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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본지-공동기획
[대교협 공동기획-上] 기관평가인증 중심의 구조개혁, 이행점검으로 보완 가능전문기관의 기관평가인증과 정부 관할의 심의·이행점검으로 분할
“헌법이 보장하는 대학 자율성, 결국 대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대학”
이연희 기자  |  bluepress@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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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7  13: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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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이후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장호성)는 지난 6월과 지난 9월 교육부의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중단을 요구하고, 대학 자체적으로 구조개혁을 실시할 수 있다고 나섰다. 교육부는 여전히 눈 하나 꿈쩍 하지 않고 있다. 대학의 자율성이 달려있는 중대한 시점에서, 본지와 대교협은 문재인정부 기조인 ‘교육개혁’과 더불어 고등교육 생태계 복원을 위한 방안을 3회에 걸쳐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上. 자율적 대학구조개혁, 충분히 가능하다
中. 고등교육 생태계 정상화 방안
下. 장호성 대교협 회장이 전하는 자율적 구조개혁의 의지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박근혜정부에서 내놓은 3주기(2015~2023)에 걸친 대학구조개혁 정책은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부실대학을 정리하는 동시에 단계적으로 정원을 감축해 대학들이 받는 타격을 줄이고, 특히 지방대 고사를 막는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1주기(2015년~ 2017년) 4만명, 2주기(2018년~2020년) 5만명, 3주기(2021년~2023년) 7만명 등 총 16만명을 줄이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지난 2015년 대학을 다섯 개 등급으로 나누는 평가가 실시됐고 지난 8월까지 컨설팅을 실시한 결과 1주기 평가는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게 중론이다. 1주기 정원 감축분은 총 4만7382명이지만, 물론 2014년 대학 특성화(CK) 사업과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SCK) 사업과 연계해 4만1943명의 정원 감축이 이뤄졌다. 실제 2015년 평가 결과에 연계된 추가 정원 감축은 5439명에 불과했다.

대학의 황폐화도 부작용 중 하나다. 대학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결국 대학을 줄 세우고, 수도권보다 지방에 있는 대학들이 더 많은 정원을 줄였다. 정원을 감축한 141개 대학 중 77%가 지방대학에 집중됐다. 대학들이 평가 지표를 맞추려다보니 처우가 낮은 전임교원 양산, 강사 해고를 초래했을 뿐 아니라, 특수목적사업과 연계한 무리한 학사구조 개편을 유도한 결과 학내 갈등을 키웠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이 같은 비판 때문에 ‘대학 공공성’을 내세운 문재인정부에 대한 대학가의 기대는 남달랐다. 평가에 의한 대학구조개혁보다는 안정적인 지원 토대 위에서 부실과 비리가 심각한 대학들을 퇴출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실제 뚜껑을 열어본 결과 정부는 2주기 평가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3월 박근혜정부 당시 발표한 골자는 남아있다. 대략 60% 선에서 정원 감축을 하지 않는 자율개선대학을 선정하고, 하위 X, Y, Z 등급은 정원 감축을 강제하거나 퇴출시킨다는 게 핵심이다. 다만 국정과제 및 기조에 따른 지표를 몇 가지 도입하거나 확대했을 뿐이다.

이같은 방침에 대학은 물론 교육단체와 시민단체도 즉각 반발했다. 우선 대학들은 자체 구조개혁 방안으로 기관평가인증과의 연계방안을 내놨다.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기관평가인증을 획득한 대학은 정부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기관평가인증이 느슨하다는 이유로 추가로 별도 평가를 주장하는 한편, ‘대학의 질 제고’라는 공통의 평가 목표를 내세웠다. 결국 중복된 평가로 대학가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 대교협 총회

■ 기관인증 기준 미달 시 정원 줄여야…2만8000명 감축 전망= 대교협은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당시에는 기관인증평가와 기본 정량지표를 공유할 것을 요청했으나 정권이 바뀐 이후에는 대학 인증 중심의 자율적 구조개혁 방안을 내놨다. 지난 4월부터 대학 기획처장과 평가전문가, 법 전문가 등이 참여한 ‘대학 인증 중심의 구조개혁 추진안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왔다. 6월에는 각 대학 기획처장과 평가 관계자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90.7%가 인증 중심의 자체 구조개혁방안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기관평가인증 중심의 대학구조개혁 골자는 5년 주기의 대학기관평가인증을 획득한 대학은 정부재정을 지원하고, 미인증대학은 퇴출 또는 평가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질 제고를 유도해 정원을 감축하는 구조개편이다.

대학 기관인증은 국가가 인정하는 대학 질 관리 시스템으로, 대학이 발달한 선진국이라면 모두 정부가 인가한 평가기관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대학은 대교협 산하 한국대학평가원이, 전문대학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산하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원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1주기, 2015년부터 2020년까지 2주기 기관인증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기관인증은 △전임교원 확보율 △교사 확보율 △정원 내 신입생 충원율 △정원 내 재학생 충원율 △교육비 환원율 △장학금 비율 등 필수평가 준거 6개 지표에서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만 받을 수 있다. 하나라도 충족되지 못하면 조건부 인증(2년 내 충족 조건) 또는 인증 유예 판정을 받게 된다. 학부교육의 기본여건을 정량평가하고 질적 평가가 주를 이룬다. 2주기 평가와 목표 및 평가사항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교협과 TF에서 내세우는 자율적인 구조개혁 방안의 핵심은 기관인증을 받기 위해 충원율 95%를 충족해야 한다는 점이다. TF 위원장을 맡은 권선국 경북대 교수는 “2023년까지 16만명의 학령인구가 줄어들면 각 대학의 정원 미달 사태가 예상되는데, 인증을 받으려면 신입생 충원율 95%를 충족해야 한다. 즉 인증을 받으려면 대학들이 정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미인증대학들이 인증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3000여명의 정원 감축이 예상되고, 향후 3년간 시뮬레이션 결과 필수 평가 준거 기준값을 충족하기 위한 감축인원도 2만87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예산된다고 전망했다. 지난 정부에서 2주기 구조개혁평가 감축 목표로 내세웠던 5만명의 약 57% 수준이고, 문재인정부가 내세운 2만명보다는 8700명이 초과하는 수치다. 대학이 제출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학사구조개편 등 추가 정원 감축도 기대하고 있다.

   

■'고양이에 생선 맡긴다?' 법률 제정해 우려 불식= 대학 스스로 평가하되 결국 학생의 선택에 맡기는 식이다. 이에 대해 우려는 크게 두 가지다. 시장에 구조조정을 맡길 경우 지방대학이 먼저 무너지거나 부실한 대학이 충원율을 조작하는 부작용이 있다는 점, 또 대학들이 과연 스스로 엄정하게 평가를 집행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다.

우선 TF는 지방대 경우 인증 필수 준거 중 ‘신입생 충원율’ 충족 기준을 수도권 대학보다 낮춘다면 지방대가 연쇄적으로 먼저 정원을 줄이는 도미노 현상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부실대학들이 정원을 줄이지 않고 신입생을 부풀리는 ‘무리수’를 두게 될 우려에 대해 대교협은 “혹여 일부 대학들이 일회적으로 부정을 저지른다고 하더라도 5년간 현장 실사와 중간점검, 모니터링을 하기 때문에 걸러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협의체가 ‘네거티브 평가’인 구조조정을 위한 평가가 가능하겠느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인증평가 기준이 엄격하지 않고, 실제 기준을 상향하거나 조치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는 법적 뒷받침을 통해 가능하다는 게 대교협 설명이다. 대교협이 대학구조개혁법을 대체하는 법안으로 내놓은 ‘대학 인증 및 대학의 자율적 구조개혁 지원법(안)’에 따르면 대학의 자율적 구조개혁을 실시하되 이에 대한 심의와 조정, 이행점검을 정부 차원의 위원회가 맡도록 했다.

장관 자문기구인 대학구조개혁위원회가 아니라 대통령 직속기구로 대학육성지원위원회를 설치하고 대학 육성과 지원, 자율적 구조개혁 지원 방안을 심의 조정하는 식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법안에는 인증대학은 경상비와 추가적인 행·재정적 지원을 하고, 인증유예 대학은 경상비를 지원하지 않고, 국고사업의 경우 신청자격을 조건부로 부여하며, 불인증대학과 미인증 대학은 경상비를 지원받을 수 없고, 국고사업 신청도 받지 못한다.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의 골자와도 맞고, 이미 고등교육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인증결과에 따른 행·재정 지원’이라는 법적 근거도 확보한 것이다.

법안에서는 교육부장관이 대학의 자율적 구조개혁 시행을 지원하되 각 대학의 이행계획을 점검하고, 이행하지 못한 경우 불이익을 줄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대학 기획처장과 평가 담당자 78.5%도 이 법률 제정 필요성에 대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강낙원 대교협 고등교육연구소장은 “대학은 학문을 생산하고, 사회 지식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는 전문가집단이다.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가도 스스로 평가를 해나가는 이유는 결국 스스로 가장 잘 평가할 수 있고 그래야만 발전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기관평가인증은 1980년대 후반부터 쭉 진행돼 대학의 역량을 보다 내실화 했다는 평을 받는 만큼, ‘선수심판론’으로 치부하며 정부 주도의 평가로 밀고 나갈 것이 아니라 정부가 대학을 존중하고 또 필요한 발전방안을 공유하는 형태로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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