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희 유한대학 총괄전략기획단 팀장

8월 25일 열린“2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 1차 의견수렴”의 분위기는 예전 교육부 주관 회의 때와 사뭇 달랐다. 문재인 정부 이래 첫 번째 대학구조개혁 평가 회의이기 때문에 각 대학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어떤 방식으로 2주기 평가를 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었다. 많은 대학 관계자들은 주요 내용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귀를 쫑긋 세우고 긴장하며 회의에 참석하였다.

그런데, 교육부가 달라졌다. 회의 제목부터 이전에는 ‘공청회’로 정부에서 정해진 내용을 듣는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자리였다면, 이번에는 ‘의견수렴’이다. 그것도 2차회의 시작 전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한 대학구조개혁 철회를 외치는 교원 및 대학 관계자들의 함성도 같은 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으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반대하는 소리없는 함성도 느낄 수 있었다.

의견수렴에 임하는 교육부 담당자들의 자세도 달라졌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단상에서 짝다리에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사열식 설명이 무색한 진행에서, 이제는 대학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듣고자 하는 경청의 자세로 바뀌었다.

의견수렴 후  교육부의 후속 조치도 달라졌다. 대학별 의견수렴 제출 후 대학담당자에게 한 통의 문자가 왔다.“보내주신 의견을 정식으로 접수하여 검토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과거에는 의견을 말하면 해당 대학에 악영향을 끼칠까 봐 쉬쉬했고 의견을 보내면 어떤 라인을 통해서든 연락이 오던 시절에서, 이제는 작은 한마디도 소중한 목소리로 생각하는 태도로 바뀌었다.

생각의 변하면 자세와 태도도 달라진다. 상대방을 낮은 자세로 공손하게 대하면, 상대방은 그 대상을 공경하게 된다. 교육부가 달라지면 대학도 달라진다. 드디어 달라진 교육부를 기대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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