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2017 전문대학 교수학습발전협의회 하반기 세미나’ 개최

교수·학습·스마트·CTL 등 4가지 분과로 나눠 총 13개 교수법 강의 진행

▲ 유영만 한양대 교수가 지난 19일 동의과학대학교에서 열린 '2017 전문대학 교수학습발전협의회 하반기 세미나'에서 키노트 강의를 펼치고 있다. 이날 유 교수는 "기술 발달로 인해 각종 교수학습법이 쏟아지고 있지만 '러닝'이라는 본질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공=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전문대학 교수들이 교수학습의 지식과 방법을 개발, 축적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전문대학교수학습발전협의회(회장 정명화, 동의과학대학교 교수)가 지난 19일 ‘2017 전문대학 교수학습발전협의회 하반기 세미나’를 ‘Back to the Basic(다시 기본으로)’라는 주제로 동의과학대학교에서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6월 ‘전문대학교수학습지원센터 발전협의회’ 창립 이후 처음 열리는 것으로 그 의미가 더욱 컸다. 전국 전문대학에서 100여 명이 넘는 교수들이 참석해 ‘교수학습’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보이기도 했다.

정명화 전문대학교수학습발전협의회장(동의과학대학교 교수)은 이날 개회사에서 “올해는 전문대학에서 교수학습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의미 있는 해”라면서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지식과 영감을 갖춘 유능한 학생으로 육성시키는 것이 학교와 교수자의 책무다. 우리 협의회는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스케폴딩(scaffolding)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계설정은 한 번에 구축 및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거치는 ‘축적’의 시간이 요구된다. 축적은 개념설계와 실행으로 이뤄진다”면서 “오늘 이 자리가 실행과 발전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즉 개념설계의 역량을 기르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키노트 강의를 맡은 유영만 한양대 교수는 “기술의 발달로 e-러닝, 스마트 러닝, 플립 러닝, 블랜디드 러닝 등 각종 교수학습법은 많아지지만 제일 중요한 건 앞에 붙는 형용사들이 아닌 ‘러닝’이라는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러닝의 본질에 대해 힘들고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그래야 진짜 학습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는 “학습은 배울 학, 익힐 습이다. 새 날개의 흰 털이 보이도록 계속 흔들어 대는 모습을 빗댄 게 익힐 습”이라면서 “날개를 흔들어대는 건 앞에 어떤 형용사가 붙더라도 대신해 줄 수 없으며 대신해봐야 자신의 것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지식과 지능은 기계가 거의 대체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학 교육을 통해 이를 능가하는 지성과 지혜를 어떻게 육성해야 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보다 더 인간이 가진 특이점이 무엇인지 인간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으로 △호기심을 기반으로 질문하는 능력 △감수성에 기반한 공감능력 △상상력을 동반한 창의력 △예측불허의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적 지혜 등 4가지를 꼽았다. 미래 교육은 이러한 능력을 기반으로 정답을 찾는 모범생이 아닌 문제를 일으키는 모험생을 길러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기한 것들에 한눈 팔지 말고 당연한 것들에 질문을 던지라’는 이성복 시인의 말을 인용하며 원래 그렇고 물론 그렇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학생들이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질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질문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으로 자신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기말고사 문제를 학생들이 직접 내고 그에 대한 답을 쓴다. 그 다음 자신이 받고 싶은 학점을 적고 왜 이 학점을 받아야 하는지 논리적인 이유도 덧붙이게 한다”면서 “평가 기준은 단 하나다. 전대미문의 새로운 문제인가. 그러면 답도 전대미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능력은 타인의 아픔이 나의 아픔처럼 생각돼 손해를 보더라도 타인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 모종의 행동까지 이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 내렸다. 이는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위대한 능력이라는 설명이다.

유 교수는 이러한 공감능력으로부터 상상력에 기반한 창의력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감수성으로 포착된 타인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궁리의 궁리를 거쳐 아이디어를 내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상상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직유법보다는 ‘은유법’을 많이 사용할 것을 권유했다. 그는 “상상은 연상(연결)이다. 연상의 세계는 비유법의 세계”라면서 “4차 산업혁명은 사물과 사물의 연결이 아니라 관계없는 것과 관계없는 것의 연결을 비유하는 것이다. 수업을 할 때 적재적소에 은유법을 쓸 때 학생들의 상상력은 엄청나게 폭발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창의력은 교육으로 길러질 수 없으며 축적 없이는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는 “창의성은 낯선 것을 익숙하게 보여주거나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체험, 영화, 책 등 재료가 있어야 이런 것들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예측 불허의 사태가 일어났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문제해결력, 즉 실천적 지혜를 쌓을 수 있는 방법은 단 한가지라고 설명했다. 바로 ‘경험’이다. 그는 “생각만 해본 사람은 직접 당해본 사람을 당해낼 수 없다”면서 “사람은 생각지도 못한 일을 당하면 그때에야 비로소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예측불허의 생각지도 못한 일을 당하게 해보라. 그러면 생각지도 못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실천적 지혜는 암묵적 지식이다. 계량화 시킬 수 없는 인간의 앎이다. 이는 머리로 아는 게 아니라 온몸으로 아는 것이며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다”면서 “이는 학교 교육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가장 비효율적이지만 효과적인 방법은 이를 알고 있는 사람과 계속 함께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시도해보는 과정을 통해 우여곡절 끝에 몸에 각인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교수 △학습 △스마트 △CTL 등 4가지 분과(track)로 나눠 총 13개의 교수법 강의가 마련, 실시됐다. 첫 번째 분과인 ‘교수’ 분야에서는 △정명화 동의과학대학교 교수 ‘프로젝트수업의 이론 및 실제’ △강문상 인덕대학교 교수 ‘공학과 디자인의 융합 캡스톤디자인 사례’ △이형국 동의과학대학교 교수 ‘NCS 평가방법 운영사례’가, 두 번째 분과인 ‘학습’ 분야에서는 △김정숙 대전보건대학교 교수 ‘직업기초능력 및 교양교육과정 운영사례’ △권창미 안동과학대학교 교수 ‘학습부진자를 위한 CTL의 역할과 사례’ △김미진 강동대학교 교수 ‘효과적인 기초학습 프로그램 운영 사례’가, 세 번째 분과인 ‘스마트’ 분야에서는 △송창백 가톨릭상지대학교 교수 ‘스마트러닝의 시작’ △나지연 영진전문대학 교수 ‘스마트러닝을 위한 매체 활용’ △표창우 대구보건대학교 교수 ‘스마트러닝의 실제: 플립러닝’이 각각 발표됐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분과인 ‘CTL’ 분야에서는 △윤희정 서강대 교수 ‘대학 교수학습지원의 전망과 과제’ △이희경 대구보건대학교 교수 ‘잘 가르치고 잘 배우는 CTL의 역할’ △오연주 대림대학교 교수 ‘CTL의 PDCA 운영체계’ △김수연 인천재능대학교 교수 ‘전문대학 교수학습의 미래전략’ 등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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