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29곳 계속지원, 13곳 신규선정…83억원 지원

교육에 방점, 수익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기술지주회사 외에 재정난을 극복하는 또 다른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학교기업이다. 학교기업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교육실습을 강화하고 창업까지 도와 ‘일석삼조’다.

학교기업이란 학생들의 현장실습 교육과정에서 기술개발 및 제품 판매, 용역 제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교육에 재투자하는 ‘학교의 부서’다. 기술지주회사와 달리 수익금을 학교 발전기금 등으로 써야 한다. 즉, 이윤을 추구하지만, 학생에게 현장실습교육을 제공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 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에 근거가 마련돼 있으며 2015년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220개가 설치·운영 중(대학 90개, 전문대 83개, 특성화고 47개)이다.

교육부는 지난 5월 학교기업 29곳과 신규로 13곳을 선정해 계속 지원하고 있다. 올해 예산은 87억원에 달한다. 대학과 전문대는 2억 원 내외로 받게 된다. 매년 연차평가를 통해 사업 실적에 따라 예산을 차등 지원할 예정이며, 평가 결과가 ‘미흡’일 경우 지원을 중단한다. 자립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학교기업을 기술지주회사 혹은 자회사로 전환할 수 있다.

특히 교육부는 올해 처음으로 ‘창업 실습형 학교기업’을 선정해 학교기업의 학생 창업 지원을 위한 역량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교육부 취업·창업교육지원과 김은경 주무관은 “학부생들이 학교기업에 있는 설비나 인프라를 통해서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어 창업하는 데 유용하다”며 “창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중점적으로 선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 전북대 에코하우징 홈페이지(사진=화면 캡쳐)

학교기업들은 학교재정을 확충하고 학생들에게 현장 교육 및 취·창업에 기여하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2년간 실적을 평가해 계속 지원하게 된 전북대 ‘에코하우징’도 그중 하나다. 에코하우징은 △전북대 목재공학과 목재산업관련학과 학생들의 실험실습 △교수들의 연구지원 △목제품 생산과 판매 등을 목적으로 2008년 설치됐다. 인간과 환경친화적인 목재를 생산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국내 최초로 불에 타지 않는 방염 목재를 개발하기도 했다. 방염 목재는 기존 방염 도료를 표면에 칠하는 방식이 아니라 진공상태에서 고압으로 방염 도래를 목재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비용과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장점이 있다. 또한, 나무 본래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고 친환경 재료로 실내공기 질을 청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점도 이점이다.

에코하우징의 누적 매출은 약 25억원이다. 학생들은 방학 때 현장 실습과 취업교육을 통해 학점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매년 200여 명 정도가 참여했다. 김혁진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선임연구원은 “대학이 가진 기술을 활용해서 기업에 이전하고, 기업과 연계해 학생들이 현장 실습을 하는 모델이 잘 갖춰졌다”고 평가했다.

에코하우징은 지금까지 초중고 및 병원 등 공공시설 60여 곳을 시공했다. 박희준 에코하우징 본부장(주거환경학 교수)은 “화재로부터 인명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교육시설에 소리가 울리는 음반사 재료가 많이 쓰인다. 우리는 흡음성 재료를 사용해 문제를 개선하고자 한다.”며 “주로 교육시설이나 공공시설을 대상으로 화재에 안전하고 소음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운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창업 실습형 학교기업으로 신규 선정된 남서울대의 ‘인터브이알(iNTER VR)’도 눈에 띈다. iNTER VR은 지난해 설치된 학교기업으로 컴퓨터학과, 멀티미디어학과, 시각정보디자인학과 등과 연계해 가상·증강현실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지역 산업체로부터 AR·VR 기술 기반의 제품을 수주하고 마케팅 및 기술 홍보를 통해 지역 산업체를 확대하고 있다.

iNTER VR은 교육부로부터 3년간 9억6000만원을 지원받게 됐으며 성과에 따라 2년간 추가 지원을 받게 된다. 교육부의 이번 신규선정에서 가상·증강현실 콘텐츠 관련 기업은 iNTER VR이 유일하다

iNTER VR은 다양한 창업 실습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창업을 돕고 있어 교육부의 우수 학교기업으로 소개됐다. 예를 들어 재무회계, 지적 재산권 등에 대해 교육하고 창업 아이템이나 기술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또 창업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장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교육부는 “미래 유망 업종에 대한 인력 양성 및 창업 가능성이 높은 아이템이라고 판단되며, AR·VR 분야에서의 창업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차별화된 추진 전략과 창업 실습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다”고 전했다.

▲ 경상대 GAST 육가공 현장실습(사진=경상대)

교육부에서는 학교기업이 안정적인 영업이익과 매출액을 올리고 수익을 교육에 재투자하는 구조가 유지된다고 판단하면 자립화 학교기업이라고 본다. 경상대의 ‘가스트(GAST)’는 정부지원 없이 현장실습을 통해 번 수익으로 학교기업의 운영이 가능한 ‘자립화 학교기업’으로 선정됐다.

GAST는 2004년 동물산업의 선순환 시스템을 제시하기 위해 설치됐다. 특히 축산물등급판정소가 관리하는 쇠고기 이력 추적시스템 도입에 큰 공헌을 했다. 한우고기의 생산부터 식탁까지의 정보를 투명하게 보장하는 생산이력추적 시스템을 개발ㆍ사업화해 법제화를 유도했다. 또 한우와 수입 소고기를 판별할 수 있는 DNA판별키트도 생산ㆍ공급하고 있다.

GAST의 수익금은 학생취업 관련 실습, 기자재 장학기금 확충, 산학협력사업 및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에 우선 투자되고 다양한 현장실습 및 산업체 인턴과정 등의 프로그램을 개설해 교육환경 개선에 쓰이고 있다.

학교기업 운영이 수월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법인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회계 기준이 아니라 산학협력 기준을 따라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나 중소기업벤처부가 아닌 교육부 소속이기 때문에 기업으로서 활동하기에 제약이 있다.

박희준 본부장은 “수익보다는 학생 실습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습도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이런 부분은 자립화를 통해 기술지주회사나 자회사로 전환해서 극복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면 중기부에서 제공하는 각종 혜택이나 수익 사업을 활발히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 사진=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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