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형 대구보건대학교 홍보팀장

▲ 김기형 홍보팀장

한국대학신문 10월 11일자 1면에 ‘전문대학 U턴 입학생 4년간 5500명에 달해’라는 기사가 실렸다. 안민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118개 전문대학에 고학력 출신자 7412명이 지원해 1453명이 등록했다. 최근 4년 동안 5천명을 훌쩍 넘었고,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이다.

얼마 전 2018학년도 수시1차 원서접수가 마감됐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도 대학졸업자전형에 지원자가 쇄도했다. 2017학년도에는 수시 및 정시모집에 776명의 U턴 입학생이 지원해서 104명이 합격했다. 해마다 고학력자 100여 명이 본 대학 캠퍼스에서 제2의 학창생활을 즐기고 있다.

안민석 의원이 지적한 것처럼 U턴 입학생 개인적 측면에서는 교육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하는 문제가 있지만, 전문대학 입장에선 어깨가 으쓱하게 된다. 전문대학이 4년제 대학보다 취업이나 창업이 유리하다는 것을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고학력자들의 U턴 입학에 대한 사례를 보도 자료로 많이 활용한다. 올해에도 수시1차 모집 기간중에 4년제 일반대학을 졸업하고 물리치료과에 재입학한 학생들을 만나봤다. 지난해에는 중국 북경중의학과를 졸업한 학생을 소개했다. 2년 전에는 일반대를 졸업하고 금융기관에서 근무했던 한 U턴 학생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 밖에 간호학과, 물리치료과 등 보건계열이나 기업 협약학과, IT 및 관광관련 학과를 포함한 각 전문대학의 간판 학과들에는 대학졸업자 뿐만 아니라 4년제 대학 재학 중 ‘뜻한 바’ 있어 U턴한 학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들에게 전문대학에 재입학한 이유를 물어보면 공통된 대답이 돌아온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 “미래비전을 보고” “적성을 뒤늦게 알게 돼서” 등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선택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전문대학의 진가를 알고 진학했더라면 비용과 시간을 즐일 수 있었겠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것에 결코 후회하지 않고 즐겁다고 했다.

4년제 보건계열을 중퇴하고 전문대학의 같은 학과에 재입학한 사례도 종종 볼 수 있다. 학생 모집에 급급한 일부 4년제 대학들이 전문대학에서 먼저 개설하고 발전시켜온 인기 학과를 카피했지만, 교육과정이나 운영 노하우까지 베낄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4년제 간판을 믿고 학과 개설을 했지만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명문 4년제 출신 한 U턴 입학생의 증언이 전문대학의 경쟁력을 말해준다. “처음에는 전문대학이 만만하다고 생각했지만 크게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높은 경쟁률로 어렵게 입학했는데 수업과 실습이 알차고 교수, 학생 수준, 시설, 교육환경도 뛰어났습니다. 대학생활 5년 만에 제대로 된 공부를 하는 것 같습니다.“ 과연 이래도 전문대학이 만만한가?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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