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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학에서 다양성의 가치를 사유하고 가르칠 때배유경 서울대 다양성위원회 책임전문위원
한국대학신문  |  news@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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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29  21: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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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왜 다양성인가'라는 화두로 창립포럼을 열면서 서울대학교 다양성위원회가 출범했다. 서울대학교 다양성위원회 규정은 다양성을 ‘성별, 국적, 신체적 조건, 경제적 조건, 사회적 조건 등의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다양한 경험·가치관·행동양식 또는 이들이 공존하는 사회적 특성’으로 정의하고 있다. 다양성위원회(노정혜 위원장·생명과학부 교수)는 서울대에서 유일한 총장 직속 자문기구로서 출범 이후 △정책연구와 포럼 △외국인 구성원을 위한 행사 △다양성 환경조사(Diversity Climate Survey) △다양성 파이어니어 선발전 등 다양성 증진을 위한 조사와 연구, 홍보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 9월 첫 다양성보고서가 발간됐다. 2017년 1월 보고서를 위한 다양성 현황조사를 실시해 기관별 자료수집이 이뤄졌고, 이후 필요할 때마다 추가자료 요청과 통계 분석을 진행해 9개월 만에 보고서가 완성됐다. 보고서는 다양성 관점에서 서울대 구성원과 대학생활 지원 전반을 자체 평가하는 것을 목적으로 서울대학교 다양성위원회가 기획했다. 200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는 영어본도 곧 발간할 예정이다.

다양성보고서는 몇 가지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무엇보다도 국내 대학에서 처음으로 발간됐다는 점, 구성원과 대학생활 지원 전반에 대한 성별 통계를 제시한 점, 그리고 비전임 교원과 연구원, 행정인력 등을 세밀하게 분석한 점 등이 그렇다. 다양성위원회 출범 전 선진사례로서 해외 대학의 다양성 기구와 다양성보고서를 살펴봤지만 이처럼 모든 구성원을 체계적으로 분류한 보고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양성보고서는 서울대의 민낯을 보여준다. 그러나 보고서가 담고 있는 많은 쟁점은 서울대 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보고서는 교원, 학생, 직원 각 집단마다 새로운 분류체계를 제시하고 성별, 국적, 출신학교, 직급, 계약형태 등 집단 내부의 차이와 다양성을 살펴보고 있다. 그동안 대학 성 불평등 지표의 하나로 여학생과 여성 전임교원의 성비 불균형이 자주 언급됐다. 이번 보고서는 비전임 전업 교원과 연구원 집단의 경우 여성 비율이 높다는 점도 통계로서 제시했다. 학생 통계에서 누락된 대학원 연구생과 다양한 계약형태의 직원 등도 분석 범위에 포함시켰다.

또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학문공동체가 되기 위해 다양한 인재 선발과 함께 국내외 인적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지,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대학생활 지원과 일생활균형 지원현황도 분석했다. 외국인 구성원 비율과 지원도 살펴봤다. 국제화 지수가 한국 대학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보도가 자주 나오고 있지만 국제화는 다양성 관점에서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있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지난 9월 8일에는 다양성위원회와 국공립대여교수회연합회가 공동주관하고 4당 의원(△김세연 바른정당 의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이 공동 주최한 ‘양성평등임용을 위한 교육공무원법 개정 공청회’가 열렸다. 공청회를 통해 교육공무원법의 대학교원 신규채용 관련조항 개정안을 마련했고, 9월 29일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 대표발의로 교육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도 국회에 상정됐다. 개정안에는 대학교원의 신규채용에 있어 처음으로 ‘다양성’ 개념이 포함됐고, 신규채용 시 타교 출신 뿐 아니라 성별 등도 함께 고려할 것을 명문화했다.

미국은 1960년대 인종차별주의와 성차별주의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민권법(The Civil Rights Act)이 제정되면서 대학에서도 다양성 정책이 오랜 기간 발전해 왔다. 유럽도 대학 인구 구성의 다양화가 대학의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한국 대학 사회에도 포괄적 개념으로서 다양성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와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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