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출결 관리와 더불어 교수 출강 관리도 ‘철저히’

동료 배려하며 같이 호흡하는 ‘팀워크’ 등 인성 강조
“전문대학의 사회적 기여도 저평가돼…인식 제고 필요”

▲ 이은직 경북보건대학교 총장(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기본에 충실하자.”

이은직 경북보건대학교 총장의 삶의 모토이자 경영철학이다. 이 총장은 지난 2013년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거창한 목표나 계획보다도 대학의 기본 역할인 ‘교육’에 더욱 충실할 것을 다짐했다. 본연의 역할과 기능에 집중해야만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터다.

그는 “요즘 복잡하게 융합돼 있고 다양하게 얽혀 있다 보니 어떤 문제에 대한 핵심 키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 무엇이든 본래 해야 할 역할이나 기능이 있는 법이다. 그것에 충실해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롱런할 수 있다”면서 “대학의 본래 기능은 교육이며,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로 잘 가르치고 길러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꾸준히 ‘기본’에 충실한 결과, 경북보건대학교는 2014년 특성화전문대학육성(SCK) 사업에 선정된 것은 물론 바로 이듬해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도 경북 대구지역 전문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A등급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총장은 그만의 특별한 대학 구성원들과의 소통법도 소개했다. 이 총장은 “교직원들과 적어도 2주에 한 번씩은 꼭 축구를 한다. 학생들도 함께할 때도 있다”면서 “축구를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교직원들과 함께 땀을 흘리면서 같이 운동을 하고 나면 친밀감도 높아지고 힘든 것도 잊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웃으며 설명했다.

- 2013년 총장으로 취임한 후 재임에 성공했다. 지난 5년간 어떤 철학에 역점을 두고 대학을 운영해왔나.
“총장으로 임명될 때 여러 가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규모도 크지만 여러 사업에 선정되고 재정이 탄탄하며 네임벨류가 있는 대학들이 많았다. 그런 대학들과 비교했을 때 과연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결국, 대학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교육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로 잘 가르치고 길러내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그렇게 생각하니 어떤 것보다 가장 우선해야 할 게 교육이더라. 그때부터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가르쳐서 경쟁력 있는 인재를 키워낼 수 있을까에 치중하게 됐고 이런 관점으로 운영해왔다. 사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해보면 또 가장 힘든 일이기도 하다. 그렇게 열심히 한다고 해도 표도 잘 안 난다. 기본에 충실하자. 한마디로 정리하면 그것이 전부다.”

- 평가 인증시대다. 경북보건대학교가 각종 인증평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평가와 관련해서는 모든 대학이 다 힘들어한다. 또한, 대학마다 다양성이나 독창성을 인정하는 평가라기보다는 전체를 똑같은 기준에 놓고 평가를 하다 보니까 문제점도 있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다. 다만 각종 평가를 받으면서 공통되게 느낀 점은 한두 해 반짝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오랜 기간을 모든 구성원이 합심해서 특정 목표를 갖고 꾸준히 노력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제가 취임을 하면서 다른 거창한 것보다도 교육을 잘 하자고 생각했다. 우리 대학은 사실 대학구조개혁평가나 인증평가를 하기 전부터도 학사관리는 철저히 해왔다. 학생 출결 관리는 물론 교수들의 출강 관리도 했다. 도입 초기에는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굉장히 안정화된 상태다. 학사관리 철저하게 하고 수업도 계속 점검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기본에 충실했던 게 인정을 받아 좋은 평가로 이어진 것 같다.”

-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앞두고 있다. 이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1주기 평가와 비교했을 때) 산학협력 부분이 더 강조되든 아니면 또 다른 부분이 강조되든 결국 교육의 내실화를 다진다는 측면에서는 똑같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잘 가르칠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2주기 평가도 잘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하고 있다.”

▲ 이은직 경북보건대학교 총장(사진=한명섭 기자)

- 학생들의 인성을 함양하는 데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
“요즘은 실력이 뛰어나도 인성이나 교양 등에서 함량 미달이면 직장에서 잘 버티지 못한다. 학생들에게 동료를 배려하면서 같이 호흡할 수 있는 팀워크를 많이 강조하고 있다. 인문학적인 교양 등 다양한 인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쉽게 이탈하지 않고 기존의 조직원과 잘 융화할 수 있는 인재로 커나가고 있다. 특히 우리 대학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인사를 잘 한다. 자기보다 윗사람이라든지 외부 손님이 오면 항상 인사를 한다. 습관이 들었다. 우리 대학만의 문화로 정착된 것 같다. 이런 것들 하나하나가 쌓이면 나중에 훌륭한 인성을 가진 인재로 성장할 것이다. ”

- 보건계열 특성화 대학이지만 비보건계 학과들도 발전플랜트설계과, 철도경영과 등 하나같이 특화돼있다.
“지역에 있다 보니까 지역산업의 수요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 김천에 혁신도시가 들어서고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많은 공기업이 이전해왔다. 특히 가장 큰 규모의 한국전력공사는 이전해오기 전에는 수도권 인근 지역에서 수월하게 인력 충원을 해왔는데 지역으로 이전해오면서 인력 수급에 문제가 발생했다. 그럼 우리 대학이 해당 분야 인력을 양성해서 계속 공급하겠다는 취지에서 맨 처음 발전플랜트설계과를 신설하게 됐다. 물론 학과 신설 이전에도 이미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와 함께 졸업생 대상으로 교육을 해 인력 공급을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철도경영과도 마찬가지다. 김천 지역에는 철도와 관련된 많은 업체, 공장이 있다. 졸업생 중 많은 수가 코레일에 수년간 입사해왔으며 그 외에도 다양한 분야로 취업하고 있다.”

- 자동차과도 마찬가지다.
“그렇다. 우리 대학은 국내에서 양산된 차가 아닌 보통 외제 자동차라고 얘기하는 수입차 분야 인재를 수년간 양성해오고 있다. 오랜 기간 해온 만큼 비싼 수입차 진단 장비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미 수입차와 관련된 AS센터, 공장 등이 국내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그런 쪽에 많이 진출해있다.”

- 문재인정부의 고등직업교육 정책이 약간 모호하고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 문재인정부에 거는 기대가 있다면.
“전문대학이 가진 위상에 비해 너무 저평가 돼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전문대학이 그동안 사회에 기여했던 역할에 비해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덜 받다 보니까 그에 대한 지원이나 정책도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줬으면 한다.”

- 4차 산업혁명, 저출산 고령화 등 교육환경변화에 당면해있다. 경북보건대학교는 이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앞으로 아주 어려울 것이다. 다른 것보다 절대 인구수 자체가 줄다 보면 학령인구는 당연히 감소할 수밖에 없다. 그럴 때 과연 대학들이 실제적인 메리트를 학생에게 주지 않는다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대학에 오려는 학생이 몇이나 될까. 그런 부분에서 상당히 긴장이 많이 된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대학사회 전체가 구조조정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학과가 없어진다거나 온라인화 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도리어 4차 산업혁명과 상관없이 하자고 말하고 있다. 우리 대학 대부분 과는 사실 오프라인으로 해야 하는 전공이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편으로는 강의, 실습 등 방법론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해나가겠다.”

- 개교 100주년을 향한 제2의 도약을 선포했다. 경북보건대학교의 40년 후의 모습은 어땠으면 하는가.
“우리 대학은 정원이 줄어들어 굉장히 슬림화될 순 있겠지만 지금처럼 등록금에 의존하는 구조가 아니라 다양한 수익구조를 갖고 탄탄한 재정으로 우수한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는 내실 있고 강한 대학이 되길 바란다. 이게 제 목표이고 꿈이다.”

▲ 이은직 경북보건대학교 총장과 최용섭 본지 주간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이은직 총장은…
경북대 산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했다. 2002년부터 김천과학대학(현 경북보건대학교) 도시디자인계열 교수로 재직하면서 산학협력처·단장, 기획처장, 부총장을 거쳐 2013년 김천과학대학 총장에 취임했다. 2015년 경북보건대학교로 교명을 바꾸면서 다시 총장에 재임명됐다. 2007년 대구·경북혁신도시추진단 위원, 김천시 혁신위원회 위원, 2011년 경북한중교류협회 수석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김천시노사민정협의회 위원, 김천·구미범죄피해자지원센터 위원, 김천시지역치안협의회 의원 등을 맡고 있다.

<대담 = 최용섭 주간 / 정리 = 천주연 기자 / 사진 = 한명섭 사진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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