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수요 전문가 양성…지역 발전에 이바지하고 상생

“지역과 대학의 상호 관계가 시너지 만들어” 

[한국대학신문 윤솔지 기자] 지역별 특성을 반영해 개설된 학과가 있다. 바로 지역특성화학과다. 이 학과에는 대학이 위치한 지역의 △지리 △환경 △문화 △산업적 특징이 고스란히 녹아 들어있다. 지역특성화학과는 해당 지역의 인력 수요에 맞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고, 지역균형의 관점에서 전문가를 각 지역에 골고루 할당한다는 장점을 가진다. 산학협력으로 대학과 지역의 상생 기회도 제공한다.

크게 지형적 특성을 반영한 학과와 산업‧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학과로 나눌 수 있다.

경남 김해에 위치한 가야대의 항만물류학부는 해운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바다가 가까운 지리적 특성과 그로 인해 파생된 산업을 이용한 학과다. 항만물류학부는 물류 서비스, 특히 해운물류 산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는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강릉원주대의 해양식품공학과도 바닷가 근처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을 반영했다. 주로 수산식품의 가공 및 개발과 식품의 질적 향상 제고를 위한 연구를 한다. 졸업생들은 국립수산과학원, 한국식품연구원, 지방해양수산청, 지자체 수산직 공무원, 동해수산연구소 등으로 진로를 정한다.

강원대의 삼림과학부는 △삼림환경보호학 △산림자원학 △산림경영학 3분야로 세부 전공이 갈린다. 산림대 전체 필수인 공통과목을 설정해 산림과학의 기초는 물론 강원대만의 심화한 교육과정을 실행하고 있다. 졸업 후 학생들의 진로는 대체로 산림직 공무원이 많고 지역 내 산림조합, 산림법인, 산림엔지니어링, 공립나무병원 등에도 취업한다.

지역 사회의 산업적․문화적 특징을 대표하는 특성화학과들도 있다.

경남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는 경남-마산 지역이 조선해양시스템 산업 특성화 지역으로 선정됨에 따라 그에 맞춰 신설됐다. 조선해양 구조물의 설계와 건조기술 분야가 핵심이며 IT 기자재 분야의 인력 양성을 목표로 둔다. 산업체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기술 습득을 위해 학생들이 지역 내 산업현장을 방문해 실습하는 커리큘럼도 시행한다.

▲ 공주대 문화재보존과학과 홈페이지 캡쳐

공주대 문화재보존과학과는 문화유산의 훼손 정도와 평가를 통해 복원 및 보존․관리를 담당할 인력을 양성한다. 졸업생들은 문화재수리기능자, 문화재수리기술자를 비롯해 보존과학 전문가로서 사회로 진출한다. 경주대의 문화재학과는 국내 최초로 설치됐다. 각종 문화유산을 대상으로 실증 조사와 연구를 펼치며 ‘경주’라는 역사 도시의 특수한 성격에 따라 지역이 필요로 하는 발굴 인력 수급에 앞장선다. 국공립 박물관, 공사립 발굴조사기관, 시도 문화재 담당 공무원 등으로 진로가 결정된다.

제주대는 제주도의 가장 큰 산업 비중을 차지하는 관광 분야에 특화된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대의 관광개발학과는 관광산업의 투자분석과 정책개발, 리조트 조성계획 및 관광지 관리, 이벤트 사업, 관광홍보 등을 담당할 전문가를 배출한다. 제주 지자체와 산학협력이 쉽고 신 일자리 창출 면이나 취업 전망이 밝다.

제주대 관광개발학과 관계자는 “제주도가 관광지역이다 보니 도내 관광 관련 기업이나 업체들이 많다. 기업 입장에서는 전문성을 갖춘 관광학과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복 경남대 교수(조선해양시스템공학)는 지역특성화학과와 지역 간의 밀접한 관계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 학과는 올해부터 새로운 과목을 신설하면서 조선소의 조기 퇴직자이자 전문 실무자를 교수로 채용했다. 실습이 필요한 수업이 많기 때문에 학생들은 방학 동안 인근 조선소에 가서 직접 현장 실습을 한다. 학기 중에는 각 회사에 몇 명씩 배정해 실무능력을 키운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 면에서 지역 사회도 도움을 주지만 학교도 지역 사회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바 가 있다”며 “일부 수업에서는 실습을 위해 현장에서 쓰는 시스템 장비나 기자재 등을 많이 구입하는 편”이라고 언급했다.

서정석 공주대 교수(문화재보존과학)는 “우리 학과가 공주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것은 사실이다. 마침 공주에는 국립 공주박물관과 발굴 전문기관들이 있어 학생들이 많이 진출한다”고 말했다.

또 서 교수는 “지역 내 학생들이 취업할 수 있는 기관이나 기업들이 지금보다도 더 많이 생겨난다면 지자체 교류 사업이나 산학관계가 더욱 밀접해지고 원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