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으로는 모든 것 가르칠 수 없어…실제 부딪히고 만나고 만드는 게 중요”

▲ 유지수 국민대 총장이 4차산업혁명 Festival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유지수 총장은 이 자리를 통해 논리적 사고력 교육을 강조했다.(사진 =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유지수 국민대 총장은 22일 국민대 4차 산업혁명 Festival 기조연설에서 4차 산업혁명의 의미와 영향력, 국내 대학에서 필요한 교육의 개념을 소개했다.

유지수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가부터 설명했다. 유 총장은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크게 4가지로 본다. 빅데이터, 스마트 팩토리나 로봇ㆍ드론ㆍ자율주행차 등이 포함되는 CPS, IoT로 이야기 할 수 있는 Connectivity, 그리고 이런 것들을 통해 나오는 서비스가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CPS의 경우 “핵심은 제어이고 제어의 핵심은 알고리즘인데 알고리즘의 핵심은 수학과 통계”라며 수학과 통계 능력을 강조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이용하기 위해서는 언어처럼 조기에 수학과 과학, 코딩을 배울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총장은 “초IT 분야는 알고리즘 중심 분야인데 우리가 이 부분을 치고 나간다면 중국도 쫓아오기 힘들 것”이라며 “얼마나 과학과 수학, 코딩을 먼저 배우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사례를 소개했다. ‘루비’라는 언어를 개발한 일본의 마쯔라는 개발자는 고교때부터 독학으로 코딩 교육을 배웠으며 1965년에 개발된 리눅스 개발자는 11살 때 이미 코딩을 시작했다. 유 총장은 “리눅스 오픈소스를 통해 수많은 개발자가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어 인류역사상 최고의 제어 기능이 가능했다. 리눅스가 개발되지 않았다면 현재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코딩 교육의 결과물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벤치마킹을 하고 있는 해외 대학 소개도 이어졌다. 미국의 올린공대는 5년마다 교수를 채용하며 강의계획서로 교수를 선발한다. 완전 실습 형태로 수업이 운영되며 학생들은 물건을 수업시간에 실제로 만들어 본다. 한 반에 교수가 3명이 투입돼 학생들은 각자 궁금한 점을 해당 전공 교수에게 질문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에서는 엄청난 투자가 눈에 띄었다. 중국은 미국의 아이비리그처럼 9개 대학이 리그를 결성하고 국가와 성, 시 차원에서 집중 육성해 우리나라 대기업보다 우수한 시설·설비를 갖추고 있다. 러시아도 11개 연방 대학은 군사비 지출에 준하는 연구개발 투자 정책을 세우고 있다.

유지수 총장은 “매우 난감한 상황이다. 우리처럼 작은 나라는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 총장은 학문의 ‘융합’을 키워드로 꼽았다. “수학과 통계를 하는 사람이 빅데이를 활용해 웹서비스를 개발한다고 할 때 어떻게 응용하느냐는 창의력이 중요하다”며 “인문사회계와 수학·통계 간 융합이 중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국민대는 세 가지 교육 혁신을 실현하고 있다. 첫째는 코딩교육이다. 국민대는 국내 최초로 모든 신입생에게 코딩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개발자를 위한 해커톤 대회를 열어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교수 역시 국민대에서는 새로운 교육을 받는다. 국민대는 모든 학장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킨다. 대학이 학장급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전면 실시하는 것은 국민대가 최초다. 유지수 총장은 “인문사회 학장님들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소리를 내거나 불을 켜면 굉장히 희열을 느낀다 ”며 “전체적으로 IT기술을 확산하기 위해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국민대는 학생들을 강의실에 갇힌 교육에서 벗어나 현장으로 내보내 직접 문제에 부딪히도록 하는 현장형 교육을 하고 있다. 유지수 총장은 “구글 자율주행 자동차가 실제로 도로에서 작은 장애물을 만나면 직진도로에서 후진을 해 멘붕에 빠진다”며 “이런 사례는 그냥 칠판으로 가르치면 절대 배울 수가 없다. 실습을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춰 국민대는 이공계열 학생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계열 학생들도 현장으로 투입하고 있다. 국민대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이 지역사회인 성북구에서 범죄에 가장 노출되기 쉬운 곳을 찾아가 소프트웨어융합학부 학생들이 개발한 커뮤니티 맵핑이라는 프로그램에 장소를 기록했더니 CCTV 카메라가 부족했다는 공통점을 찾아내고 이를 성북구청에 전달했다. 범죄라는 지역사회문제를 학생들이 원인을 파악해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유지수 총장은 “학생들을 선발해 일본과 덴마크, 네덜란드에 보내고 거기서 조사한 내용과 우리나라 지역구를 비교해 얻은 결과를 분석해 곧 국토교통부와 국회에서 세미나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지수 총장은 이 모든 과정의 기조에는 교육이 있다며 교육의 역할이 중요함을 피력했다. 그는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암기식 교육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암기가 아닌 논리적 사고가 필요하다”며 “모든 것을 관념으로 하지 말고 실제로 부딪히고 사람을 만나보고 물건을 만들면서 배우자는 것이 국민대 철학이다. 그 방향으로 교육을 추진하고 있으니 많은 응원을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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