신경을 쓰지 않는다. 법적 근거도 없어 사업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자원을 많이 소비하는 대학과 그 구성원들이 에너지 자원을 효율화하고 녹색문화 확산을 위해 앞장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대학에서는 그린캠퍼스 시행을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고려대의 경우 전력소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을 도입했다. BEMS는 빌딩 내 에너지 관련 정보를 실시간 수집ㆍ분석해 사용 효율을 개선하는 시스템이다. 주로 에너지사용량 등을 관리해 주며,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평균 5%에서 15%가량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고려대 에너지안전팀은 약 80개 건물의 에너지사용량을 모니터링해 연간 약 7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사용해 에너지 절감을 시도하는 곳도 있다. ESS는 스마트 그리드와 함께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원하는 시간대에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재 여러 대학 등에서 ESS를 설치하거나 다른 기관과 연계해 관련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홍익대는 지난 3월 국내 대학 최초로 태양광 발전과 ESS를 동시에 활용하는 비상용 전원 시스템을 구축했다. ESS를 비롯해 태양광발전, 지열, 고효율 냉난방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피크전력을 3137kW에서 2589kW로 17.% 낮췄다. 

한양대는 영국 옥스퍼드대, OCI와 함께 소규모 분산형 태양광 발전을 위한 마이크로그리드 전원제어 시스템을 개발하는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프로젝트에서는 오는 10월까지 태양광발전과 ESS를 상호 연계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U1대는 최근 한국전력 충북지역본부와 손잡고 △비상전원 ESS를 설치 △태양광 설치 등 스마트캠퍼스 구축에 협력하기로 교류협약을 체결했다. 채훈관 총장은 "한국전력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학교 구성원에게 환경과 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겠다”고 설명했다.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 측은 “대학 및 구성원들은 에너지 사용을 효율화하기 위한 리더십을 발휘가 필요하다”며 “대학 현장에서 녹색문화 확산을 위해 자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또 다양한 경험과 성공사례가 있다면 서로 교환·전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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