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수요 만족 VS. 실효성 떨어진다 불만도…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사회적 수요에 맞춘다며 학과명을 변경하는 대학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학생들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맞서고 있다.

학과명을 개칭하는 주요한 요인으로는 △취업률 상승 효과 △취약 학과 경쟁률 강화 △각종 재정지원 사업 지원 혜택 등을 꼽는다.

동국대는 ‘학생들의 취업률 제고’를 위해 2018년부터 기존 일어일문학과를 일본학과로 명칭을 변경할 예정이다. 이경철 동국대 교수(일어일문)는 “일어일문학과의 경우 많은 대학에서 폐과되는 경우도 많다”며 “학과명을 바꾸는 동시에 커리큘럼도 변경이 되는데, 어학만 다루던 기존 과정에 경영·경제·국제관계 등의 내용이 포함되면 학생들이 취업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남대는 최근까지 경영정보학과를 글로벌 IT경영전공으로 변경하고, 행정학과와 경찰행정학과를 행정·경찰학부로 통합했다. 철학과는 철학상담학과로 개칭했다. 이 대학은 내년에도 일부 학과명을 추가로 변경할 예정이다.

전성우 한남대 홍보팀장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정부의 재정지원 사업에 맞춘 학과명 변경”이라고 분석했다. 전 팀장은 “국책 사업에는 주로 사업단 단위로 신청하게 되는데 사업에 선정되면 국가로부터 여러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며 “그 혜택은 해당 학과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밝혔다.

학과명 개칭을 긍정적으로 보는 대학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이를 통해 취업에 도움이 되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할 수 있고, 학생에게도 다양한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결과적으로 해당 학과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거나, 교육·해외 연수 등에서 여러 가지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학과명 개칭이 실제로 취업이나 학과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며, 결국 학과명 개칭이 구조조정에 따른 학과 통·폐합을 전제로 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김영준 동국대 일어일문학과 학생회장은 “학과명 개칭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대학 주장처럼 취업에 도움이 되느냐는 회의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학과명 개칭을 통해 학생들의 취업률이 증가했는지 대한 유의미한 자료는 없다는 주장이다.

동덕여대도 지난 5월 학과명을 개칭하려다 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박거용 대학교육연구소장(상명대 교수)은 “취업이다, 융합 학문이다 해서 학과명을 바꾸다 보니 어떤 학문을 가르치는지 애매모호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물론 새로운 학문에 대한 교육이나 연구를 위해 학과명을 변경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학생을 끌어들이기 위한 무분별한 학과명 변경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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