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생애 단계별 평생직업교육 과업 모형’ 설정하고 수행해야”

고숙련 인력 수요 증가…‘교육의 질 제고’는 향후 전문대학의 과제

▲ 이용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이 '인더스트리 4.0과 전문대학 교육 질 제고 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미래 사회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변화, 4차 산업혁명 등 지식 정보 기술의 실용화, 글로벌화, 사회문화 등의 요인에 따라 산업구조와 직업구조가 급변할 것이다. 이때 평생직업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될 것이다. 전문대학은 이에 대비해야 한다.”

이용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이 28일 대전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UCN 전문대 프레지던트 서밋 2017 3차 컨퍼런스에서 ‘인더스트리 4.0과 전문대학 교육 질 제고 방안’ 주제발표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 414개 직종 2500개 일자리 가운데 2030년이면 국내 총 노동시간의 약 50%가 자동화될 것이다. 전체 근로 시간 20% 이상의 자동화가 가능한 업무 종사자 또한 전체 근로자의 86%에 이른다. 이에 반해 근로시간 전체 100%가 자동화 가능한 업무 일자리 비중은 전체 근로자의 0.3%로 매우 낮게 전망됐다”면서 “기존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평생직업교육이 강조되고 있으며 전문대학은 이에 대비해야 함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전문대학이 평생직업교육의 수요자를 적극 발굴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입학자원 감소로 인한 전문대학의 재정 압박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의 수험생과 학부모가 선택할 수 있는 매력적인 전문대학을 만듦과 동시에 미래 학생의 자원이 될 수 있는 틈새 수요, 즉 외국인 근로자나 전직 희망 근로자 등 평생직업교육의 수요자를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현재 저출산으로 인한 경제활동 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 활용 확대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2015년 이후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외국인이 76만명에 달한다”면서 이들 또한 평생직업교육 대상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술혁신으로 인해 근로자와 사용자간 다자관계, 시간과 공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 ICT기반 근로관계 등 다양한 근로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중소기업 근로자 대상으로 평생직업교육 참여 기회가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들에 대한 평생직업교육 참여 기회가 제한됐다”면서 “사회 안전망으로서 직업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전문대학이 이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평생교육 참여 기회를 제공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가는 급변하는 미래 환경 변화에 따라 평생직업능력개발을 지원하는 전문대학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원장은 “국가는 전문대학을 ‘또 다른 성공 경로’로 구축해야 한다. 또한 ‘한국인의 생애 단계별 평생직업교육 과업 모형’을 설정하고 전문대학은 이를 적극 수행해야 한다”면서 “이 모형은 학교 교육 단계와 직업생활 단계로 구분할 수 있으며 전문대학은 사회구성원이 언제 어디서나 평생 받을 수 있는 직업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전문대학의 교육 질 제고가 이뤄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향후 미래사회에서는 고숙련 인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학생의 특성을 감안한 교수학습법의 획기적인 적용을 제시했다. 과거 전통적인 직업교육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미래 고등직업교육 4.0으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인재상 △교육방법 △교수 △기자재 등에서의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현재의 학교 교육과정 중심의 직업교육으로는 기업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기르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과정과 학교 밖 학습경험을 인정하는 직업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국내 일자리뿐만 아니라 해외취업이 매우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간 상호 인정 자격 중심의 직업교육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팔로우 양성 직업교육에서 리더 및 선도 인력 양성을 위한 직업교육으로 △실패하지 않도록 정답을 알려주는 직업교육에서 실패를 학습으로 연계해 정답을 찾아가는 직업교육으로 △학교와 기업 중심에서 학생·교사·근로자 중심의 직업교육으로 △전통 산업시대의 일방적·고정적 직업교육에서 융합 산업시대의 협력적·신속 유연한 직업교육으로 △단순 학습 기회 제공 장소로서의 직업교육에서 학습-일-삶 가치 등을 공유하는 장소로서의 직업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전문대학의 교수·학습 질 제고 방안으로 교육 빅데이터 분야 학습 분석, 플립드러닝, 스팀형 교육시스템 등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교육 빅데이터 분야 학습 분석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학습자의 성적뿐만 아니라 행동, 성격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서 개별 맞춤 교육을 하는 것”이라면서 “외국대학들은 오래전부터 이를 통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애리조나주립대는 학생들의 학습시간, 학습참여, 문제풀이 등 데이터 수집을 통해 개별적으로 학생을 분석한 결과 기초수학과정 이수율이 65%에서 85%로 향상됐으며, 미시간대는 대규모 강좌에서 학습활동, 시험 점수가 같은 학생 데이터와 코칭팀 행동 모델 기반으로 맞춤형 메시지, 데이터 그래프를 개별학생에게 제공함으로써 학업 성과가 10~20% 향상됐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이 원장은 “일반대학 대비 높은 취업 경쟁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전문대학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은 적다. 전체 고등교육 예산 약 1조4565억원 가운데 전문대학 지원액은 전체 23%인 3347억원에 불과하다. OECD 통계에서도 일반대학 대비 전문대학 공교육비 비율을 살펴보면 일반대학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9.6%에 불과하다. 이는 OECD 평균보다도 낮은 수준”이라면서 전문대학에 대한 정부재정지원 규모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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